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느낌대로 영화 리뷰

<스틸 앨리스> 영화 리뷰

by 미유네코 2023. 12. 17.
반응형

스틸 앨리스
Still Alice, 2015

 

리처드 글랫저, 워시 웨스트모어랜드 감독의 <스틸 앨리스>는 대학교수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던 50세 여성 앨리스 하울랜드가 조발성 알츠하이머 치매 판정을 받게 되면서, 자신을 인정하고 당당히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을 담아낸 영화로 리사 제노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스틸 앨리스
지금이 내가 나일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일 거야세 아이의 엄마, 사랑스러운 아내, 존경 받는 교수로서 행복한 삶을 살던 ‘앨리스(줄리안 무어)’. 어느 날 자신이 희귀성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행복했던 추억, 사랑하는 사람들까지도 모두 잊어버릴 수 있다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끼는 앨리스. 하지만 소중한 시간들 앞에 온전한 자신으로 남기 위해 당당히 삶에 맞서기로 결심하는데…
평점
8.1 (2015.04.29 개봉)
감독
리처드 글랫저, 워시 웨스트모어랜드
출연
줄리안 무어, 알렉 볼드윈, 크리스틴 스튜어트, 케이트 보스워스, 헌터 패리쉬, 셰인 맥리, 세스 길리엄, 스테판 쿤켄, 에린 다크, 다니엘 게롤, 질라 글로리, 퀸시 타일러 번스틴, 올라 캐시디, 로사 아레돈도

 

- 등급: 12세 관람가
- 장르: 드라마
- 국가: 미국
- 러닝타임: 101분

 

- 수상내역
2015
8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여우주연상)
68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여우주연상)
35회 런던 비평가 협회상(여우주연상)
21회 미국 배우 조합상(영화부문 여우주연상)
20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여우주연상)
72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여우주연상-드라마)
2014
27회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여우주연상)

 

든든한 남편 존(알렉 볼드윈)과 딸 애나(케이트 보스워스)리디아(크리스틴 스튜어트), 그리고 아들 톰(헌터 패리쉬)까지 삼 남매를 두고 있는 컬럼비아 대학 언어학 교수 앨리스(줄리안 무어)는 이제 50세 생일을 맞이하게 됐다.

애나는 찰리(쉐인 맥래)와 결혼하여 아기를 기다리는 중이었고, 배우가 꿈인 리디아는 오디션을 보러 다니면서 바쁜 시간들을 보내고 있으며, 톰은 현재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렇듯 사회적으로도 성공을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삼 남매 모두를 번듯하게 키워낸 앨리스는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삶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그런데 요즘 들어 자꾸 깜빡하는 일이 잦아지고, 언어학 교수인 그녀가 단어를 잘 떠올리지 못하기도 했으며, 조깅을 하러 나갔다가 멍해지는 등 이상징후를 느끼게 된 앨리스는 병원을 찾아가게 되었다.

 

"자꾸 깜빡해요. 짧은 단어나 이름 같은 것이 기억나지 않고, 갑자기 멍해져요. 조깅할 때도 그랬고요. 의사는 갱년기라 그렇다는데..."

 

담당 신경외과 의사(스티븐 컨큰)는 약이나 건강 보조제를 복용하는지, 머리를 다친 적은 없는지, 현재 우울하다거나 스트레스가 심하지는 않은지, 잠은 잘 자는지 등등 이러한 기본적인 질문들을 건넨 후 사람 이름과 주소를 알려주고 나중에 다시 물어보는 기억력 테스트를 진행했고, 뇌종양 병변이나 뇌졸중 징후를 알아보기 위해 예방차원에서 mri도 찍어보자고 했다. 마지막으로 혈액순환을 위해 운동을 많이 하고, 기억력에 좋으니 수분 섭취에 신경 쓰라는 당부의 말과 함께 다음 진료 때는 보호자와 같이 오라고...

 

그리고 검사 결과를 듣기 위해 다시 병원을 찾았는데, 담당 의사는 MRI와 혈액검사 결과는 이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기억력 테스트 결과에서 산발적 기억 장애를 보이고 있어서 이것은 정신 기능이 저하됐다는 분명한 증거인만큼 알츠하이머 진단을 위해 PET 스캔을 찍어보자고 했던 것.

 

그리고 그날 밤 불안한 마음에 좀처럼 잠들기 힘들었던 앨리스는 먼저 잠든 남편을 흔들어 깨우고는 자신의 증상에 대해 털어놓게 되었는데...

존: 여보, 누구나 깜빡할 때가 있어. 나이 들었다는 증거지. 

앨리스: 그런 게 아니야. 내 일부가 사라지는 느낌이야. 

존: 아직 진단받은 건 아니지? 쓸데없는 걱정이야. 어떻게 당신이 알츠하이머를...

앨리스: 젠장, 내 말 좀 진지하게 들어! 내가 느낀다니까! 내가 알아! 뇌가 죽어가는 기분이야! 내가 평생 이룬 것들이 사라질 거라고! 전부다...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남편에게 순간 욱한 앨리스는 폭발하여 소리를 지르고 결국 눈물을 쏟아내고 말았는데...

 

PET-CT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남편과 함께 다시 병원을 방문한 날 의사는 앨리스에게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면서, 알츠하이머 증상이 일찍 나타난 만큼 프레세닐린 유전자를 검사해서 가족성 질병인지 알아봐야 한다고 했다. 

 

앨리스: 우리 애들이 알츠하이머에 걸릴 수 있다고요?

의사: 네. 

앨리스: 제가 그 유전자를 가졌다면 애들이 물려받을 확률이 50 대 50 인가요?

의사: 그렇습니다.

앨리스: 그 유전자를 가졌을 때 질병이 발병할 확률은요?

의사: 안타깝지만 100%입니다.

 

유전적 질병이 맞다는 결과가 나오게 된다면 이것은 앨리스를 또 한 번 무너지게 할 수 있는 거였다. 자신 때문에 사랑하는 자식들까지 알츠하이머를 물려받게 된다면 엄마로서 그 죄책감을 또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사람 만나는 것도 두려워. 이름을 기억 못 하거나 쉬운 질문에 답도 못 하고 이야기도 못 이어갈걸... 차라리 암이면 좋겠어. 진심이야. 적어도 부끄럽진 않잖아. 암에 걸리면 날 위해 핑크색 리본도 달고 캠페인도 하고 모금 운동도 해줄 테니까. 이런 비참한 기분은 안 들겠지..."

 

담담하게 받아들이려고 마음을 다잡아도 누구보다 고통스러울 그녀였다. 하지만 치매는 가족이 함께 견뎌내야 하는 질병이기에 이 영화 역시도 앨리스는 늘 가족과 함께였다. 싸우고 화해하고의 반복일지라도...

그리고 앨리스는 아름다운 마지막을 위해, 적어도 짐이 되거나 추한 마지막을 보이지 않기 위한 나름의 준비를 하기도 했는데...

 

<스틸 앨리스>는 줄리안 무어의 연기가 단연코 빛난 영화였다. 슬펐지만 결코 눈물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하루가 다르게 자아를 상실해 가는 그녀의 모습을 처연한 듯 담담하게 그려냈고, 조금은 갑작스러웠지만 아직 앨리스였을 때 맞이하게 된 엔딩은 그녀의 마음을 반영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해서 더 여운을 남겼던 영화 <스틸 앨리스>였다.

 

"내가 어릴 때, 2학년이었을걸... 선생님이 나비는 오래 못 산다고 하셨어. 한 달쯤 산다니까 너무 속상한 거야. 집에 와서 엄마한테 말했더니 나비는 멋진 삶을 살아서 괜찮다고 하셨지. 아주 아름다운 삶을 산다고... 그래서 엄마의 인생과 언니의 인생 그리고 내 인생까지 다시 생각하게 됐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