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크루엘라>
Cruella. 2021
어제 포스팅했던 <파이니스트 아워, 2016>를 연출한 크레이그 길레스피 감독의 <크루엘라, 2021>는 엠마라는 이름의 두 여배우 엠마 스톤과 엠마 톰슨 주연의 영화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같은 감독의 영화가 맞는 걸까 싶을 정도로 너무나 다른 색깔의 두 영화를 보면서, 크레이그 길레스피 감독이 계속 발전하고 진화하고 있구나 그 능력치는 어디까지인지 앞으로의 영화도 계속 주목하고 기대하게 될 것 같다는...
<크루엘라>를 보면서 나는 2개의 영화가 떠올랐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101마리 달마시안>이 바로 그것인데, 그래서 살펴보니 각본에 겹쳐지는 이름이 보였고, <크루엘라>가 단독 각본은 아니긴 하지만 첫 번째로 보이는 이름 엘라인 브로쉬 멕켄나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각본을 담당하기도 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101마리 달마시안, 1996>은 너무 오래전 영화여서 기억도 희미해진 상태였는데 다시 찾아보니 달마시안을 훔쳐가는 바로 그 악당이 패션회사의 사장이었고 그 이름이 크루엘라 드 빌(글렌 클로즈) 이었더라는...
영화 마지막에 원작이 도디 스미스의 <101마리 달마시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난 태어날 때부터 내 주장이 뚜렷했어.
난 이 목걸이 때문에 죽었어"
에스텔라(엠마 스톤)는 특별한 아이였다.
좋게 말하면 개성이 강한 아이였지만,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이상하고 과격한 아이였을 뿐...
그리하여 학교에서도 퇴학처분이 내려지고, 엄마는 '맹모삼천지교'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패션 디자이너가 꿈인 딸을 데리고 런런으로 향하고, 에스텔라도 그런 엄마를 위해 앞으로는 말썽을 덜 피우겠노라고 약속을 했다. 그런데...
"내가 엄마를 죽인 거야.
난 고아가 된 거야.
슬픈 얘기지.
천재 소녀가 바보짓을 해서 엄마를 죽게 하고 혼자가 됐으니까."
런던으로 이사하자마자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엄마, 그리하여 에스텔라는 이제 리젠트 공원 분수에서 우연히 만난 아이들 호레이스, 제스퍼와 친구가 되며 새로운 삶을 시작한하게 된다. 하필이면 소매치기의 길을...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면서 어쩌려고 그러니...
그렇게 10년이 흘렀고, 늘 함께하며 가족과도 같았던 에스텔라, 호레이스, 제스퍼의 소매치기 실력도 일취월장하였는데, 그 뛰어난 실력을 특별히 발휘한 제스퍼는 에스텔라의 생일 선물로 '리버티 백화점 채용통지서'를 준비했다. 도둑질이나 하기엔 에스텔라의 재능이 너무 아깝다며...
단순 근무직이라고 했지만 주로 청소하는 고된 일이었는데, 그런데 하늘이 도왔을까.
우연한 기회에 런던 패션계를 대표하는 바로네스 남작부인(엠마 톰슨)의 눈에 들어 그녀가 운영하는 '하우스 오브 바로네스 런던'에 입성하게 되는 에스텔라. 드디어 패션 디자이너의 꿈을 실현할 가능성의 문이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영화는 이제부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분위기로 흘러가는 듯했다.
메릴 스트립 대신 엠마 톰슨이, 앤 헤어웨이 대신 엠마 스톤이... 영화는 딱 그 분위기였다.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었고, 에스텔라의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성장 스토리였던 영화가 급 스릴러로 변모하기 시작한 것이다.
"슬픔엔 5단계가 있다고 하지.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
난 거기에 하나를 더하고 싶어. 복수!"
<크루엘라는> 스토리뿐만 아니라 영화적 장치들도 훨씬 너무나 훨씬 풍성했다.
의상, 헤어, 메이크업 어느 하나 빠지지 않았고 거기에 엄청난 OST의 폭격까지 합세하며 정말 환상적이었다.
고풍스러움과 모던함이 함께 어우러졌고, CF의 한 장면인 듯 스타일리쉬하고 통통 튀는 매력이 넘치며 발칙했던 영화는 결정적으로 귀엽기까지 했다.(달마시안을 비롯한 강아지들의 연기가 한몫했다.)
남다른 감각의 크루엘라가 디자이너로서 선보였던 쓰레기차 패션도 정말 대박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는 상상초월의 엽기 패션까지 선보이면서 정말 사람 깜짝 놀라게 만들어준 그 상상력에는 정말 찬사를 보낸다.
그리고 혹시라도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마지막 쿠키영상을 꼭 놓치지 않으시길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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