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의 사랑법
Love in the Big City, 2024
<탐정: 리턴즈>, <미씽: 사라진 여자>, <어깨너머의 연인>, <...ing>를 연출한 이언희 감독의 <대도시의 사랑법>은 스무 살에 같은 과 신입생으로 만나게 된 재희와 흥수가 함께 동거 생활을 시작하면서 펼쳐지는 젊은 날의 사랑과 우정에 대한 이야기로 박상영 작가의 동명 연작소설 중 '재희'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 평점
- -
- 감독
- 이언희
- 출연
- 김고은, 노상현, 정휘, 오동민, 박선후, 김채은, 강나언, 권영은, 신지우, 서벽준, 방정민, 김찬일, 박지안, 장혜진, 이상이, 곽동연, 주종혁, 이유진, 최유화, 이용이, 박성일, 김중기, 한현민, 홀랜드, 용진, 한요셉
-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드라마
- 국가: 대한민국
- 러닝타임: 118분
- 수상내역
2024
45회 청룡영화상(신인남우상, 음악상)
대구에서 태어나 프랑스 파리에서 고교 시절을 보낸 구재희(김고은)는 유럽에서 살았던 영향인지 남의 시선 따위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쿨한 성격의 소유자인 듯 보였는데, 문제라면 남자 보는 눈이 너무 없다는 것...
카뮈를 좋아해서 불어불문학과에 지원하게 됐다는 장흥수(노상현)는 게이지만 아직 커밍아웃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 역시도 두렵고 조심스럽기만 했다.
연애는 피곤하다는 흥수와 연애보다 재밌는 걸 못 찾았다는 재희, 달라도 많이 다른 두 사람은 불문과 동기로 스무 살에 처음 만나게 되었던 것인데...
'우리는 태생적 아웃사이더 기질과 유흥 본능으로 의기투합했고, 가진 건 젊음과 체력뿐이었으며, 마음껏 썼고 계산하지 않았다. 미친X와 게이가 만났다. 바야흐로 애니멀 라이프의 시작이었다'
훗날 불어불문학과의 전설이 된 '구재희의 난' 이후 그녀의 별명은 'ㄱㅈㅎ'에서 '미친X'로 진화했고, 재희는 재희대로 흥수는 흥수대로 교내에서 이런저런 소문과 뒷담화에 시달리던 중 의기투합하여 친구가 되었던 것인데...
그런데, 최근 자꾸만 속옷이 없어지는 것 같다는 재희의 말에도 그냥 잃어버렸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흥수였는데, 범인의 실체를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게 된 그날 흥수는 혼자 사는 재희가 걱정이 되기도 했고, 엄마의 관심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희망이 함께 맞물리면서 재희 집으로 들어가 동거를 하는 것에 합의하게 되었는데...
흥수: 다들 네가 만난 남자들 숫자만 세면서 신나게 물고 뜯잖아. 헤어지자는 말도 못 하는 바보 멍청이 찐따인 걸 모르고...
재희: 뭐 어때? 네가 알잖아. 나는 그런 거 신경 쓸 시간에 할 수 있는 건 다 해볼 거야. 나중에 못 해봤다고 후회하기 싫어.
재희는 꾸준히 연애를 했고, 흥수는 여전히 다가오는 사랑에도 뒷걸음질 쳤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때로는 싸우기도 하면서 20대를 함께 보냈으며, 그 사이 흥수는 군대에 다녀왔고, 재희는 어느덧 직장인이 되었으며 두 사람은 여전히 함께 살았다.
재희와 흥수의 우정은 영원할 수 있을 것인지...
과연 진정한 사랑 또한 찾을 수 있을는지...
<대도시의 사랑법>은 솔직하고 당당하게 표현하는 재희와 조금은 소극적인 흥수의 스무 살부터 서른세 살까지의 이야기인데, 사전 정보 전혀 없이 봤던 터라 퀴어 소재인 줄은 미처 몰랐었지만 생각보다 우울하거나 무겁지 않게 잘 담아냈다고 생각되며, 제목만 보면 그저 요즘의 사랑이야기인가 싶지만 알고 보면 찐 우정에 대한 이야기였다.
또한 촌철살인 명대사들이 꽤 좋았는데, 재희의 날카로운 지적에 듣고 직장 선배 민준(이상이)이 혼잣말로 '천재인데?'라고 했던 반응에 백퍼 공감하며 빵 터지게 되기도 했으며, 두 사람의 연인으로 등장했었던 정휘, 곽동연, 주종혁, 이유진, 오동민 등 배우들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리하여, 겁 없이 부딪치고 산산이 부서지면서도 다시 웃을 줄 아는 재희와 어색해지기 싫어서, 화내는 방법을 몰라서 그냥 바보처럼 웃어버리는 흥수가 함께 했던 찬란한 젊은 날과 그들의 찐 우정이 보기 좋았던 <대도시의 사랑법>이었다.
"네가 너인 게 네 약점이 될 수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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