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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대로 영화 리뷰

<미성년> 영화 리뷰..염정아,김소진,김윤석,김혜준,박세진

by 미유네코 2024.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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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Another Child, 2019

 

배우 김윤석의 장편 영화감독 데뷔작인 <미성년>은 부모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17살 미성년인 두 여고생으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로 이보람의 희곡 '옥상 위 카우보이'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미성년
"알아?" "어떻게 모르냐. 배가 불러오는데..." 같은 학교 2학년 주리(김혜준)와 윤아(박세진)가 학교 옥상에서 만났다. 최근 주리의 아빠 대원(김윤석)과 윤아의 엄마 미희(김소진) 사이에 벌어진 일을 알게 된 두 사람. 이 상황이 커지는 것을 막고 싶은 주리는 어떻게든 엄마 영주(염정아) 몰래 수습해보려 하지만 윤아는 어른들 일에는 관심 없다며 엮이지 않으려 한다. 그 때, 떨어진 주리의 핸드폰을 뺏어든 윤아는 영주의 전화를 받아 그 동안 감춰왔던 엄청난 비밀을 폭로해 버리고, 이를 본 주리는 멘붕에 빠지게 되는데… 폭풍 같은 사건을 마주한 두 가족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평점
8.1 (2019.04.11 개봉)
감독
김윤석
출연
염정아, 김소진, 김혜준, 박세진, 김윤석, 김희원, 이희준, 정종준, 이정은, 염혜란, 이상희, 유순웅, 미람, 이윤재, 김혜윤, 성도현, 황재열, 정이랑, 권유나, 신하준

 

-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드라마
- 국가: 대한민국
- 러닝타임: 96분

 

- 수상내역
2019
40회 청룡영화상(신인여우상)
39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영평10선)
39회 하와이국제영화제(넷팩상)
23회 판타지아 영화제(베스트 데뷔상 특별언급)

 

17살 주리(김혜준)는 저녁시간 회식자리로 한창 떠들썩하던 식당 안을 남몰래 엿보고 있었다. 누군가를 찾고 있었던 것일까...

그러다가 식당 주인에게 들켜 놀라 넘어졌고, 그때 같은 학교에 다니던 윤아(박세진)와 마주치게 되자 주리는 휴대폰을 떨어트린 줄도 모른 채 다급하게 도망치게 되었는데...

 

다음날 윤아는 주리의 휴대폰을 돌려주기 위해 학교 옥상에서 만나자고 쪽지를 전했다.

 

주리: 나 부른 게 너야? 왜 불렀어? 

윤아: 비겁한 게 자기 아빠랑 똑같네. 

주리: 너희 엄마가 우리 아빠 꼬셨어. 지금 불륜 진행 중이야. 알아?

윤아: 어떻게 모르냐? 배가 불러오는데...

주리: 임신했어? 몇 개월인데?

윤아: 몰래 우리 집 훔쳐보지 마. 변태냐?

주리: 내가 변태면 너희 엄마는 꽃뱀이냐? 우리 아빠 돈 많이 없어. 너희 엄마한테 가서 말해. 그만하시라고...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계속 만나면 나 가만 안 있을 거야. 

윤아: 둘이 계속 만나면 네가 뭘 어떻게 할 건데?

 

그랬다. 주리의 아빠 대원(김윤석)과 윤아의 엄마 미희(김소진)가 서로 불륜관계에 있었고, 그것을 두 아이 모두가 알아버렸던 것이다. 그리고 윤아는 욱하는 마음에 주리 엄마에게까지 그 사실을 알리고 말았던 것. 이로써 당사자들 외에는 모두 알게 된 상황...

 

윤아: 안 창피해? 동네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 줄 알아?

미희: 다른 사람들이 뭔 상관이냐? 내 인생인데...

윤아: 그 아저씨가 이혼이라도 한대? 안 한대지?

미희: 아들이래. 엄마 진자 너무 든든해! 너도 내 딸이잖아. 근데 어떻게 남들보다 나를 더 이해를 못 해 주니?

 

엄마 미희는 19살에 윤아를 낳고 남편과 이혼한 후 지금까지 혼자서 자식 키우느라 여자로서 자신의 인생은 없었다면서 신세한탄을 하기도 했는데, 또다시 욱한 윤아는 전화도 받지 않는 그 아저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게 된다.

 

'당신이 바람피우는 거 세상이 다 알아'

 

한편, 대원과 영주(염정아) 부부는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각방을 쓰기 시작한 지 이미 2년이 되었다. 

아빠의 외도를 알게 된 주리는 아빠에게도 차마 내색할 수 없었지만, 원치 않게 엄마까지 알게 된 상황에서 엄마의 눈치까지 살펴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엄마 영주 역시도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지만 남편에게는 물론이고 딸에게도 내색할 수는 없었고, 속으로 속으로 삭이다가 결국 미희의 식당엘 찾아가게 되었는데, 물론 뭘 어쩌려고 간 것은 아니고, 그저 어떤 여자인지 확인하고 싶었을 것인데...

그런데 여기에서 뜻하지 않은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으니...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떳떳하지 못한 이 불륜관계를 어른들 스스로가 정리해 주기를 기대했을 것인데, 과연 그것이 가능하기는 할는지, 그리고 배신감으로 상심이 컸던 영주와 사건의 중심에 있는 대원은 또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미성년>은 그 제목처럼 미성년인 주리와 윤아의 시선이 중심이 되고 있다. 어른들 때문에 고통받아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했는데, 철없던 윤아의 아빠나 비겁하고 찌질한 주리의 아빠에 비한다면 오히려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두 아이가 짠하면서도 기특했던...

 

우선 놀라웠던 건 감독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김윤석 감독의 연출이 기대이상으로 좋았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서로 다른 입장에 놓인 두 여성과 두 여고생의 섬세한 심리묘사도 좋았고, 무거운 주제를 너무 무겁지 않게 해 준 유머감각 덕분에 울지 않고 웃으면서 볼 수 있었던 영화였는데, 거기에는 선생님 김희원, 윤아 아빠 이희준, 주리 친구 김혜윤, 방파제 아줌마 이정은, 옆산모 엄마 염혜란, 간호사 이상희 등등 깨알 같은 조연배우들이 크게 한몫했다고 생각된다.

 

다만, 나에게는 조금 엽기적으로 다가왔던 마지막 그 장면만 제외한다면 대체로 만족스럽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었던, 그래서 김윤석 감독의 차기작을 기대하게 만들기도 했던 영화 <미성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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