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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대로 영화 리뷰

<보통사람> 추천영화 리뷰 손현주, 장혁 주연

by 미유네코 2023.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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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
Ordinary Person, 2017

 

김봉한 감독의 <보통사람>은 독재정권 시설이던 1980년대, 평범한 소시민으로 가족의 행복만을 꿈꿔왔던 강력계 형사와 상식이 통하는 시대에서 보통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었던 신문사 기자의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로 제6회 프랑크푸르트 한국영화제에 초청 상영 되었고, 39회 모스크바 국제 영화제에서 남우 주연상(손현주)을 수상하기도 했다.

 
보통사람
평범하지 않았던 시대, 평범하게 살고 싶었던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열심히 범인 잡아 국가에 충성하는 강력계 형사이자 사랑하는 아내(라미란), 아들과 함께 2층 양옥집에서 번듯하게 살아보는 것이 소원인 평범한 가장 성진(손현주). 그날도 불철주야 범인 검거에 나섰던 성진은 우연히 검거한 수상한 용의자 태성(조달환)이 대한민국 최초의 연쇄살인범일 수도 있다는 정황을 포착하게 되고, 이로 인해 안기부 실장 규남(장혁)이 주도하는 은밀한 공작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깊숙이 가담하게 된다. 한편, 성진과는 가족과도 같은 막역한 사이인 자유일보 기자 재진(김상호)은 취재 중 이 사건의 수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성진에게 이쯤에서 손을 떼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지만, 다리가 불편한 아들의 수술을 약속 받은 성진은 규남의 불편한 제안을 받아들이고 만다. 아버지로서 할 수 밖에 없었던 선택, 이것이 도리어 성진과 가족들을 더욱 위험에 빠트리고 그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기 시작하는데…
평점
8.1 (2017.03.23 개봉)
감독
김봉한
출연
손현주, 장혁, 김상호, 조달환, 지승현, 오연아, 박경근, 박지일, 최윤소, 라미란, 정만식, 손병호, 장광, 리사, 최성민, 주석태, 강현구, 한하나, 매튜 다우마, 신정섭, 황무영, 임지민, 오수, 신정만, 하지만, 이승용, 김영, 이유진, 주광현, 김장원, 여무영, 남정우, 박재철, 윤정열

 

- 등급: 15세 관람가
- 장르: 드라마
- 국가: 대한민국
- 러닝타임: 121분

- 수상내역
2017
39회 모스크바 국제 영화제(남우주연상, 넷팩 심사위원상)

 

청량리 경찰서 강력계 형사 강성진(손현주)은 청각 장애를 가진 아내(라미란)와 어린 아들을 두고 있는 지극히 평범한 가장이었다. 그의 꿈은 다리가 불편해서 늘 아이들에게 놀림과 괴롭힘을 당하는 아들 민국을 건강하게 수술시켜 주고, 그저 온 가족이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 오직 그것뿐이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도 범인 검거를 위해 열심히 뛰어야 했는데...

 

경찰서에 출근하기가 무섭게 들볶이게 된 강 형사는 이러다 잘리기 전에 하루빨리 '발바리'를 잡아들이라고 재촉하는 강력계 양 반장의 재촉에 못 이겨 신입 파트너 동규(지승현)와 함께 출동을 하게 되었는데, 다 잡았던 발바리는 결국 놓쳐버렸고 대신 잡범인 김태성(조달환)을 검거한 것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없었는데...

 

양 반장: 저기 저 새끼가 발바리야. 응? 내 말 무슨 말인지 알겠지? 

강 형사: 말은 알아먹겠는데...

양 반장: 나 매일같이 서장실 불려 가는 거 몰라? 아까 재떨이 맞을 뻔했어. 모가지 날아가기 싫으면 무조건 잡아내라는데 어떡해. 그럼.

강 형사: 지금 형사보고 사기 치라는 겁니까?

양 반장: 사기라니 다 그놈이 그놈인데 뭘 그래. 너나 나나 용빼는 재주 있어? 깔끔하게 잘 좀 처리하자. 믿는다! 너나 나나 승진해야지!

 

잡범으로 잡혀 들어온 김태성을 발바리로 만들자는 얘기였던 건데...

 

전남 영흥 출신에 절도 전과 2개인 26세 김태성...

 

강 형사: 너 서울에 갈데 있어. 너 말 잘 들어봐.

김태성: 뭔 말씀을 하시는지...

강 형사: 이놈의 새끼가 확! 알았어?

김태성: 예...

동규: 그나저나 청바지의 피는 뭐냐?

 

강 형사는 이렇게 말하면서도 동규에게는 '이거 잘못된 거 아닙니까? 조작 아닙니까?' 하고 나서지도 않고 가만히 있냐면서 신참은 패기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아마도 그것은 사실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을지도... 그리고 진짜 발바리를 잡아서 풀어주겠다는 말도 물론 진심이었던 건데...

 

그런데 안기부에서 강 형사를 갑자기 호출했다. 

서울대 법대 재학 중 사시에 합격해서 최연소 검사가 되었고, 법무관 시절 차출되어 안기부로 이적하게 되었다는 최규남 실장(장혁)은 사건 자료들을 건네며 이렇게 말했다.

 

최 실장: 남산 처음이죠? 우리가 직접 나설 수도 있는데 인원들 한계도 있고 필드에서 뛰는 경찰분들 자존심 그리고 노고도 있으시니까... 양지든 음지든 그거 다 국가와 민족을 위한 일 아니겠어요?

강 형사: 예. 국가와 민족...

최 실장: 우리가 조사한 김태성의 사건 파일이에요. 

 

최 실장으로부터 건네받은 자료에 의하면 김태성은 놀랍게도 총 17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연쇄살인마였던 것이다. 엉뚱한 사람을 범인 만들려 했던 것에 마음 한편 미안한 마음이 있었던 성진은 제대로 분노할 수밖에 없었는데...

 

하지만...

이 사건에 의문을 품는 사람이 있었으니, 하필 강 형사와는 형, 동생 하며 둘도 없이 각별한 사이였던 자유일보 추재진 기자(김상호)였고, 김태성을 대타로 엮으려고 안기부에서 직접 관여한 공작이라면서 크게 다칠 수 있으니 강 형사에게 손 떼라고 했으나, 안기부에 드나들면서 형편이 나아지기 시작한 마당에 지금 멈출 수는 없었던 강 형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 형사야. 공무원이라고. 난 그저 나한테 주어진 일만 하면 된다고... 나 지금 나라를 위해서 일하는 거야. 제발 방해하지 말라고. 나도 다 안다고. 온통 썩어 문드러진 세상인 거,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든 나는 전혀 관심 없어. 나 이대로만 살게 해 줘. 제발..."

 

그리고... 어김없이 어둠의 그람자가 드리우기 시작하더니, 그것은 상상 이상의 위협이 되어 여러 사람들의 숨통을 조여오기 시작했는데...


<보통사람>은 무엇보다 믿고 보는 손현주 배우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연기가 정말 좋았고, 김상호 배우와의 구수한 브로맨스 또한 너무 좋았는데, 거기에 조달환 배우의 연기까지 더해지면서 이건 정말 오열 직전으로 울컥하면서 볼 수밖에 없었던 영화였다.
우리의 어둡고 아픈 역사를 반영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내야 했던 소시민들의 삶과 고뇌가 숨 막히도록 먹먹하게 다가왔다. 
지금이 그때보다 나아졌다면 그건 지극히 평범하고도 이름 없는 '보통사람'들이 다 함께 손잡고 만들어낸 뜨거운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해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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