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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대로 영화 리뷰

<헤어질 결심> 영화 리뷰

by 미유네코 2023.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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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
Decision To Leave, 2022

 

<올드 보이>, <공동경비구역 JSA>를 연출한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75회 칸영화제의 감독상을 비롯해 화려한 수상이력으로 더욱 주목을 받은 영화였는데, 산에서 추락사한 남자와 의심스러운 그의 아내, 그리고 사건의 수사를 맡게 된 담당형사에 대한 이야기다.  

 
헤어질 결심
산 정상에서 추락한 한 남자의 변사 사건. 담당 형사 `해준`(박해일)은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와 마주하게 된다.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 남편의 죽음 앞에서 특별한 동요를 보이지 않는 `서래`. 경찰은 보통의 유가족과는 다른 `서래`를 용의선상에 올린다. `해준`은 사건 당일의 알리바이 탐문과 신문,잠복수사를 통해 `서래`를 알아가면서그녀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져가는 것을 느낀다.한편, 좀처럼 속을 짐작하기 어려운 `서래`는상대가 자신을 의심한다는 것을 알면서도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해준`을 대하는데….진심을 숨기는 용의자용의자에게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는 형사그들의 <헤어질 결심>
평점
7.7 (2022.06.29 개봉)
감독
박찬욱
출연
박해일, 탕웨이, 이정현, 고경표, 김신영, 정영숙, 유승목, 서현우, 정이서, 이학주, 박용우, 박정민, 유태오, 정소리, 황재원, 신안진, 김도연, 고민시, 차서원, 주인영, 손관호, 정혁, 윤성원, 최선자, 진용욱, 안진상, 정하담, 최대훈, 김미화, 곽은진, 안성봉, 김성곤, 문순주, 현직, 한서울, 김도담, 문정대, 유인혜, 권혁, 유덕보, 이재하

 

- 등급: 15세 관람가
- 장르: 멜로/로맨스, 드라마, 서스펜스
- 국가: 대한민국
- 러닝타임: 138분

 

- 수상내역
2023
제59회 백상예술대상 with 틱톡(영화대상, 영화 감독상, 영화여자최우수연기상)
16회 아시아 필름 어워즈(여우주연상, 최우수 각본상, 최우수 제작디자인상)
1회 한국예술영화관협회 어워드(관객상)
21회 디렉터스 컷 어워즈(올해의 감독상, 올해의 각본상, 올해의 남자배우상, 올해의 여자배우상, 올해의 새로운 남자배우상)
43회 런던 비평가 협회상(외국어영화상)
2022
42회 황금촬영상 시상식(감독상, 최우수 남우주연상, 최우수 여우주연상)
35회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외국어영화상, 촬영상)
23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남자연기자상)
58회 대종상 영화제(최우수작품상, 시나리오상, 남우주연상)
43회 청룡영화상(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음악상, 각본상)
42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촬영상, 음악상, 영평10선)
31회 부일영화상(최우수 작품상, 남우 주연상, 여우 주연상, 촬영상, 음악상)
27회 춘사국제영화제(최우수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75회 칸영화제(감독상)

 

맨날 잠복근무를 하니까 잠이 부족해서 졸음운전을 하게 된다며 걱정하는 후배 수완(고경표)의 말에 잠복해서 잠이 부족한 게 아니라 잠이 안 와서 잠복하는 거라고 받아넘기는 해준(박해일)은 부산서부경찰서 강력2팀장이다. 이포1원자력발전소에서 근무하는 아내(이정현)와는 어쩔 수 없이 주말부부로 떨어져 지낼 수밖에 없는 여건이었는데...

그런데 또다시 해준을 잠복근무 하게 만드는 사망사건이 발생했다. 

 

여러 가지 정황상 산 정상에서 단순 실족사한 것으로 보이는 남자 기도수(유승목)는 출입국 외국인청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은퇴 후에는 그곳에서 민간 면접관으로 일했다고 하는데, 사망자 확인을 위해 방문한 그의 아내가 예사롭지 않았다. 사망한 기도수의 중국인 아내인 송서래(탕웨이)는 딸로 오해받을 정도로 젊고 미인이었으며, 중국에서는 간호사였고, 현재는 출장 간병인으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

 

이렇게 말을 시작한 그녀는 남편의 사망에도 전혀 놀라는 기색 없이 너무도 침착해 보였고, 게다가 참고인 조사도중 옅은 미소를 보이기까지 했던 것. 그리고 해준은 그런 그녀의 행적과 알리바이를 추적해 나가기 시작하는데... 

 

하지만 해준은 서래를 처음 본 순간부터 그녀에게 끌렸던 것 같다. 그녀를 범인으로 의심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녀에 대한 관심과 호감이 더욱 커져만 갔던 건데...

하지만 사건은 실족사도 아닌 자살로 종결처리 되었다. 남편 사망당일에도 예정대로 간병을 왔다는 증언과 출근 확인 전화를 비롯해 출퇴근 시간의 CCTV 영상을 통해 그녀의 알리바이가 확인되었고, 기도수가 직장으로 보냈다는 유서로 보이는 서신이 결정적인 자실의 증거물이 되었던 것인데...

사건이 그렇게 종결되면서 그녀를 마지막으로 보던 날 해준은 서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내가 품위 있댔죠? 품위가 어디에서 나오는지 알아요? 자부심이에요. 난 자부심 있는 경찰이었어요. 그런데... 여자에 미쳐서 수사를 망쳤죠. 나는요... 완전 붕괴됐어요" 

 

그리고 13개월 후...

아내의 직장이 있는 이포로 근무지를 옮기고 주말부부를 청산한 해준은 아내와 함께 시장에서 장을 보던 중 우연히 서래와 부부동반으로 재회를 하게 되었는데...

 

그리고 얼마 후 강력사건이 드문 이포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고, 피해자는 다름 아닌 서래의 두 번째 남편 임호신(박용우)이었던 것인데...

 

해준: 이러려고 이포에 왔어요? 내가 그렇게 만만합니까?

서래: 내가 그렇게 나쁩니까?

해준: 송서래씨 잘 들으세요. 이번 알리바이는요 차돌처럼 단단해야 할 겁니다! 

 

"부인이 범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왜죠? 침입 흔적과 도난 물품과 결박흔이 없어서? 정면에서 충동적으로 찔렀으니까 면식범에 의한 원한 관계 살인으로 보여서? 부인이 별로 놀라거나 슬퍼하는 것 같지 않아서?"

 

이포의 새로운 파트너 연수(김신영)는 이렇게 질문을 쏟아냈지만 해준은 또다시 서래를 의심하며 수사를 시작하는데...

 

해준: 남편분이 누구한테 원한 산 일 없습니까? 남의 돈 끌어다가 투자 많이 하셨다던데...

서래: 요즘 손실이 좀...

해준: 그런 상황에 고급 펜션에 사시고... 

서래: 돈 쓰는 걸 보여야 돈이 모인대요.

해준: 아니, 왜 그런 남자랑 결혼했습니까?

서래: 다른 남자하고 헤어질 결심을 하려고...

 

동일한 아내의 두 남편이 한 형사의 관할 지역에서 자살하거나 살해된 사건, 누구라도 아내를 용의 선상에서 제외하기는 어려운 상황일 텐데, 여전히 서래를 마음속에서 비워내지 못한 해준은 이번에는 이성적인 판단으로 제대로 된 수사를 하고 그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인지...

 

 "당신이 사랑을 말한 순간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난 순간 내 사랑이 시작됐죠."

 

<헤어질 결심>은 나의 예상을 벗어나 있는 영화였다. 조금은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의 영화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아니 웬걸 이것은 코미디 영화인가 싶을 정도로 곳곳에서 소소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던... 물론 용의자인 사망자의 아내에게 호감은 있을지언정 냉철하면서도 끈질긴 수사도 큰 몫을 차지하리라 생각했지만 그보다는 사랑에 방점을 둔 멜로 영화로 느껴졌다.

그것은 해준이라는 캐릭터가 강력반 형사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부드러운 이미지에 허당미까지 느껴지는 인물인 데다가 서래 같은 경우에는 사극으로 한국어를 배워서 말투가 어색하면서도 사용하는 어휘자체도 문어체이거나 뜬금없는 경우들도 있어서 이거 참 살인사건 앞에서도 웃음을 걷어내기 힘든 순간들이 있었다.

슬픔이 어려있음에도 너무 과하게 무거운 느낌은 아니었던 영화 <헤어질 결심>은 가슴에 맺히는 그 대사들도 기억에 많이 남았다.

 

그런데...

과연 서래는 나쁜 여자인 걸까... 아니면 그녀의 말처럼 참 불쌍한 여자였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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