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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대로 영화 리뷰

<내가 죽던 날> 영화 리뷰..김혜수,이정은,노정의

by 미유네코 2024.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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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던 날
The day i died : unclosed case, 2020

 

박지완 감독의 <내가 죽던 날>은 잠시 외딴섬에서 지내게 된 17세 소녀가 태풍이 몰아치던 날 유서 한 장과 절벽 위에 신발 한 켤레를 남기고 사라진 실종사건에 대한 사건 종결을 맡게 된 형사에 대한 이야기다.

 
내가 죽던 날
그리고 삶은 다시 시작되었다! 태풍이 몰아치던 밤, 외딴섬 절벽 끝에서 유서 한 장만을 남긴 채 소녀가 사라진다. 오랜 공백 이후 복직을 앞둔 형사 ‘현수’는 범죄 사건의 주요 증인이었던 소녀의 실종을 자살로 종결 짓기 위해 그곳으로 향한다. 소녀의 보호를 담당하던 전직 형사, 연락이 두절된 가족, ​그리고 소녀를 마지막으로 목격한 마을 주민 ‘순천댁’을 만나 그녀의 행적을 추적해 나가던 '현수'는 소녀가 홀로 감내했을 고통에 가슴 아파한다. 수사가 진행될수록 자신의 모습과 닮아있는 소녀에게 점점 더 몰두하게 된 ‘현수’는 사건 이면에 감춰진 진실 앞에 한걸음 다가서게 되는데…
평점
7.9 (2020.11.12 개봉)
감독
박지완
출연
김혜수, 이정은, 노정의, 김선영, 이상엽, 문정희, 김정영, 조한철, 김태훈, 임성재, 강연정, 강신철, 박지훈, 정영기, 김정민, 박미현, 정지우, 김정호, 윤가현, 심소영, 이용이, 전현숙, 장문규, 윤현길, 정은경, 이종윤, 이윤재, 장지용, 하시연, 오세영, 이가경, 최예은, 윤성원

 

-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장르: 드라마
- 국가: 대한민국
- 러닝타임: 116분

 

- 수상내역
2021
42회 청룡영화상(신인감독상)
41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영평 10선)
57회 백상예술대상(영화 시나리오상)

 

"왜 이렇게 된 걸까?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왜 몰랐을까? 몰랐던 게 변명이 될까? 이 생각들을 멈출 수 있을까? 복직을 하면, 다시 일이라도 하면 이걸 다 잊을 수 있을까? 나는 다시 예전처럼 살 수 있을까?"

 

"용서하고 싶으세요? 이혼은 하실 건데, 남편분이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면 좋게 좋게 끝낼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시죠? 왜 이런 일이 일어났나 계속 생각하시겠지만 이번처럼 남편분이 계획한 거면 그 사람 때문에 일어난 거죠. 그 사람이 왜 사과를 하겠어요?"

 

남편(김태훈)이 외도를 했다. 그것도 자신의 후배와...

친구 민정이 소개해준 오 변호사(조한철)를 만나 설명을 듣긴 했지만, 아직도 남편과의 이혼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덜 된 듯 그녀의 귀에는 변호사의 말이 잘 와닿지가 않았는데...

 

서울서남경찰서 김현수 경위(김혜수)에게는 또 다른 문제가 하나 있었다. 출동 중 교통사고 이후 현재까지 병가상태에 있었는데, 과실 책임이 본인에게 있었기 때문에 복귀를 하게 되면 징계위원회가 열리게 될 것이었다.

이제 불편하던 팔도 회복되었고, 지금 그녀에게는 모든 것을 다 잊고 집중할 수 있는 일이 절실했기에 징계를 감수하고 복직신청을 하게 되었던 건데, 이를 보고 받은 상사(김정영)로부터 호출을 받게 됐다. 

  

상사: 증인 보호 차원에서 데리고 있던 여자애가 지내던 섬 절벽에서 뛰어내렸어. 검사 주도하에 동의 얻어서 요양차 가 있다가 그렇게 돼가지고 위에서는 우리가 다 뒤집어쓰게 될까 봐 신경 쓰는 눈치고... 1차 보고서 확인하고 인터뷰 보강해서 마무리해 주면 징계위 전에 내가 할 말이 좀 생길 것 같은데...

현수: 하겠습니다. 어딘가요, 그 섬?

 

밀수 사건에 연루된 아버지 때문에 주요 증인이 될 수밖에 없었던 만 17세 정세진(노정의)이 전북 고창의 외딴섬에서 혼자 지내다가 유서 한 장을 남기고 사라진 사건인데, 일단 필체는 아이의 것이 맞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절벽 위에서 신발까지 발견되어 수색작업이 진행되었으나 하필 강한 태풍이 지나던 시기와 맞물려 시신을 찾지는 못했다고 했다.

 

이에 김현수 경위는 아이가 아버지의 범죄사건 때문에 부득이 섬으로 내려가게 된 것이기 때문에 해당 사건을 수사했던 담당자들부터 만나보고자 했으나 박형준 형사(이상엽)는 이미 퇴사를 한 상태여서 같은 팀이었던 친구 민정(김선영)을 통해 세진의 가족사항과 사건 정황을 전해 들을 수 있었고, 섬으로 내려가서는 마을 사람들을 비롯해 세진이 묵었던 집주인 순천댁 아주머니(이정은)까지 두루두루 만나가며 탐문 조사를 진행했다.

 

아기 때 아빠와 이혼하고 이민 갔다는 친엄마와는 이미 연락이 끊어진 지 오래고, 혼인 신고 없이 함께 살았던 새엄마 김정미(문정희)는 전화번호가 바뀌어 연락이 닿지 않고, 아버지는 범죄 사실이 밝혀진 이후 사망했고, 남은 가족인 오빠는 교소도에 수감 중인 상태에서도 유산을 챙길 생각뿐이라는 세진의 사연들을 마주하게 된 현수는 점점 자신을 보는 듯 짠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커져만 갔는데...

 

'이곳 사람들의 인터뷰를 정리하면 섬에서의 일정은 끝난다. 보고서를 제출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제 여기서 이 아이가 어떻게 지냈는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더 이상 아무도 묻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아이의 표정을 안다. 지난 1년 동안 내가 거울 속에서 봤던 표정이다. 자신의 잘못도 아닌 일로 홀로 남겨졌던 아이는 파도 사이로 사라져 모두에게 잊힐 것이다'

 

과연 현수는 경찰조직에서 원하는 대로 사건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인지...

 

<내가 죽던 날>은 영화평에서 간간히 지루하다는 의견이 있기도 했지만, 나에게는 지루한 느낌 없이 볼 수 있어서 그 점은 괜찮았으나 영화가 내내 들릴락 말락 혼자서 웅얼거리고 있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전후 사정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모호하다 보니 이혼을 앞두고 있구나, 교통사고가 났었나 보네, 과실이 그녀에게 있나 보군, 아이가 섬에 보내졌는데 절벽에서 뛰어내렸다니, 얼굴 한번 나오지 않은 아버지는 도대체 어떻게 죽었으며, 그렇게 사이가 좋았다던 새엄마는? 게다가 박형준 형사는 또 왜?

 

계속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하게 되다 보니, 현수나 세진의 아픈 마음에 온전히 다가가기가 힘들었고, 충분한 공감대 형성이 어려워지니 함께 마음껏 슬퍼하지도 못했던...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연기 덕분에 그 의미는 잘 전달이 되기는 하였으나, 문제는 그 반전이 또 너무 허술하게 예측 가능했던 데다가 마지막 장면은 또 식상해서 배우들의 연기는 참 좋았으나 나에게는 아쉬움을 남긴 영화 <내가 죽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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