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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대로 영화 리뷰

리스본행 야간열차 영화

by 미유네코 2023.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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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스본행 야간열차 >
Night Train to Lisbon. 2014

 

수상이력도 화려한 감독과 배우가 만났다!

<정복자 펠레>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고,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외국어영화상을 각각 수상하면서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기 시작하더니, <최선의 의도>로 다시 한번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던 덴마크 출신의 빌 어거스트(빌레 아우구스트,Bille August )감독과 <행운의 반전>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과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이후 <엘리자베스 1세>를 통해 골든 글로브와 에미상을 수상하기도 한 멋진 배우 제레미 아이언스가 만나 탄생시킨 영화가 바로 <리스본행 야간열차>인데, 감독은 영화의 주인공인 '그레고리우스'역을 소화해낼 수 있는 배우는 제리미 아이언스뿐이라며 캐스팅의 이유를 밝혔다고 한다.

 

 
리스본행 야간열차
한 권의 책, 한 장의 열차 티켓으로 시작된 마법 같은 여행 오랜 시간 고전문헌학을 강의 하며 새로울 게 없는 일상을 살아온 ‘그레고리우스’(제레미 아이언스)는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날, 우연히 위험에 처한 낯선 여인을 구한다. 하지만 그녀는 비에 젖은 붉은 코트와 오래된 책 한 권, 15분 후 출발하는 리스본행 열차 티켓을 남긴 채 홀연히 사라진다. ‘그레고리우스’는 난생 처음 느껴보는 강렬한 끌림으로 의문의 여인과 책의 저자인 ‘아마데우 프라두’(잭 휴스턴)를 찾아 리스본행 야간열차에 몸을 싣게 되는데…
평점
8.2 (2014.06.05 개봉)
감독
빌레 아우구스트
출연
제레미 아이언스, 멜라니 로랑, 잭 휴스턴, 마티나 게덱, 크리스토퍼 리, 마르코 달메이다, 톰 커트니, 베아트리즈 바타다, 샬롯 램플링, 오거스트 디엘, 브루노 간츠, 레나 올린, 버그하트 클로브너

 

파스칼 메르시어 (페터 비에리)의 원작 소설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영화화한 이 작품은 원작자가 스위스 베른에서 태어난 영향인지는 모르겠으나 스위스 베른으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그러니까 스위스의 수도 베른에서 출발한 열차가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으로 향하는 이야기인 것.

 

스위스 베른.

혼자서 체스를 두고 있는 남자.
차 한잔을 마시려다 이미 다 떨어져 빈 박스를 발견하고는 쓰레기통을 뒤져 어제 버린 그 티백을 다시 우려내는 궁상스러운 남자 혹은 안쓰러운 이 남자는 이혼한 지 5.5년이 되었으며 자신을 지루한 사람으로 여기고 있는 고전문학 선생님인 그레고리우스(제레미 아이언스)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 출근을 하기 위해 다리를 건너던 중 난간 위에 위태롭게 서있던 빨간 코트를 입은 젊은 여성을 발견하고는 지체하지 않고 구해내는 선생님, 쓰고 있던 우산은 바람에 날아가고 여성을 구하느라 종이뭉치들은(학생들 첨삭지) 빗물 흥건한 바닥에 다 흩어져 버리고, 투신하려던 여성도 자신의 목적(?)은 잊은 채 종이 줍기를 도와주기 시작하는데...

그런데, '물에 빠진 놈 건져 놓으니까 내 봇짐 내놓으라고 한다'는 속담이 생각나게끔 여자는 대뜸 이렇게 말한다.

봇짐 대신 황당하게도 "같이 가도 될까요?"

 


그리하여 주저 없이 학생들이 기다리고 있는 학교 교실로 여성을 데려가는 선생님, 나도 학생들도 모두 어리둥절하고 있던 그때 참관 수업인 양 빈자리에 앉아 있던 여성은 어쩐지 불편했는지, 미안했는지 수업도중 조용히 그곳을 떠나버린다. 자신의 빨간 코트만을 남겨둔 채.

그런데 알고 보니 빨간 코트만이 아니었다. 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책 한 권, 그리고 그 책 속에 꽂혀있는 열차 티켓까지..

책 속에 그 티켓만 없었더라면 많은 것이 달라졌을까...

 

선생님은 이제 학교도 학생들도 안중에 없는 듯하다.

빨간 코트를 손에 들고 여성을 따라나선 선생님은 도대체 어디까지 가려고 이러시는지...

혹시라도 여자가 다시 다리로 갔을까 봐, 혹여 뛰어내렸을까 봐 다리 위에서 강물을 두리번거리며 살피더니 결국 선생님은 그 티켓을 들고 무엇에라도 홀린 듯 리스본행 열차에 올라타는데...

그런데 선생님이 리스본행 열차를 타게 된 진짜 이유는 그 여성 때문만은 아니었다.

 

 

고전문학 선생님의 마음을 단숨에 뒤흔든 손바닥 만한 작은 책 <언어의 연금술사>의 저자 닥터 아마데우 프라두(잭 휴스턴)는 작가와 철학자가 꿈이었음에도 사람이 고통받으면 안 된다며 결국 의사의 길을 선택하였고, 나중에는 레지스탕스의 일원으로 가담하기도 했던, 1940에 태어나 1974년에 사망한 그 짧았지만 찬란했던 삶의 흔적들을 이제 우리는 그레고리우스 선생님과 함께 더듬어보게 될 것이다.

 

액자식 구성 속 이야기는 스페인에서 일어났던 내전의 역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역사적이면서도 혈기왕성한 젊은이들과 함께 많이 투쟁적인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영화의 종착역은 그저 사랑이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또한 스위스, 포르투갈, 스페인을 아우르는 유럽의 풍광에 열광하기도 하였으나 오히려 나는 사람들의 증언을 따라가는 그 여정에 집중하게 되었고 마지막 즈음에 밝혀지는 그 반전도 전혀 예상 밖의 것이라 좋았다.

 

 

어이없는 일탈을 시도하는 선생님의 모습은 걱정이 되면서도 흥미롭기는 했고, <반지의 제왕>, <호빗>의 사루만역 배우 故 크리스토퍼 리를 비롯한 원로배우들 샬롯 램플링, 레나 올린 등을 함께 만날 수 있는 건 좋았지만, 그럼에도 그저 '러브 스토리'라는 결론 다다랐을 때는 조금 아쉬움이 남기도 했던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다.

 

'삶의 결정적인 순간들
꼭 요란한 사건만이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결정적 순간이 되는 건 아니다
실제로 운명이 결정되는 드라마틱한 순간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사소할 수 있다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삶에 완전히 새로운 빛을 부여하는 경험은 소리 없이 일어난다
그 놀라운 고요함 속엔 고결함이 있다'

아마데우 프라두의 <언어의 연금술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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