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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대로 영화 리뷰

혹성탈출4 새로운 시대 후기

by 미유네코 2024.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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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Kingdom of the Planet of the Apes, 2024

 

<메이즈 러너> 시리즈를 연출한 웨스 볼 감독의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는 시저의 죽음 이후 300~400년 후의 이야기로 바이러스에 의해 퇴화된 인간과 오히려 진화되어 지배력을 갖게 된 유인원들의 세상을 그리고 있다. 

* 결말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인류의 시대는 끝났고, 세상의 주인이 바뀌었다!  진화한 유인원과 퇴화된 인간들이 살아가는 땅. 유인원 리더 '프록시무스'는 완전한 군림을 위해  인간들을 사냥하며 자신의 제국을 건설한다. 한편, 또 다른 유인원 '노아'는 우연히 숨겨진 과거의 이야기와 ‘시저’의 가르침을 듣게 되고, 의문의 한 인간 소녀와 함께 자유를 향한 여정을 시작하게 되는데… 美 버라이어티 선정 2024년 최고의 기대작. <아바타: 물의 길> 제작진 x <메이즈 러너> 웨스 볼 감독. 5월 8일, 압도적 비주얼 스펙터클을 경험하라!
평점
-
감독
웨스 볼
출연
오웬 티그, 프레이아 앨런, 케빈 듀런드, 트래비스 제퍼리, 피터 메이컨, 윌리엄 H. 머시, 에카 다빌, 닐 샌딜랜즈, 사라 위스먼, 디첸 라크맨, 리디아 페컴

 

-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장르: 액션, SF
- 국가: 미국
- 러닝타임: 145분

 

세상의 주인이 바뀌었다!

 

아주 오래전 세상의 주인으로 군림했던 인간은 한없이 퇴화하여 그 지배권은 물론이고 말하는 법조차 잃어버린 채 오히려 진화한 유인원들에 의해 사냥을 당하는 처지에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세상 모두를 정복하고 자신의 왕국을 굳건히 하고자 폭력도 서슴지 않는 유인원 프록시무스(케빈 두런드)가 있었는데...

 

한편, 독수리를 키우며 평화롭던 독수리 부족 마을의 유인원 노아(오웬 티그)수나(리디아 페캄), 안나야(트래비스 제프리) 세 친구는 '결속 의식'을 앞두고 자신의 독수리 알을 구하기 위해 둥지가 있는 높은 산까지 함께 오르며 온통 기대와 설렘이 가득한 요즘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부족의 영토 안으로 에코(인간)가 몰래 숨어 들어온 흔적이 발견되었고, 이는 부족에게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노아의 아버지를 비롯한 부족의 장로들은 한시라도 빨리 에코를 찾아내 영토 밖으로 내보내기로 결정하게 되었는데...

 

용감한 듯 무모하게 독수리 부족을 침범해 온 인간은 알고 보니 어린 소녀 노바(프레이아 앨런)였는데, 문제는 이 노바를 찾는 이가 또 있었다는 점이었다.

 

쉼 없이 노바를 뒤쫓고 있었던 프록시무스 일당은 그녀가 독수리부족 영토 안에 숨어 있음을 알아차리고는 그 즉시 무차별적인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고, 무방비상태에서 그야말로 자다가 날벼락으로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던 독수리 부족의 영토는 삽시간에 참혹한 폐허가 되고 말았는데...

 

자신의 터전이 일순간에 잿더미가 되어 버린 현실에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지만, 잡혀간 부족 유인원들을 구해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용기를 낸 노아는 생전 처음으로 부족의 영토를 벗어나 폭군이나 다름없는 프록시무스를 찾아 나서게 된다.

 

그러다가 우연히 현자와도 같은 느낌을 풍기며 너그러운 심성을 가진 오랑우탄 라카(피터 메이컨)를 만나게 되었던 건데, 아직 어린 노아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싶어 했던 라카는 지금은 대부분의 유인원들에게서 잊힌지 오래인 '시저'에 대한 전설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오래전 시저가 우리의 리더였어. 그때는 유인원과 인간이 어울려 살았다더구나. 지금으로서는 불가능해 보이겠지만..."

 

얼마 후 노아와 라카의 주변을 맴돌던 문제의 그 노바가 배고픔과 추위에 떨고 있는 모습에 연민을 느낀 라카는 그녀를 내치지 않고 받아들여 주었고, 이렇듯 뜻하지 않게도 유인원과 인간이 함께 연대를 이루게 된 건데...

 

그런데, 곧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당연히 말 못 하고 연약하기만 한 인간일 거라고 생각했던 노바가 놀랍게도 말을 할 줄 알았던 것인데, 자신의 이름은 '메이'라며 말을 꺼낸 그녀는 프록시무스가 있는 곳을 알고 있다면서 직접 안내해 주겠다고 했다.

 

과연 이들의 여정이 무탈하게 이어져 노아는 무사히 자신의 부족 유인원들을 구해내고 독수리 부족 재건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프록시무스는 왜 인간 메이를 찾기 위해 그토록 혈안이 되어 있었던 것인지 그 진짜 이유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는 CG 특수효과에 대한 호평에는 이견이 없어 보였지만, 역시 좋았다는 의견과 새로울 것 없이 식상해서 실망스러웠다는 평가들이 엇갈리는 듯 보였던 데다 예고편 자체가 그다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던 터라 잠시 고민을 하게 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혹성탈출> 시리즈를 애정했던 한 사람으로서 역시 극장에서 이 영화를 봐줘야만 할 것 같았던 건데...

 

결국 나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던 것 같다.

영화는 시저의 장례식 장면으로부터 시작되고 있었는데, 아... 이때부터 심쿵, 뭉클, 울컥하게 되면서 나도 모르게 웅장해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고, <아바타: 물의 길> 제작진이 가세했음을 증명이라도 해주듯 독수리 부족이 뿌리내리며 살고 있던 그 황홀하면서도 광활했던 푸른 대지는 아바타의 그것에 절대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혹성탈출>을 좋아한다면서도 <혹성탈출: 종의 전쟁>을 미처 보지 못했다는 것을 먼저 고백하며...

개인적으로는 인간인 제임스 프랭코와 할아버지와 함께 생활했던 시저에 대한 추억과 애틋함이 크게 남아 있던지라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을 여전히 마음에 두고 있던 상태에서 시저마저도 없는 <혹성탈출>이 나에게 어떤 감흥을 주게 될지 반신반의했던 것도 사실인데, 영화는 의외로 초반부터 휘몰아치는 긴장감과 박진감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하면서 나의 심장을 뛰게 만들어 주었다.

 

누군가는 시저가 없어도 괜찮다고 했지만, 누군가는 여전히 시저를 그리워하고 있었고, 여기에서 다시 주인공인 앤디 서키스와 오웬 티그를 비교하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나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앤디 서키스는 1964년 생이고, 오웬 티그는 1998년생이니, 두 사람의 연기 경험이나 무게감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상황에서 둘을 단순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어 보이고, 오웬 티그는 나이에 딱 맞게 청년 유인원 노아의 역할을 충분히 잘 해냈다고 생각되며, 노아 곁에 함께 하며 모리스를 떠올리게 만들던 오랑우탄 라카도 그 존재감이 특별해서 또 좋았던...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그 독수리 장면이 첫 장면만큼이나 기억에 남는데, 중간에 조금 잠잠해졌던 나의 심장을 다시금 요동치게 만들면서 또 한 번의 웅장해짐을 느끼게 해 주었던 노아와 독수리의 환상의 호흡은 숨멎 그 자체였고, 인간과 유인원의 공존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부호를 남기며 마무리한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는 그다음 편을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영화이기도 했다.

 

그리하여... 시저는 우리들 가슴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기에 비록 시저가 없는 새로운 시대이기는 했어도, 나에게는 변함없이 설렘의 순간을 선사해 주었던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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