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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대로 영화 리뷰

<상의원> 영화 리뷰..한석규,고수,박신혜,유연석

by 미유네코 2025.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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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원
The Royal Tailor, 2014

 

<남자사용설명서>, <킬링 로맨스>를 연출한 이원석 감독의 <상의원>은 기생들의 옷을 주로 만들다가 우연한 기회에 상의원 침선장이 된 남자 '공진'과 그로 인해 위기의식을 느낀 어침장 '돌석'의 갈등을 그린 사극 영화다. 

 

* 상의원(尙衣院) 뜻: 조선시대 육조(六曹) 중 공조(工曹)에 속한 관청으로 임금과 왕족을 비롯한 왕실의 의복은 물론이고, 그 외 궁궐에 필요한 재물들을 제작, 공급, 관리하는 일을 담당했다.

 
상의원
조선시대 왕실의 의복을 만들던 공간 ‘상의원’ 이 곳에서 펼쳐질 아름다움을 향한 대결이 조선의 운명을 뒤흔든다! 30년 동안 왕실의 옷을 지어온 상의원의 어침장 조돌석(한석규)은 이제 6개월만 채우면 곧 양반이 된다. 어느 날 왕의 면복을 손보던 왕비(박신혜)와 그녀의 시종들은 실수로 면복을 불태우게 된다. 궐 밖에서 옷 잘 짓기로 소문난 이공진(고수)은 급하게 옷 짓는 사람이 필요했던 왕비의 청으로 입궐하여 하루 만에 완벽하게 왕의 옷을 지어 올린다. 돌석은 처음에는 기생들의 옷이나 만드는 천한 사내라고 생각하며 공진을 무시하나 자신을 곧잘 따르는 공진에게 점차 마음을 열게 되고, 그의 천재성에 묘한 질투심도 느낀다. 왕(유연석)과 왕비를 사로잡은 공진의 옷들은 조선 전체의 유행을 일으키는 한 편, 청나라 사신을 위한 대형 진연을 앞두고 모두들 자신의 운명을 바꿀 최고의 옷을 만들기 시작하는데…
평점
7.5 (2014.12.24 개봉)
감독
이원석
출연
한석규, 고수, 박신혜, 유연석, 마동석, 이유비, 김동휘, 신소율, 조달환, 배성우, 박영규, 박건형, 박병은, 정상철, 박경근, 김재화, 김서현, 우도임, 이도연, 양은용, 허성태, 조현도, 권방현, 강지원, 이민아, 홍수민, 고두림, 손성찬, 주예지, 김현지, 한지은, 황인무, 최윤라, 김남우, 박성택, 최준석, 이서이, 강주은, 박란, 이지해, 한세인

 

-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드라마
- 국가: 대한민국
- 러닝타임: 127분

 

- 수상내역
2015
52회 대종상 영화제(의상상, 미술상)
35회 황금촬영상 시상식(신인남우상)
51회 백상예술대상(영화 여자인기상)
17회 우디네 극동영화제(골든 멀버리상(관객상), My Movies 퍼플 멀버리상(관객상))

 

 

'선왕 전하께서 승하하신 지 올해로 3년, 왕께서 새로이 곤룡포를 만들어 상의원의 어침장 조돌석에게 입궐하라 명하였다'  

 

선대왕이었던 형님의 국상을 끝낸 왕(유연석)은 이제 정식으로 곤룡포를 입게 되었고, 그 곤룡포를 지어 올린 이가 바로 상의원의 어침장 조돌석(한석규)이었다.  

30년 동안 왕실의 옷을 지어온 조돌석은 왕이 바뀌면서 대부분의 대신들이 물갈이된 상황에서도 자리를 보존했을 만큼 왕의 신임이 두터웠고, 이제 6개월만 더 채우면 양반 신분이 된다는 사실에 기대가 컸는데...

 

한편, 왕의 사랑을 받지 못한 왕비(박신혜)는 궁 안에서 홀로 외로운 나날을 보낼 수밖에 없었고, 후사가 없다는 이유로 조정 대신들에게서 중전 폐위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번에 임금이 자신에게도 새로운 옷을 내려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주상의 낡은 면복을 손보고자 했던 왕비였으나 궁녀들이 실수로 면복을 태우는 바람에 다급하게 어침장에게 부탁을 하였지만, 도저히 시간을 맞추기가 힘들다고 하자 옆에 있던 판수(마동석)가 이공진을 추천하게 되었는데...

 

천한 신분의 이공진(고수)은 주로 기생들의 옷을 만들어 왔지만, 궐 밖에서는 이미 옷 잘 짓기로는 소문이 나서 최근 판수가 직접 찾아가 새로운 도포를 의뢰하기도 했었다.

공진은 왕비의 요청대로 하룻밤만에 주상의 면복을 완벽하게 지어 올렸고, 왕 또한 흡족해하여 자신의 사냥복도 공진에게 맡겨보겠다고 했는데...

 

* 면복(冕服) 뜻: 황제나 왕, 왕세자, 왕세손이 가례(嘉禮)와 길례(吉禮), 흉례(凶禮) 때 대례복으로 사용하였던 복식 일습을 말한다.

 

그렇게 공진은 궁을 드나들며 상의원 침선장(針線匠) 역할을 하게 되었는데, 모름지기 법도와 규율에 의해 만들어야 한다는 궁의 의대를 자신만의 독특한 해석과 스타일로 승화시키며, 새로운 반향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던 어침장 돌석도 밝은 성품에 붙임성 있는 공진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으나,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뺀다고 공진의 천재적인 실력과 기세가 예사롭지 않자 점차 위기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었는데...

 

과연 앞으로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지...

어침장은 소망하던 대로 양반이 되고 자신의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는지...

 

<상의원>은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눈을 뗄 수 없이 곱던 미장센에 있을 것인데, 궁의 의복을 관장하던 상의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보니 그 색감과 영상에 특히나 더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조금은 진지한 영화가 아닐까 싶었으나 초반부터 코믹한 장면들이 적지 않았고, 특히 난데없이 등장한 거대 달토끼 덕분에 당황스러우면서도 너무 귀여워서 넋을 잃게 되기도 했는데, 이는 이야기에 방해가 안 되는 선에서 공진이라는 인물에 대해 보여주고 싶었던 감독의 재치 있는 장치였다.

 

이원석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옷으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나는 영화'라고 했을 만큼 초반 시각적으로 압도했던 영화는 후반으로 가면서 왕은 왕대로 짠하고, 왕비는 왕비대로 짠했으며, 모차르트와 살리에르를 떠올리게 만들었던 돌석과 공진의 마음까지 모두 안타깝고 안쓰러웠다.

 

그리하여 화려한 색채에 코믹함을 곁들여 즐거움을 주다가 점차 등장인물들의 욕망과 고뇌, 시기와 질투를 심도 있고 섬세하게 표현해 내면서 그 마지막에는 먹먹한 여운을 남겨주었던 아름다운 사극 영화 <상의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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