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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대로 영화 리뷰

롱 샷 영화

by 미유네코 2023.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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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롱 샷>
Long Shot. 2019

 

좀비 남자와 여자 사람의 러브 스토리를 그렸던 영화 <웜 바디스>의 조나단 레빈 감독의 영화 <롱 샷>은 제90회 아카데미 작품상에 노미네이트 된 <더 포스트(The Post)>와 미드 <더 오피스(The Office)>의 각본가가 함께 참여하며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는데, 가벼이 본다면 한없이 가볍게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영화이지만 들여다보면 의외로 꽤 정치적이고 나름의 의미를 지닌 따뜻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롱 샷(long shot)은 '피사체를 먼 거리에서 찍는 촬영기법'을 말하는데 일상에서는 '모험적인 시도', '승산 없는 도전' 등 희박한 가능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롱 샷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첫사랑 베이비시터 누나 ♥ 전직 기자 지금은 백수인 ‘프레드 플라스키’(세스 로건)는 20년 만에 첫사랑 베이비시터 ‘샬롯 필드’(샤를리즈 테론)와 재회한다. 그런데 그녀가!? 미 최연소 국무 장관이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중 한 명인 ‘샬롯’이 바로 베이비시터 그녀라는 것은 믿기지 않지만 실화이다. 인생에 공통점이라고는 1도 없는 두 사람. 대선 후보로 출마를 준비 중인 ‘샬롯’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자신의 선거 캠페인 연설문 작가로 ‘프레드’를 고용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프레드’ 때문에 선거 캠페인은 연일 비상인 가운데, 뜻밖에 그의 스파크는 ‘샬롯’과의 로맨스로 튀어 버리는데... 사고 치는데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남자,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여자 이 조합 실화?
평점
7.4 (2019.07.24 개봉)
감독
조나단 레빈
출연
세스 로건, 샤를리즈 테론, 준 다이안 라파엘, 오시어 잭슨 주니어, 래비 패텔, 밥 오덴커크, 앤디 서키스, 랜달 파크, 트리스탄 D. 랄라,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알라딘 타우픽, 나단 모리스, 와냐 모리스, 숀 스톡맨, 이슬라 다울링, 아비바 몬길로, 브랙스턴 허다, 리사 쿠드로, 숀 터커

 

지금 막 백수가 된 남자가 있다.

비주류 언론 <브루클린 애드버킷>에서 부패를 파헤치는 열혈 기자로 사내에서는 나름 인정을 받았지만, 회사의 인수합병 통보에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그 즉시 때려치우고 나온 용감무쌍하고 대책 없는 프레드(세스 로건)는 그만큼 고집불통에 다혈질이다. 


한편, 퓰리처상 수상자이기도 하며 미국 역대 최연소 국무장관이 된 대통령의 최측근인 샬롯(샤를리즈 테론)은 그야말로 능력 있는 잘 나가는 여성으로 가슴속엔 꿈과 야망이 꿈틀거린다.

 

두 사람의 인연은 프레드가 13살, 샬롯이 16살이던 유년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샬롯 누나는 그의 보모이자 짝사랑의 대상이기도 했으며, 남자친구도 있는 3살 위 누나에게 겁 없이 기습뽀뽀를 했던 기억은 아직도 프레드의 뇌리에 선명하기만 한데, TV에 나오는 멋진 샬롯 누나는 그를 잊었을까?

 

 

호기롭게 회사를 그만두기는 했지만 당장 살길이 막막해진 프레드에게는 아주 호탕하고 화끈한 친구가 있었으니, 프레드의 힙스터 절친 랜스(오셔 잭슨 주니어)는 친구를 위로하는 차원에서 '보이즈 투 맨'의 공연이 펼쳐진다는 세계자연기금 파티에 그를 데려가고, 바로 그곳에서 프레드와 샬롯은 운명의 재회를 하게 되는 건데...

이 영화에서 좋았던 점 중의 하나가 바로 OST다.

제작진들이 촬영 중 가장 좋았던 장면으로 꼽기도 했다는 90년대 최고의 R&B 그룹 '보이즈 투 맨'의 파티장 공연 장면은 프레드와 샬롯에게도 흥분의 도가니였지만 보는 나 역시도 제작진들만큼이나 너무나 좋았었고, 그 외에도 It Must Have Been Love-Roxette, Moon River-Frank Ocean 등 적재적소에서 추억의 노래들이 맛깔스럽게 어우러지면서 영화의 분위기를 돋우는데...

 

조나단 레빈 감독은 가수 보이즈 투 맨을 등장시킨 이유에 대해 "관객들이 예측하지 못한 관계를 발견하면서 재미있고 아드레날린이 생기는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 프레드와 샬롯이 터무니없지만 리얼한 상황에서 친밀한 관계로 발전할 유대감을 만들어내는데 멋진 방법을 고민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어린 시절부터 환경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국무장관 샬롯은 이제 '지구재활 계획'이라는 창대한 프로젝트를 내세우며 대선에 출마하고자 한다. 하지만 여론조사에서 유머감각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은 그녀는 연설문에 유머 한 방울을 첨가해 줄 연설문 작가로 '지구를 구하자'며 프레드에게 비서관 자리를 제안하게 되고,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두 사람에게 조금씩 러브라인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롱 샷> 제작에도 함께 참여한 두 배우는 영화에서처럼 실제로도 정치적인 발언과 소신을 정확히 피력하는 등 할 말은 하는 사람들인데 친분 또한 두터워 영화에서도 실제의 성격을 투영시키면서 합이 잘 맞는 찰떡궁합의 커플을 만들어 냈다.

 

또한, 거대 미디어 재벌역을 맡아 하루 여섯 시간 분장도 마다하지 않았다(덕분에 못 알아봄) 모션 캡처의 달인인 <반지의 제왕>의 골룸, <혹성 탈출>의 시저 역 앤디 서키스샬롯에게 흑심을 품은 캐나다 총리 제임스 스튜어드 역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그리고 샬롯의 보좌관 매기 밀리킨 역 다이앤 라파엘, 대통령 역 밥 오든커크 등등 깨알 조연들도 함께 기억해야겠다.

 

 

데이트도 하고 사느냐는 프레드의 질문에 샬롯은 이렇게 대답한다.
"보통은 생활방식이 비슷한 사람이랑, 출장이 많은 사람. 하지만 관계를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아. 전 세계로 나를 쫓아다니면서 5분만 봐도 좋다는 사람이 있겠어? 그리고 남자는 자기보다 능력 있는 여자 안 만나지."

 

매력 있고 완벽해 보이지만 여전히 소녀적인 감성이 품고 있는 샬롯의 마음 깊은 곳 외로움을 다혈질 프레드가 끝까지 보듬어 안아줄 수 있을까?

 

남성판 신데렐라 스토리처럼 보이기도 해서 다소 식상해 보일 수 있지만 영화는 꽤 정치적이면서 사회적 갈등마저 건드려 주고 있는데, 공화당과 민주당, 흑인과 백인, 유대인과 기독교인, 남성과 여성, 미디어와 대중, 거기에 환경 문제, 지구위기 문제까지 다루면서, 더해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 가는 과정들까지...

게다가 코미디 영화답게 폭소도 한가득이니 영화는 가볍게 보아도, 의미 있게 보아도, 사랑스럽게 보아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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