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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대로 영화 리뷰

<폭락> 영화 리뷰..송재림 유작

by 미유네코 2025.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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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
Crypto Man, 2025

 
<계약직만 9번 한 여자>를 연출한 현해리 감독의 <폭락>은 2022년 루나·테라 코인으로 50조 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돈이 증발하며 많은 피해자를 낳았던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독립영화다. 
 
<영화의 초반에 대해서는 조금 자세히 언급하지만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폭락
“기대에 부응해야지?” 엄마 옥자의 열성과 본인의 타고난 욕심으로 교육 1번지 서울 대치동으로 위장 전입한 도현. 벤츠타고 다니는 부자이면서 장애 혜택을 받아먹던 친구에게 교환학생의 기회마저 뺏기고, 그 친구가 진짜 장애인이 아니었단 걸 알게 된 그 때부터 정부 지원금의 맹점에 눈을 뜬다. 대학교 창업동아리에서 만난 동기 지우와 함께 청년·여성·장애 등의 가산점을 악용해 청년 창업 지원금을 수급하고, “창업 지원금은 나랏돈으로 망해 보라고 주는 눈 먼 돈”임을 간파해 의도적으로 고의부도와 폐업을 전전한다. 투자자 케빈에게 억대 후원을 받는 암호화폐 벤처를 창업한 도현은 야망에 이끌려 ‘MOMMY’ 코인을 개발해 역대 최고치의 실적을 내지만, 알고리즘과 불완전 이자 수익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모니터가 들어오게 되는데…
평점
-
감독
현해리
출연
송재림, 안우연, 민성욱, 소희정, 차정원, 손승범, 장재호, 오정연, 안상진, 김근영

 
-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드라마, 범죄
- 국가: 대한민국
- 러닝타임: 101분
 
'대한민국 최대 가상화폐가 하루아침에 증발했다. 개발자는 해외로 도주, 수차례의 송환 시도에도 이 사건의 핵심 관계자들은 현재까지 법의 처벌을 받지 않았다'

 
'비트코인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비트코인은 온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가상화폐입니다' 
'국내에도 첫 가상화폐 거래소가 생겼습니다' 
'코인의 열기가 뜨겁습니다. 코인의 높은 수익률로 인해 파이어족, 한탕족 같은 새로운 투자자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가상화폐 투자 과열의 우려를 표하며...' 
'국내 토종 블록체인 마미 코인, 연일 몸집을 불리더니 시가 총액 50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남편이 집을 나간 후 요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며 어린 아들 도현을 홀로 키워야 했던 엄마 옥자(소희정)는 아들의 교육을 위해 강남 8학군 대치동으로의 위장 전입을 결심하게 되었고, 그런 엄마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도현은 휘운고를 거쳐 연국대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는데...

 
선배: 새내기? 상경계? 혹시 창업에 관심 있나? 
도현: 글쎄요...
선배: 상경계니까 인터뷰나 한번 해봐요. 그날 케이터링도 있으니까 공짜 밥 먹는다고 생각하고... 
 
경제학부 11학번 신입생이 된 양도현(송재림)은 학교 선배의 우연한 권유에 따라 동아리 인터뷰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선배: 강남 8학군 출신인데, 그럼 대치동 출신 네트워크 많이 알고 있겠네요. 사실 저희가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부분이 있다 보니까 선배님들과의 그런 커넥션? 네트워킹이 중요하다고 할까?
도현: 하고 있습니다. 휘운 글로벌 네트워킹... 판, 검, 변, CEO, 국회에 계신 선배님들 다 계십니다.
선배: 마지막으로 별 뜻이 있는 건 아니고 혹시 부모님은 무슨 일 하세요? 

 
그리고 동아리 인터뷰가 있던 날 도현은 같은 학번의 컴공과 강지우(안우연)를 알게 되었는데...
 
지우: 너 대치동 출신이라며? 
도현: 너는 충청도, 농어촌? 그래도 우리 학교 올 정도면 대단하네.
지우: 나 충청도에서 나름 잘 나갔어. 코딩은 좀 해. 무시하지 마라.
도현: 너 쓸모 있다. 너는 내가 무시 안 할게. 
지우: 땡큐! 브라더!
 
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각종 청년 창업 경진대회에 참가하기 시작했는데... 

 
'돈 벌기 쉬운 나라, 창업 지원과 고의 폐업, 대한민국은 나에게 정말 따뜻했다'
 
2012년 미래부 청년 창업 경진대회 엔젤쉐어 최우수상을 시작으로 승승장구를 거듭하며, ‘창업 지원금은 나랏돈으로 한번 망해 보라고 주는 눈먼 돈’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도현은 그렇게 정부지원금의 맹점을 악용하여 창업과 폐업을 반복하고 있었는데...

      
그리고 2017년, 유학파 출신으로 젊은 나이에 성공한 벤처 캐피탈 대표 케빈 킴(민성욱)으로부터 억대의 투자를 받아 암호화폐 벤처를 창업하게 된 도현과 지우는 '마미(MOMMY) 코인'을 개발한 후 시가총액 50조, 세계 가상화폐 5위까지 끌어올리면서 돌풍을 일으키게 되었다. 
과연 이들의 멈출 줄 모르는 질주는 어디까지 계속될 것인지...

 
<폭락>은 서두에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허구의 이야기'라고 명시하고 있었는데, 나야 가상화폐에 관심이 1도 없는 문외한이지만, 코인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2022년 루나·테라 코인 사태를 비롯한 실제 스캠 코인 사기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는 영화였다.  


놀라운 건 현해리 감독 또한 루나코인의 실제 피해자라는 것이었는데, 그러니 이 영화에 감독 자신의 영혼을 갈아 넣어 만들지 않았겠나 싶은 생각을 하게 되니 또 마음이 안타까워지는...
하지만, 그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 영화가 배우 송재림의 유작이라는 점일 텐데, 아마 그래서 나처럼 많은 분들이 그의 연기를 보기 위해 이 마지막 영화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시사교양 프로그램 PD 출신으로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감독의 철학과 실제 피해자로서의 눈물이 담긴 데다 독립영화임까지 감안하고 본다면 개성은 충분히 드러나면서도 너무 과한 설정은 없어서 나름 괜찮기도 했는데...

"제가 사기꾼 같아요?" 

 
물론 상업영화적인 재미를 기대한다면 아쉬움이 남을 수 있겠고, 그건 나 또한 마찬가지였는데, <폭락>이 흥미진진 스릴만점 박진감이 넘치는 범죄 영화는 아니었기에 지루한 감이 없지는 않았으나, 그래도 친구 지우 역의 안우연 배우가 한없이 무겁고 다운될 수 있는 분위기를 조금은 가볍게 끌어올려 주어서 좋았던...
 
그리하여, 코인 사태 자체보다도 양도현이라는 인물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를 디테일하게 조명한 전기 영화 느낌으로, 성공에 집착하게 된 청년 사업가의 욕망과 내적 갈등의 복잡한 심경들을 연기한 배우 송재림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에서 위안을 삼을 수 있었던 실화 바탕 독립영화 <폭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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