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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대로 영화 리뷰

<그녀가 죽었다> 영화 리뷰

by 미유네코 2024.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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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죽었다
Following, 2024

 

<인천상륙작전>, <치외법권>,  <덕구> 등 많은 영화에서 각색과 스크립터를 맡으며 실력을 쌓아 온 김세휘 감독의 입봉 작품인 <그녀가 죽었다>는 관심받고 싶고, 보여 주고 싶은 '관종' 인플루언서 한소라와 '관찰'이라는 미명 하에 남의 삶을 몰래 훔쳐보는 것을 취미로 삼고 있는 공인중개사 구정태의 비뚤어진 삶을 조명하고 있는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다.

 

<결말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그녀가 죽었다
“나쁜 짓은 절대 안 해요. 그냥 보기만 하는 거예요.”  고객이 맡긴 열쇠로 그 집에 들어가  남의 삶을 훔쳐보는 취미를 지닌 공인중개사 ‘구정태’. 편의점 소시지를 먹으며 비건 샐러드 사진을 포스팅하는  SNS 인플루언서 ‘한소라’에게 흥미를 느끼고 관찰하기 시작한다. “관찰 152일째, 그녀가… 죽었습니다.” 급기야 ‘한소라’의 집까지 드나들던 ‘구정태’는 어느 날, 그녀가 소파에 죽은 채 늘어져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 후 그가 ‘한소라’ 집에 들어간 것을 알고 있는 누군가가 협박을 시작하고, 사건을 맡은 강력반 형사 ‘오영주’의 수사망이 그를 향해 좁혀온다. 스스로 범인을 찾아야 하는 ‘구정태’는 ‘한소라’의 SNS를 통해 주변 인물들을 뒤지며 진범을 찾아 나서는데…
평점
9.9 (2024.05.15 개봉)
감독
김세휘
출연
변요한, 신혜선, 이엘, 한소하, 이세랑

 

-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미스터리, 스릴러
- 국가: 대한민국
- 러닝타임: 103분

#관찰, 훔쳐보기가 취미인 공인중개사 구정태

 

"안녕하세요! 구정태(변요한)입니다. 직업은 공인중개사고요, 취미는 관찰하기입니다. 좀 이상하게 보이죠? 하지만 나쁜 짓은 절대 안 해요. 저는요, 보통 한 사람을 특정해서 관찰하지 않는데요, 근데 이 여자만은 예외예요!"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구정태는 자신에게 집 열쇠를 맡긴 고객들의 집을 제집 드나들듯 드나들면서 구석구석을 탐색하고 그러면서 수리가 필요하다 싶은 부분, 예를 들면 세면대 물이 잘 내려가지 않는다거나 전등에 문제가 생긴 것을 발견하게 되면 손수 고쳐주고 나오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관찰' 활동이 오히려 선한 행동이라도 되는 것처럼 정당화하고 있었던 건데...

#관종, 보여주는 걸 좋아하는 유명 인플루언서 한소라

 

"태생이 외톨이였다. 나는 나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44만 팔로워를 자랑하는 자신의 SNS를 통해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한 사진이나 값비싼 명품백 사진을 올리며, 보여주기식 관종행각을 보이고 있는 인플루언서 한소라(신혜선)는 허영심과 과시욕으로 똘똘 뭉친 29세 여성인데, 자칫 된장녀의 이미지로 비칠까 우려하여 최근에는 봉사활동 사진을 주로 올리면서 분위기 쇄신을 노리고 있었는데...

 

구정태가 한소라를 처음 본 건 편의점에서였다.

다른 사람을 관찰하기 좋아하던 구정태는 편의점에서 소시지를 먹고 있으면서 SNS에는 비건 샐러드를 먹었다고 올리는 그녀를 발견하고는 꽤나 호기심이 발동했던 모양이다.

 

그녀의 뒤를 밟아 집을 알아내고, 우편물로 이름을 알아내고, 그 이름을 검색해 그녀의 SNS를 알아내는 것까지는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현관 비밀번호는 도무지 쉽게 해결되지가 않았는데...

 

"오 마이 갓... 그녀가 왔습니다! 전 제 일이 너무 좋아요!"

 

이게 무슨 일인가... 현관 비밀번호를 알아내지 못해 답답하던 차에 그녀가 집을 내놓으려고 한다면서 제 발로 찾아왔고, 게다가 집 열쇠까지 맡기고 갔으니, 이로써 그의 고민은 한방에 해결되어 마음껏 그녀의 집에 드나들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관찰 152일째 되던 날, 여느 때처럼 스스럼없이 한소라의 집에 들어갔다가 소파 위에서 피를 흘리며 숨져 있는 그녀를 발견하게 된 구정태는 너무 놀라고 당황했으나 혹시라도 자신이 용의자로 몰릴 것을 우려해 신고하는 대신 그대로 집을 빠져나오는 선택을 하게 되었는데...

 

'SNS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던 20대 여성이 실종돼 경찰이 공개수사에 나섰습니다'

 

한편, 한소라 실종 사건을 맡게 된 도봉 경찰서 강력반 형사 오영주(이엘)는 현장 증거, 차량 조회, CCTV를 비롯해 주변 탐문 수사도 함께 진행했고, 어김없이 구정태가 운영하는 한빛부동산에도 찾아왔다.

 

"구정태 씨, 2월 19일에 뭐 하셨어요? 혹시 한소라 집에 몰래 들어간 적 있습니까?"

 

그렇게 수사가 진행될수록 모든 증거들이 점점 한 사람을 가리키기 시작했고, 게다가 협박성 우편물까지 배달되면서 자칫 살인범으로 누명을 쓸 위기에 놓인 구정태는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판단하여, 한소라의 SNS를 통해 단서들을 모아가며 직접 범인을 찾아 나서게 되는데...

 

<그녀가 죽었다>는 SNS가 일상이 된 요즘의 현실을 잘 반영한 영화였다. 나름의 철학을 가진 신종 변태 구정태와 가식의 삶을 보여주는데 여념이 없는 한소라의 모습이 결코 먼 나라 얘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했는데, 관종 한소라도 물론 싫지만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조차 깨닫지 못하면서 해맑던 관음증 구정태의 모습이 더욱 충격이고 소름이었던...

 

사실 초반에 어느 정도 눈치를 채 버려서, 범인을 처음부터 알려주고 시작한 것이나 다름이 없는 영화이기는 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고 보는 배우 신혜선의 연기는 여전히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아서 좋았는데, 주인공 세 사람 외에도 한소라의 팬 이종학(윤병희), VJ 유튜버 호루기(박예니), 형사팀장(박명훈) 등 조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배우들의 인지도에 비해 낯선 감독의 입봉 작품이라서 조금 걱정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첫 연출작임을 감안한다면 괜찮았던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라고 생각되고, 어쩌면 조금쯤 무뎌져 있을지도 모를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단면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곱씹어 볼 거리를 던져 준 영화 <그녀가 죽었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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