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캐시 트럭>
Wrath of Man. 2021
영화 <스내치>와 <리볼버>에서도 함께 호흡을 맞췄던 영국 출신의 가이 리치 감독과 역시 영국 출신의 배우 제이슨 스타뎀이 또다시 의기투합하여 만든 액션 영화 <캐시 트럭>은 프랑스 영화 <Le Convoyeur, 2004>의 리메이크작이다.
1998년에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로 데뷔하였고, 1999년 제19회 런던 비평가 협회상 영국작가상과 1999년 제8회 MTV영화제 신인 제작자상을 수상하기도 한 가이 리치 감독은 영화의 구상 단계에서부터 제이슨 스타뎀을 염두에 두었다면서 배우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보여줬고, 제이슨 스타뎀 역시 "캐릭터 묘사부터 액션까지 영화의 모든 부분을 결코 평범하지 않게 구현해 낼 줄 아는 진정한 감독이다. 가이 리치 감독과의 작업은 세상에서 제일 대단한 경험이었다”라면서 감독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시작부터 불안한 사운드와 음산한 느낌마저 감도는 회색빛 도시의 배경만으로도 뭔가 안 좋은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불길함이 느껴졌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려고 이러는 걸까...
원제 'Wrath of Man'과 다르게 우리나라에서는 <캐시 트럭>으로 너무나 단순하고 예측 가능한 제목을 뽑아냈기에 어느정도의 큰 뼈대는 예상가능할 수밖에 없었고, 현금수송차량 탈취와 관련된 범죄 사건은 다른 영화나 드라마들에서 종종 등장하는 소재이기도 한데, 제이슨 스타뎀이라면 특별한 무언가를 기대해도 될는지...
아니나 다를까, 영화는 초반부터 정신없이 숨 가빴다.
오래된 낡은 트럭 안, 동료 직원 두 사람은 평소와 다름없이 잡담을 나누기도 하면서 아무 일 없이 트럭을 출발시켰지만 얼마 되지도 않아 무장강도들의 습격을 받게 된 건데, 경찰이 도착하기까지는 고작 2분, 하지만 노련한 이들은 2분 내에 원하던 목적을 달성하고는 유유히 사라져 버렸다.
누구냐 네놈들은!!!
한편, 결혼했다가 이혼을 했고 다른 가족 없이 혼자 살고 있는 패트릭 힐(제이슨 스타뎀)은 취업을 하기 위해 면접을 보고 있는 중이다. 면접이라기보다는 면접관이 회사에 대한 장황한 소개를 주입시키고 있는 중이라고 하는 게 맞을지도...
그가 면접을 보고 있는 회사는 '포르티코(FORTICO)'라는 이름의 LA 현금수송을 전문으로 하는 경비업체인데, 트럭이 12대, 경비는 차량당 2~3명이 배정된다고...
신원 조사 결과도 괜찮고, '오렌지 델타 경비' 근무 기록도 좋긴 하지만 중요한 것은 체력훈련과 사격훈련에 통화해야만 최종 합격할 수 있는 거였는데, 그런데 힐은 예상밖으로 70점 턱걸이로 겨우 합격을 했고, 그의 별명은 이제 H가 되었다.
회사 분위기는 얼핏 좋아 보였으나 신입에 대한 은근한 텃세 속에 약간의 신경전들이 오갔고, 대놓고 시비 거는 기존 직원에 대해서도 절대 밀리지 않으며 남다른 포스로 맞받아치는 H, 그는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해서 무탈하게 직장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까?
하지만 우려와 달리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은행의 200만 달러 수송 건 첫 임무를 무사히 마친 H는 그다음 만 달러 수송임무에서 고참인 동료 불렛(홀트 맥칼라니)이 인질로 잡히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자,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하며 임무 수칙대로 도망가자고 하는 운전자 데이브(조쉬 하트넷)와는 달리 오히려 침착하고 냉철하게 불렛과 돈을 모두 구해냄으로써 '힐'의 H가 아닌 '히어로'의 H로 등극하면서 동료들로부터도 인정을 받는 계기가 된다.
그런데 H가 수상하다.
직장에서 두리번거리며 조심스럽게 누군가를 찾고 있는 것 같았는데, 게다가 어느 날 밤 전문가(?)에게 부탁했던 자료인듯한 포르티코의 인사 파일과 누군가의 가족사진, 그리고 누군가의 부검 보고서가 도착되는데...
6명의 범인을 혼자서 해치우고 한순간에 히어로가 된 H는 혹시 전직 킬러이기라도 한 걸까.
점점 동료들도 그의 정체를 의심하기 시작하고...
제이슨 스타뎀은 영화의 대한 소감으로 "모든 액션에 당위성이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움직임이 전혀 없었고, 매우 신선한 액션 경험이었다. 이 영화를 촬영한 뒤 '리얼 액션’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라고 했는데 엄청난 화력의 총격장면도 화끈했지만 첫 번째 캐시 트럭 습격사건에서 H가 총을 맞는 그 장면은 퍽 스타일리쉬해서 인상 깊었다.
이쯤에서 조연배우들도 함께 살펴보자면,
<진주만>과 <블랙 호크 다운> 등에 출연하며 스타덤에 올랐던 배우 조쉬 하트넷도 반가웠고, <체인질링>과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 등에 출연한 베타랑 배우 제프리 도노반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퓨리>와 <분노의 질주> 등에 출연하기도 했던 배우 스콧 이스트우드가 바로 대배우이자 영화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아들이었다는 것.(성씨를 보고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아버지와 닮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악역을 꽤 잘 소화해 냈더라는...
"난 원한이 있는 사람이야!"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일깨워준 영화 <캐시 트럭>은 액션도 액션이지만 예측이 안 돼서 더 흥미진진 긴장감 넘치는 영화로 좋았다.
개인적으로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앞세운 액션 전문배우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편이어서 그동안 제이슨 스타뎀 또한 내게는 관심 밖의 배우였었는데, 이번 영화를 통해 급 호감으로 바뀌었고, 역시 내 취향은 아니었던 허스키한 목소리도 이번 영화를 통해 그의 저음이 이렇게 쓸쓸함 가득 매력적이구나를 깨닫게 된...
처음 음산한 회색빛 도시의 풍경으로 시작된 영화는 불빛 찬란한 도시의 야경으로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그 뒷모습이 조금은 쓸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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