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느낌대로 영화 리뷰

<다즐링 주식회사> 영화 리뷰

by 미유네코 2023. 6. 23.
반응형

 

영화 <다즐링 주식회사> 

The Darjeeling Limited, 2007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기도 했던 <다즐링 주식회사>는 '색감 천재' , '미장센의 대가'로 평가받고 있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작품으로, 영화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에도 출연했던 배우 오웬 윌슨, 애드리언 브로디, 제이슨 슈왈츠먼이 이번 영화에서도 함께 삼형제로서 호흡을 함께 한다.

 

그렇다면 다즐링 주식회사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주식회사보다는 '다즐링 특급열차'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리는 The Darjeeling Limited는 인도철도청이 운영하는 열차 이름으로 성지 열차, 증기 열차, 고산 증기열차를 비롯해 사막투어, 궁전여행, 힌두성지, 남인도 여행 등 다양한 전세 열차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다즐링에 대해서도 잠깐 살펴볼까

인도 북동부에 위치한 작은 도시 다즐링은 히말라야 산맥에 속하며 해발고도 2000m 이상 되는 고산지대로 세계 3대 명차중 하나인 다즐링 홍차의 산지이기도 하다.

 

 
다즐링 주식회사
시끌벅적한 형제들의 신비스러운 인도여행이 시작된다3人 3色 휘트먼 형제의 행복찾기 프로젝트!  아버지의 갑작스런 사망소식을 전하기 위해 인도에 있는 엄마를 찾아 1년 만에 뭉친 3형제. 맏형 프랜시스는 이번 여행을 계기로 서먹한 형제 사이가 돈독해지길 바란다. 항상 이혼생각에 잠겨있던 찰라 아내가 임신하자 구체적으로 이혼을 계획하는 둘째 피터, 헤어진 애인에게 병적으로 집착하는 막내 잭. 선로가 있어도 길을 잃어버리는 대책 없는 인도기차 ‘다즐링 주식회사’를 탄 채 세 형제의 사고만발 인도여행이 시작되는데… ‘다즐링 주식회사’란?“인도 철도청 IRCTC’의 열차명. 인도철도청은 전 세계의 수많은 철도청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곳으로 마하 파리니르반 성지 열차를 시작으로 페리퀸 증기열차, 다즐링,시킴,우티등지의 고산 증기열차 그리고 사막투어,궁전여행,힌두성지 ,남인도 여행 등 70여개에 달하는 전세 열차 여행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평점
6.5 (2007.12.13 개봉)
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애드리언 브로디, 오웬 윌슨, 제이슨 슈왈츠만, 아마라 카란, 월레스 월로다르스키, 와리스 알루와리아, 바벳 슈로더, 카밀라 루더포드, 빌 머레이, 안젤리카 휴스턴, 쿠마르 팔라나, 나탈리 포트만, 이르판 칸

 

 

 

 

중절모를 쓴 중년신사가 짐가방을 들고 달린다. 이미 출발하기 시작한 기차를 잡아보겠다고 안간힘을 쓰는 중...

순간 영화는 슬로 모션으로 바뀌더니 마치 새치기라도 하듯 복병으로 나타나 빠르게 내달려 기차에 안착한 젊은 남자는 측은한 듯 미안한 듯한 표정으로 중년남자(빌 머레이)를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다.

때마침 OST "This Time Tomorrow-The Kinks"가 어우러지면서 뭔가 옛 감성이 돋고 기분은 몽글몽글해졌다.

설국열차 마냥 칸마다 분위기 딴판인 인도열차 그리고 객실문에는 프란시스 휘트먼, 피터 휘트먼, 잭 휘트먼의 이름표가 붙어 있어서 누가 봐도 가족인데 이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달리기 하느라 힘들었던 둘째(애드리언 브로디), 머리에 붕대를 칭칭 감고 나타난 큰 형 프란시스(오웬 윌슨), 진한 콧수염으로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가늠이 잘 안 되는 막내(제이슨 슈왈츠먼)까지 이렇게 삼형제가 함께 인도여행을 떠나는 모양인데 뭔가 예사롭지는 않은 분위기가 한껏 호기심을 유발시켰다.

 

지난 1년 동안 격조했던 삼형제, 본격적인 여행에 앞서 큰형이 당부한다.

"우선 서로 약속하자.
첫째, 우리의 끊겼던 형제관계를 회복한다.
둘째, 잃어버린 나를 찾아 깨달음을 얻자.
셋째, 아무리 힘들어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할 수 있지?"

 

 

여기는 다름 아닌 인도다.

여승무원이 건네는 스위트 라임을 마시고, 구두 한 짝을 도둑맞아 내내 짝짝이 신발을 신고 다니는 큰형에다, 상자에 담아 판매하는 뱀을 굳이 돈 주고 사기도 하고, 설상가상으로 사막 한가운데서 열차가 길을 잃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일어나는 그곳 인도에서 특별한 장례식까지 경험하게 되는 삼형제.

 

어린아이의 인도식 장례식에서는 OST "Strangers-The Kinks"가 흐르는 가운데 1년 전 아버지의 장례식으로 장면 전환되는 영화, 큰 형은 그동안 동생들에게는 비밀로 했던 여행의 진짜 목적을 털어놓게 되는데...

 

 

영화의 볼거리는 주인공 삼형제 외에도 깜짝 까메오가 등장한다는 점에 있다.

영화의 시작을 힘에 부치는 달리기로 장식했던 양복 신사 빌 머레이는 다음 기차를 잘 타셨을까 내내 궁금했고, 잘 살펴보면 또 다른 열차 안에서 나탈리 포트만을 만날 수도 있다.

 

색감 천재라는 수식어에 어울리게 알록달록 원색적이고도 다양한 인테리어의 기차 내부공간을 필두로 이 영화 역시 매력적인 색채들이 인상적이었고 무엇보다 함께 어우러지는 OST도 퍽 좋았다.

그리하여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내내 멈추지 않고 달리는 열차와 함께 OST "Les Champs-Elysees-Joe Dassin"를 끝까지 감상하기도 했던...

 

때론 어이없고 때론 미소 짓게도 했던 엉뚱한 삼형제가  '잃어버린 나를 찾아 깨달음을 얻자'며 다소 거창하게 시작했던 여행에서 비록 목적했던 그 깨달음을 얻지 못했다 할지라도 괜찮다. 그들의 우애와 따뜻한 가족애를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면 그 실마리를 찾았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는지...


인도 여행을 계획하거나 인도를 애정하는 분들이라면 특별한 감흥을 얻을 수 있을 영화 <다즐링 주식회사>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