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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대로 영화 리뷰

어디갔어 버나뎃

by 미유네코 2023.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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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갔어, 버나뎃
Where'd You Go, Bernadette, 2020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 시리즈와 <스쿨 오브 락>, <보이후드>를 연출한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어디갔어, 버나뎃>은 뉴욕타임즈 84주 베스트셀러였던 마리아 셈플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한때는 잘 나가던 천재 건축가였으나 지금은 사회성 결여로 이웃들과 끊임없이 불화를 겪던 한 여성이 자기 자신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어디갔어, 버나뎃
과거엔 건축계 아이콘 현재는 문제적 이웃 그녀가 사라졌다! “어디갔어, 버나뎃”  최연소 ‘맥아더상’을 수상한 천재 건축가였으나 현재는 사회성 제로 문제적 이웃이 되어버린 ‘버나뎃’. 일밖에 모르는 워커홀릭 남편 ‘엘진’,사사건건 간섭하며 동네를 주름잡는 옆집 이웃 ‘오드리’,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남편에게 일러바치는 비서 ‘수린’까지조용히 살고 싶은 ‘버나뎃’의 소망과는 다르게주변은 매일 소란스러워지고 그녀의 까칠함은 폭발한다.온라인 비서 ‘만줄라’와 함께친구 같은 딸 ‘비’의 소원인 가족 여행을 준비하던 어느 날,‘버나뎃’은 자신이 국제 범죄에 휘말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갑작스런 FBI 조사가 시작되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데...
평점
7.7 (2020.10.08 개봉)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
출연
케이트 블란쳇, 빌리 크루덥, 크리스튼 위그, 주디 그리어, 로렌스 피쉬번, 엠마 넬슨, 조이 차오, 데이비드 페이머, 메간 멀러리, 스티브 잔, 트로이안 벨리사리오, 제임스 우르베니악, 패트릭 세베스, 탈리아 토리오, 요하네스 하우쿠르 요하네손, 케이틀린 스태튼, 클로디아 도우밋, 케이트 버튼, 조 코일, 케이트 이스턴, 패트릭 조단

 
- 등급: 12세 관람가
- 장르: 코미디, 드라마
- 국가: 미국
- 러닝타임: 109분
 
"뇌는 디스카운팅 메커니즘을 따른다는 말을 아는가? 누가 선물을 줬다고 가정해 보자. 그게 마음에 쏙 드는 다이아몬드 몰걸이면 처음에는 정말 행복하다. 다음 날에도 행복하지만 전날만큼은 아니다. 1년 뒤에는 목걸이에서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한다. 뇌는 왜 이러는 걸까? 원래의 것에 익숙해져야만 새로운 위협을 감지할 수 있으니까... 이제 인간들은 짐승의 습격을 받을 일이 없으니까 이건 분명 뇌의 디자인상 결함일 거다. 감사함이나 기쁨 대신 위험, 생존 신호나 탐지하다니... 엄마도 그랬던 것 같다. 위험 신호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느라 삶의 아름다움은 다 잊어버린 것 같았다. 어쩌면 아빠도 엄마의 보석 같은 면을 보지 못하게 됐겠지."

 
딸: 두 분 기억하세요? 중학교 내내 성적을 잘 받으면 졸업 선물로 뭐든 준댔잖아요?
아빠: 난... 우리가 그랬나?
엄마: 조랑말 얘기가 듣기 싫어서 그랬을걸...
딸: 지금은 다른 게 갖고 싶어요. 뭔지 궁금해요?
아빠: 글쎄, 궁금한가?
엄마: 외출해야 하는 건 아니지?
딸: 가족 남극 여행! 크리스마스 연휴 때 가요!
 
엄마와 아빠가 서로에게 미루는 사이 반대할 타이밍을 놓쳐버려 결국 얼떨결에 허락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 되어버렸는데, 하지만 이것은 훗날 이들 가족이 극적인 삶의 전환점을 맞이하는데 크게 일조하게 될 것이었다.

 
한때는 천재 건축가로 인정받았으나 이미 20년 전에 건축을 그만두고 지금은 그저 아내이자 엄마인 버나뎃(케이트 블란쳇)과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근무하는 워커홀릭 남편 엘진(빌리 크루덥), 멀리 기숙학교에 가기로 결심했다는 딸 비(엠마 넬슨), 그리고 반려견 아이스크림까지... 이들 가족은 충분히 행복한 모습이었는데...
 
하지만 버나뎃은 새로 이사 온 도시 시애틀에도 쉽게 정을 붙이지 못하고 있었고, 무엇보다 이웃들과의 소통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더 근본적인 문제는 마치 은둔형 외톨이와도 같이 가족 이외에는 사람자체를 불편해해서 최대한 담을 쌓고 지내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불면증까지 있었던 그녀는 약 한 달 후 다가올 남극 여행에 대한 스트레스가 날로 커져만 가고 있었던 건데...

 
그러던 어느 날 외출에서 집에 돌아온 버나뎃은 남편과 함께 모여 있는 낯선 사람들을 보고 어리둥절했다.
 
버나뎃: 엘진, 무슨 일이야? 비 때문이야? 방금 학교에서 봤는데...
엘진: 아니, 비는 괜찮아.
버나뎃: 이 사람들은 누구야?
의사: 전 저넬 커츠 박사(주디 그리어)예요. 다들 앉을까요?
버나뎃: 왜죠? 
의사: 버나뎃이 처한 현실을 알려 주려고 해요.
 
그리고 FBI 요원(제임스 얼바니악)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자가 모든 상황을 설명해 주었고, 그동안 이용해 왔던 '가상 도우미'에 대한 진실을 깨닫게 된 버나뎃은 누구보다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는데, 게다가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한 남편의 독단적인 결정은 그녀를 더욱 충격에 휩싸이게 만들었던 것.
그리하여 버나뎃은 사라지기로 결심했다. 과연...어디 갔을까, 버나뎃???

 
"절대 엄마에게 지루하단 말을 해선 안 된다. 엄마는 이렇게 말할 거다. 사는 건 갈수록 지루해질 거고, 인생을 재미있게 만들 사람은 자신뿐이라는 걸 빨리 깨닫는 게 좋을 거라고... 금 엄마는 재미있는 걸 하고 있길 바란다."
 
사실 영화 시작부터 남극을 기대하고 있었던 터라 남극까지의 그 시간이 조금은 길게 느껴지기도 했고, 특히 중간중간의 인터뷰들은 이 영화가 한 여성 건축가에 대한 다큐멘터리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게다가 남편의 갑작스러운 깨달음과 자기반성이 무척이나 뜬금없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하지만 기대하지 못했던 마지막 엔딩 크레딧에서 절로 미소가 지어지면서 기분이 급 좋아져서 그 조금의 아쉬움들이 눈 녹듯 사라져 내렸던...
무엇보다 가장 가까운 친구로 서로를 아꼈던 엄마와 딸의 모습이 무척이나 좋았던 가족 성장드라마 <어디갔어, 버나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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