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 스파이더스
Paper Spiders, 2023
<밀리어네어 투어>를 연출한 이넌 샴페니어 감독의 <페이퍼 스파이더스>는 남편을 잃고 망상 장애를 갖게 된 엄마와 그런 엄마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딸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작가의 실제 경험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드라마, 가족
- 국가: 미국
- 러닝타임: 109분
- 수상내역
2020
제18회 보스턴 영화제(최우수 영화상, 여우주연상, 최우수 각본상, 앙상블 캐스트상)
아빠가 돌아가신 이후 법률 사무소에서 일하는 엄마 던(릴리 테일러)과 단둘이 살고 있었던 멜라니(스테파니아 오웬)는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었는데, 아빠가 다녔던 USC 대학 의대에 가는 것이 멜라니의 목표였지만 엄마는 굳이 3천 킬로나 떨어진 대학에 갈 필요가 있겠냐면서 집 근처 대학교에 다니면서 엄마와 함께 사는 게 낫지 않겠냐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옆집으로 새로운 이웃이 이사를 들어오면서 이사차량이 집 앞 도로를 막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게다가 집 앞 나무까지 들이받아 상처를 입힌 것을 보게 된 엄마는 화들짝 놀라 달려 나가게 됐다. 잠시 후 돌아온 엄마는 잘못을 해놓고도 적반하장으로 오히려 자신에게 꺼지라고 말했다면서 아무래도 이웃을 잘못 만난 것 같다고 속상해하기도 했다.
그날 이후 옆집과의 마찰이 끊임없이 계속되었는데, 학교에서 돌아온 멜라니는 엄마가 담장 틈으로 옆집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무슨 일인지 의아했다.
엄마: 옆집 사람이 돌을 던졌어. 빨래하는데 쿵 쏘리가 들렸어. 창문에 안 맞아서 다행이지.
딸: 직접 가서 얘기해 볼게.
엄마: 미쳤어? 너한테 해코지할 수도 있잖아.
또한, 옥상에서 발소리가 들린다면서 옆집 남자인 것 같다고 했던 엄마는 밤에는 자고 있는 멜라리를 다급하게 깨우며 그 남자가 뒷문 문고리를 막 흔들었다고 집안으로 들어오려고 한다고도 했다. 놀란 멜라니는 엄마와 함께 밖으로 나가보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고 결국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되었는데...
하지만 경찰은 옆집 남자는 자고 있었으며, 전기공학자로 전과도 없고 체포된 이력도 전혀 없다면서, 아무런 증거를 찾지 못했기 없기 때문에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전혀 없다고 했다.
자신이 일하는 법률 사무소에도 도움을 요청에 보았지만 여의치 않자 결국 엄마는 사설탐정을 고용했는데, 그런 엄마를 보면서 걱정이 되기 시작한 멜라니는 교내 지도 상담사를 찾아가 조언을 구하기도 했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데이팅 사이트에서 엄마와 어울릴만한 괜찮은 아저씨를 찾아보기도 했다.
남편을 잃은 헛헛함도 아직 극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하나밖에 없는 딸까지 먼 곳으로 독립을 하겠다고 했던 것이 엄마에게는 커다란 스트레스와 불안감으로 다가왔던 것일까... 딸의 노력에도 엄마의 증세는 점점 더 심해져만 갔는데...
<페이퍼 스파이더스>는 자신의 장래문제 만으로도 생각이 많았을 나이의 딸 멜라니가 점점 더 악화되어 가는 엄마의 망상장애(편집증)를 지켜보면서 이를 극복할 방법을 찾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까웠던 영화다.
정상이 아닌 엄마의 악다구니를 참다 참다 못 견딘 딸이 결국 폭발해서 엄마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을 쏟아부었을 때에도 치료가 필요했던 엄마 또한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리 되었을지 안타깝기는 했지만, 그 착하고 어린 딸은 또 무슨 죄인지 너무나 안쓰러웠다는...
그만큼 매 순간 신경이 곤두서있는 엄마를 지켜보는 건 관객으로서도 쉽지 않은 일이기는 했다. 그만큼 배우의 연기가 훌륭했는데 엄마 역의 릴리 테일러뿐만 아니라 딸 역의 스테파니아 오웬 또한 정말 좋은 연기를 보여줘서 모녀의 캐미가 아주 완벽했다고 생각된다.
개인적인 기대와는 조금 다른 결말이기는 했지만 엄마와 딸의 관계 혹은 가족에 대해서 곱씹어 보기에 괜찮은 영화 <페이퍼 스파이더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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