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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대로 영화 리뷰

<오베라는 남자> 영화 리뷰

by 미유네코 2023.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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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A man called Ove, 2016

하네스 홀름 감독의 <오베라는 남자>는 스웨덴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역시 스웨덴 영화로 6개월 전 아내를 잃고 직장에서까지 갑작스러운 정리해고 통보를 받게 되면서 아내 곁으로 따라가겠다며 매일 자살시도를 하게 되는 오베라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다.

 
오베라는 남자
고집불통 까칠남 ‘오베’. 평생을 바친 직장에서 갑자기 정리해고를 당하고,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던 아내 ‘소냐’까지 세상을 떠난 이후, 그에게 남은 것은 ‘소냐’를 따라가는 것뿐이다. 모든 준비를 마친 ‘오베’. 마침내 계획을 실행할 결심을 하고, 마지막 순간을 앞둔 바로 그때! 그의 성질을 살살 긁으며 계획을 방해하기 시작한 누군가가 있었으니 바로!!! 아무 때나, 시도 때도 없이 막무가내로 들이대는 이웃들! 그의 삶에 제멋대로 끼어든 사람들! 과연 ‘오베’ 인생 최악의 순간은 반전될 수 있을까?
평점
8.9 (2016.05.25 개봉)
감독
하네스 홀름
출연
롤프 라스가드, 바하 파르스, 필립 베리, 이다 엥볼, 차타리나 라르손, 뵈르예 룬드베리, 클라스 빌예르고르드, 시몬 에덴로트, 포얀 카리미, 요한 비더버그, 스테판 괴디케, 프레드릭 에베르스, 토비아스 알름보리, 올라 헤덴, 제르커 팔스트롬

 
- 등급: 12세 관람가
- 장르: 드라마
- 국가: 스웨덴
- 러닝타임: 116분
 
- 수상내역
2016
29회 유럽영화상(유러피안 코미디상)
39회 밀 밸리 영화제(관객상- 세계장편)
42회 시애틀국제영화제(골든 스페이스 니들 어워드: 남우주연상)
 
장미꽃 두 다발에 70 크로나라고 쓰여 있었으나 한 다발은 50 크로나라는 말에 당연히 35 크로나가 맞지 산수도 못하냐며 꽃집 점원에게 버럭 화를 내고, 얌전한 길고양이에게 먼저 하악질(?)을 하기도 하며, 만나는 동네 주민들 모두에게 화가 나있는 듯 늘 언제나 한결같이 인상을 쓰고 퉁명스러운 오베 할아버지(롤프 라스가드)가 꽃다발을 사려고 했던 이유는 사랑하는 아내의 묘지에 들고 가기 위함이었는데...

 
그런데 직장에 출근하자마자 상사의 호출을 받게 된 오베씨...
 
상사: 여기서 일한 지 얼마나 되셨죠?
오베: 43년 됐소.
상사: 근데 다른 일을 하실 수도 있잖아요. 지금 겨우 59세이니까 다른 일 하기에 안 늦었어요.
오베: 43년 일한 영감한테 할 소리요? 나를 해고하려는 거야?
상사: 꼭 그런 건 아닌데..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네요. 재취업 프로그램을 알려드리죠.
오베: 나도 생각이 있어. 내가 알아서 나가주면 간단하겠지? 회의 끝! 끝냅시다.
 
이건 또 무슨 날벼락같은 소식인지...
큰소리치며 당당하게 회사를 나오기는 했지만 '나도 생각이 있다'던 오베 할아버지의 그 선택은 다름 아닌 아내 곁으로 따라가는 것.

 
양복까지 말끔하게 차려입고 계획을 실행에 옮기려던 그 순간... 창밖이 무척 소란스럽다. 이건 나가봐야 할 것 같다!
젊은 시설 주민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친구 루네와 함께 차량출입금지, 자전거 주차금지 등 직접 동네규칙들을 만들기도 했던 오베씨이기에 규칙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발견하게 되면 도대체 참고 넘기지를 못했던 것이다. 
 
"어제 당신 곁으로 가려고 했는데 계획대로 안 됐어. 죽기도 힘드네. 우리 동네 너무 이상해. 앞집엔 이상한 인간이 이사를 오지를 않나 요즘 인간들 왜 그런지... 못 봐주겠어. 후진 운전도 못하는 멍청이, 자전거 타이어 바람도 못 넣는 애, 괜히 참견하면서 점심만 먹는 뚱땡이... 다 어이없지. 뭐 좀 물어보면 점심시간이래고. 곧 그 꼴 안 볼 테니 속이 후련해. 당신이 없으니까 엉망진창이야. 오늘은 어떻게든 당신 만나러 갈게. 너무 보고 싶어." 

 
다음날엔 창밖에 보이지 않도록 블라인드를 내리고 시도를 해보기도 하고, 그것도 여의치 않자 방법 자체를 바꾸어서 시도해 보기를 반복하였으나 그때마다 이런저런 방해꾼들이 나타나면서 실패를 거듭하던 오베 할아버지는 자살하려다가 오히려 죽을뻔한 사람을 구하기도 하고, 알레르기가 있다는 이웃들의 압박에 못 이겨 길고양이를 집에 들이는 등 그의 계획은 점점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죽기 직전엔 그 전의 인생이 보인다고 한다. 많은 사건이 슬로모션이 되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친다."
 
비록 그의 계획이 매번 실패로 돌아가기는 했으나 지난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경험을 하게 된 오베씨를 통해 우리는 어린 오베와 아버지와의 추억을 비롯해서 청년이 된 오베(필립 버그)가 아내 소냐(이다 엥볼)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들을 함께 지켜볼 수가 있었던 건데...

 
"살기보다 죽기가 더 힘들어. 이젠 고양이까지 빌붙었어. 당신 예전 제자도 나타났어. 여보, 곧 갈게. 좀만 더 기다려. 떠나기 전에 할 일이 또 생겼거든..."
 
이렇듯 오베 할아버지에게는 여전히 할 일이 남아 있었다.
동네 이웃사람들은 참 이상하기도 하지. 까칠하고 퉁명스러운 버럭 오베씨임에도 자꾸 뭔가를 부탁한다. 운전연수를 시켜달라고 하고, 어린아이들을 봐달라고 하고, 고장 난 라디에이터를 손봐달라고 하는 등 한도 끝도 없이 할아버지를 귀찮게 한다. 어쩔 땐 왜 그렇게 뭐 맡겨놓은 사람들처럼 그렇게 당당하게 부탁들을 하나 싶기도 했는데, 더 이상했던 건 투덜거리면서도 또 결국에는 다 들어주시는 오베 할아버지... 역시 그는 츤데레였던 것인가...

 
비록 사교적인 성격은 아니었지만 아내를 무척이나 사랑했던 오베씨였기에 아내를 잃은 그 상실감이 너무나 크고 공허했던 나머지 아내 곁으로 함께 떠나고자 했던 그 야심 찬 계획은 귀찮은 동네주민들 덕분에 결코 쉽지가 않아 보였는데... 오베라는 남자의 그 계획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오베라는 남자>는 그 표정만으로도 그 존재감이 압도적이었던 배우 롤프 라스가드를 중심으로 나와 가족 그리고 이웃에 대해,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만드는 유쾌하면서도 의미 있고 여운이 남는 영화였다. 톰 행크스 주연의 미국판이 <오토라는 남자>라는 제목으로 개봉되기도 했다고 하니 함께 찾아보아도 좋을 듯싶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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