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느낌대로 영화 리뷰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by 미유네코 2023. 12. 14.
반응형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Leave the World Behind, 2023

 

샘 에스마일 감독의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는 루만 알람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영화로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바닷가 풀빌라로 여행을 떠난 샌포드 가족에게 한밤중 예상치 못한 손님들이 찾아오더니, 이와 동시에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이 맞물려 발생하게 되는 일종의 재난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호화로운 임대 주택으로 휴가를 떠난 가족. 그런데 사이버 공격으로 기기가 고장 나고, 두 명의 낯선 사람이 불쑥 찾아오면서 불길한 일이 전개되기 시작한다.
평점
6.0 (2023.12.08 개봉)
감독
샘 에스마일
출연
줄리아 로버츠, 마허샬라 알리, 에단 호크, 마이할라 헤럴드, 케빈 베이컨, 파라 매켄지, 찰리 에번스

 

- 등급: 15세 관람가
- 장르: 드라마
- 국가: 미국

- 러닝타임: 141분

 

아내의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남편 클레이 샌포드(에단 호크)가 결국 잠에서 깨고 말았다.

 

남편: 뭐 해?

아내: 그냥 잠이 안 와서.. 우리 둘 다 올해 정말 힘들었잖아. 난 일 년 내내 쉴 새 없이 일했고 당신은 학교의 예산 삭감 때문에 늘 불안해했지. 그래서 오늘 아침에 해변가의 멋진 빌라를 빌렸어. 비수기인 걸 감안해도 렌트비가 엄청 싸. 

남편: 그래서 지금 짐 싸는 거야?

아내: 응. 미리 준비해 두려고..

남편: 이해가 안 되네. 거기 언제 갈 건데?

아내: 오늘!

남편: 근데 왜 굳이 오늘 가야 되는데?

아내: 새벽에 잠이 안 오길래 여기 서서 해 뜨는 걸 보고 있자니 사람들이 새벽부터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모습이 보이더라고. 인생에서 뭔가 한번 이뤄보겠다고 정말 열심히들 살더군. 나도 그 일부라는 게 감사했지. 근데 문득 떠올랐어. 이 세상이 어떤 곳인지. 그리고 더 명확한 사실을 깨닫게 됐지. 난 인간들이 싫다는 거!

 

아내 아만다(줄리아 로버츠)는 혼자서 결정한 갑작스러운 여행계획에 대해 속사포처럼 설명하기 시작했고, 당황스럽긴 했지만 기쁜 마음으로 딸 로즈(파라 매켄지), 아들 아치(찰리 에번스)까지 온 가족이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된 것이었다.

 

호화로운 빌라는 예상보다도 훨씬 쾌적하고 좋아서 기분 좋게 휴가를 시작할 수 있었고, 가족들은 먼저 푸른 바다가 있는 해변으로 나가보기로 했다. 

엄마는 여유롭게 독서를 즐기고, 아빠와 아들은 썬텐을 하고 있던 그때 로즈가 무언가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바로 유조선으로 보이는 엄청난 크기의 선박이 점점 이들이 있는 백사장 쪽으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결국 급하게 대피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배는 모래사장을 침범한 후에야 멈춰 서긴 했지만, 이상한 일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휴대폰, TV, 인터넷이 동시에 불통이었고, 더 이상한 건 빌라 코앞에서 사슴들이 발견되기도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들을 더욱 놀라게 한 일은 따로 있었는데...

 

한밤중 빌라로 누군가 찾아왔다.

루스(마이할라 헤럴드)와 함께 였던 G.H. 스캇(마허샬라 알리)은 자신이 이 빌라를 빌려준 주인인데, 시내 전체가 정전사태라서 어쩔 수 없이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 빌라에서 묵고 싶다고 했다.

이들이 진짜 이 집의 주인인지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이들의 안전도 걱정이 되었던 아만다는 절대 낯선 사람들을 안으로 들일 수는 없다고 했지만, 스캇은 지불한 금액의 50%를 환불해 주겠다며 바로 천 달러를 돌려주었고, 만사 천하태평의 이래도 흥 저래 흥 스타일의 남편 클레이는 이들을 허락하자고 했다.

그리하여 스캇은 일단 하룻밤 묵고 내일 상황이 파악되면 방법을 다시 찾아보겠다면서, 자신들은 지하에서 자겠다고 했던 건데...

 

사람들이 잠자리에 든 시간, TV에서는 블루스크린에 '국가 비상사태입니다. 상황종료 시까지 모든 방송 프로그램은 중단됩니다'라는 메시지가 송출되고 있었고, 다음날 아침 아만다의 휴대폰에는 '미 동부 해안 일대 정전, 해커들이 배후인 것으로 추정' 등의 내용으로 긴급뉴스가 도착해 있었다. 하지만 메시지는 금방 사라져 버렸고, 통신두절 상태에서 정확한 사태 파악조차 쉽지 않아 이들은 그야말로 고립된 것이나 마찬가지의 상태였던 것이다.

 

게다가 마치 세상이 종말이라도 맞이한 듯 계속되는 이상한 사건들 때문에 사람들은 점점 불안해질 수밖에 없었고, 아무래도 낯선 곳에서 위기상황에 직면하다 보니 더욱 위기감을 느끼게 된 클레이와 아만다 부부는 일단 빌라를 떠나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도로에서 마주하게 된 현실은 이들을 또 한 번 충격 속으로 몰아넣었고 결국 빌라로 되돌아가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한편, 미드 마니아 로즈가 불쑥 이런 말을 했다.

 

엄마: 왜 안 자?

딸: 웨스트 윙'의 한 에피소드가 계속 생각나요. 그 드라마에서 강가에 사는 한 남자가 강물이 곧 넘치니 모두 대피하라는 방송을 듣게 되는데, 그는 아무 데도 안 가요. 자긴 늘 기도하니까 신이 구해줄 거라고 믿는 거죠. 하지만 강물은 넘치고 곧 어떤 남자가 배를 몰고 와서 외치죠. '어서 타요. 구해줄게요' 하지만 그는 안 간다고 해요. 그 위 헬리콥터가 와서 사다리를 내려줘도 그는 역시 안 간다고 해요. 결국 물에 빠져 죽은 그는 하늘나라에 가서 신에게 막 따지죠. '난 매일 기도했고 당신의 사랑을 믿었어요. 근데 왜 안 구해줬죠?' 신은 말하죠. 난 너에게 방송과 배와 헬리콥터를 보내줬다. 뭘 더 원하는가? 

엄마: 그 얘길 왜 하는 거야?

딸: 기다리는 건 그만할래요.

 

다음날 클레이와 스캇은 도움을 요청할 수 있을만한 이웃 대니(케빈 베이컨)를 찾아가 보기로 했는데, 또 한 가지 문제는 기다리는 건 그만하겠다고 했던 로즈가 사라지고 없다는 거였다. 과연 지금 밖에는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들 가족의 운명은 또 어떻게 될 것인지...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는 결국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알 수 없는 그 어떤 원인으로부터 기인한 위기상황에 직면한 가족들이 어떻게 대처해 나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좀 더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이기를 기대했으나 영화는 인간의 본성이나 사람들의 심리에 좀 더 집중하면서 철학적으로 풀어내려고 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마지막 결말은 단순하게 희망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어쩐지 섬뜩한 느낌마저 들게 되었는데, 과연 그녀의 그 이후 선택이 어떤 것이었을지가 의문으로 남았던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였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