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모뉴먼츠 맨:세기의 작전>
The Monuments Men : 2014
실화에 기초하였고 조지 클루니 감독 작품인 이 영화는 시작부터 세계 여러 도시들을 넘나들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포스터만 보더라도 한눈에 알 수 있는 걸출한 배우들의 멀티캐스팅이 예사롭지 않아서 영화에 대한 기대감과 호기심이 발동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의외로 영화 평점이 높지는 않아서 살짝 불안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안 봤으면 어쩔 뻔 싶을 정도로 나에게는 취향저격의 영화였다.
우연한 기회에 로버트 M. 에드셀의 원작 소설 '모뉴먼츠 맨'을 접한 감독은 이를 영화화 하기로 결심하게 되는데, 작가가 이탈리아 피렌체에 거주할 당시 '유럽의 훌륭한 기념물과 미술품은 어떻게 제2차 세계대전의 참화를 이겨내고 살아남았을까?'라는 의문부호로부터 모뉴먼츠 맨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이것이 소설 탄생의 계기가 되었다고.
연출, 각본, 제작, 주연까지 1인 4역을 완벽 소화해 낸 조지 클루니는 "시나리오를 작업할 당시 대부분의 캐릭터에 특정 배우를 떠올리면서 썼다. 특정 배우를 떠올리며 시나리오를 쓰는 것이 작업에 더 수월하고 배우들을 평소 이미지와 다른 캐릭터로 그리는 것 또한 재미있다"라고 시나리오 집필에 대해 언급하면서 명품 캐스팅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기도 했다.
나치에게 전리품 수집 특수부대 'ERR'이 있고, 소련에 전리품 부대 '트로피 여단'이 있다면, 연합군에게는 예술품 구출 작전을 펼치는 ‘모뉴먼츠 맨’ 기념물 전담반이 있었다.
1943년부터 1951년까지 소규모로 활동한 이들은 겉으로는 군복을 입은 군인이었지만 실상은 전투와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미술계 종사자들인 미술관 관장, 큐레이터, 건축가, 조각가, 미술품 거래상, 예술품 감정가 등으로 구성되어 세계적인 문화 예술품을 지키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했는데, 영화에서는 7인의 정예 인원이 전쟁터 한가운데서 펼치는 대활약상을 위트 있으면서도 감동적인 드라마로 담아냈다.
본격적인 출정식에 앞서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기념물 전담반 구성원들.
그런데 평균연령이 높아도 너무 높아서 걱정부터 앞서는 건 어쩔 수 없었는데 그럼에도 이 연로한 어르신들이 뿜어내는 훈훈한 아우라는 이 영화가 분명 웃음과 감동의 도가니일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게 했고,
조지 클루니를 필두로 하여 맷 데이먼, 빌 머레이, 존 굿맨, 장 뒤자르댕, 밥 바라반, 휴 보네빌이 이끄는 모뉴먼츠 맨과 그들이 되찾아야 하는 예술품들이 숨겨진 장소에 대한 결정적 열쇠를 쥐고 있는 케이트 블란쳇까지 연기파 배우들의 면면을 함께 지켜보는 것은 역시나 행복한 일이었다
벨기에 겐트 제단화와 이탈리아 미켈란젤로의 '성(聖) 모자' 상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처음 이 임무를 시작했을 때 우리가 군인인가 하는 회의가 들었었어.
전선에서 죽어가는 젊은이들처럼 목숨을 건 것은 아니었으니까.
우린 더 이상 전쟁의 구경꾼이 아니야.
전장 한복판에서 다른 여느 군인들처럼 고통을 겪고 있으니까.
사람의 목숨보다 중요한 예술품은 없다고 내가 처음에 말했었지.
하지만 내가 틀렸어.
이건 우리의 역사고 약탈하거나 파괴해서는 안돼.
먼저 간 전우들처럼 존경하고 아껴야 하지.
그들을 위해서라도 임무를 완수해야 해"
이 영화를 전쟁영화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굉장한 스케일의 전투장면도 당연히 찾아볼 수 없다.
애초에 그런 걸 기대하면 안 되는 영화인 거다.
시대적 배경이 2차 세계대전 전시상황이고, 장소가 전장이었을 뿐...
<모뉴먼츠 맨>은 감동적인 휴머니즘이 있는 역사 드라마인 것이다.
그래서 내 마음속에 콕 박혔던 장면 하나,
가족들이 보내준 녹음메시지가 도착했지만 축음기가 없어서 듣지 못하고 있던 빌 머레이가 한참 샤워 중이던 그 시간 갑자기 막사 전체에 울려 퍼지는 소리...
"안녕! 아빠, 메리크리스마스!"
딸의 목소리에 이어 손주들 목소리까지, 그리고 이어지는 "Merry Little Christmas"
축음기를 찾아 메시지를 틀어준 장본인이 사비츠 역의 밥 바라반이어서 더 뭉클했던...
그리고...
살던 사람은 이미 떠나고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빈집 그 벽에 되찾은 그림 한 점을 걸어 주는 맷 데이먼
"내 임무는 예술품을 되찾아 돌려주는 거예요. 여기가 시작인 거죠"
여기서 또 한 번의 감동이 밀려왔었고...
마지막으로...
"자네 생각은 어떤가?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30년 후 전사한 자네 전우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으리라 생각하나?
예술품을 위해 죽었다는 것을?"
그리고 30년이 지난 1977년 벨기에 브뤼헤에서 나는 그만 눈물이 왈칵..
"예술은 인류의 역사이기 때문에 목숨을 바칠 만큼 가치 있는 것"이라고 연출의 변을 밝혔던 조지 클루니.
<모뉴먼츠 맨> 자랑스럽고 위대한 그들은 결국 500만 점 이상의 예술품을 회수했다고 한다.
그분들에게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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