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그데이즈
Dog Days, 2024
<그것만이 내 세상>, <영웅> 등에서 조연출을 거치며 20년 만에 입봉하게 된 김덕민 감독의 <도그데이즈>는 동물병원을 중심으로 얽히게 되는 강아지를 키우는 반려인들의 소소한 일상을 담아낸 영화다.
-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장르: 드라마
- 국가: 대한민국
- 러닝타임: 120분
작은 상가주택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싱글남 민상(유해진)은 오늘도 아침 출근길부터 인상을 찌푸리게 됐다. 개똥을 밟았기 때문... 건물주인 그는 위층에 거주하면서 1층에 동물병원을 세놓고 있었는데, 건물 앞 개똥 문제로 원장 진영(김서형)과 자주 마찰이 생기고 있는 요즘이었다.
민상: 제가 개똥 좀 조심해 달라고 했죠? 한두 번도 아니고... 만기 연장은 안되니까 다른데 알아보시라고요!
진영: 동물병원이 마음에 안 든다고 다짜고짜 내쫓겠다는 건 너무 경우 없는 거 아니에요? 반려견 1,500만 시대에 개 혐오발언하면서 무작정 나가라는 건물주 갑질 폭로하겠어요!
민상: 마음대로 하시든가요...
그러던 어느 날, 동물병원 주차장에서 접촉사고가 나서 병원 손님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던 민상을 우연히 지켜보게 된 조민서 할머니는 그의 태도가 영 마음에 들지 않자 훈계를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사과하시는 게 좋겠네요. 차 범퍼야 다시 갈면 되지만 살아있는 건 귀한 거예요. 유한한 거니까..."
민상은 처음 보는 할머니의 간섭이 당황스러웠지만, 이후 이 할머니가 세계적인 건축가 조민서 대표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위해 꼭 도움을 받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연결 고리가 되어줄 동물병원 원장 진영을 공략해야만 했으니, 이로써 전세는 완벽히 역전이 되고 말았던 것...
선용(정성화)과 정아(김윤진) 부부에게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이다. 아이를 갖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해봤지만 여의치 않자 기관을 통한 입양을 결정하게 되었고, 오늘이 바로 두 사람의 딸 지유(윤채나)를 맞이하게 되는 날이었던 것이다.
기쁨과 설렘으로 이제 막 초보 엄마와 아빠가 된 부부는 지유가 편안하게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자 했는데, 아이는 낯선 환경 때문인지 얌전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면서도 어쩐지 곁을 주지 않고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이었다.
선용의 후배인 기타리스트 현(이현우)은 아프리카에 간 여자친구 수정의 반려견 골든 리트리버를 얼떨결에 맡아 돌보게 되었는데, 강아지를 키워본 적이 없는 그가 과연 스팅을 잘 케어하면서 무탈하게 함께 잘 지낼 수 있을지 불안하기만 하던 그때, 갑자기 불청객이 등장했다.
수정의 전남친인 다니엘(다니엘 헤니)이 불쑥 나타난 것 자체도 당황스러웠지만, 자신이 스팅의 대디이며 수정의 언니가 이미 허락을 했으니 이제부터는 한 달에 한 번씩 스팅이를 만나야겠다는 다니엘의 말에 현은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한편, 세계적인 건축가 조민서(윤여정) 대표는 아들 내외가 뉴질랜드로 이민 간 이후 완다라는 이름의 프렌치 불도그를 키우며 외롭게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함께 동물병원에 다녀오다가 갑자기 길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지게 되면서 유일한 가족인 완다를 잃어버리고 말았는데, 평소 음식 배달을 통해 안면이 있었던 MZ 배달 라이더 진우(탕준상)가 이 소식을 듣고는 완다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는데...
<도그데이즈>는 화려한 멀티캐스팅이 먼저 눈에 띄었는데, 그만큼 실력 있는 배우진의 탄탄한 연기가 받쳐 주면서 보다 높은 완성도의 영화를 만들어내지 않았나 싶고, 거기에 우리 강아지들의 역할도 물론 만만치는 않았다.
사실 동물을 소재로 한 영화의 분위기야 어느 정도 예측가능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도그데이즈>는 강아지나 반려견에만 방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가족애나 우정, 사람 간의 관계들에 더욱 큰 무게를 두고 있어서, 오히려 사람 때문에 울게 됐던 영화이기도 하다.
다만, 영화에 등장하고 있는 강아지들이 모두 품종견이어서 믹스견들에게도 좀 더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했지만, 웃음이 있고, 눈물도 있고, 게다가 나름의 반전도 있었던 감동과 힐링의 <도그데이즈>는 반려인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공감이 가능할, 온 가족이 함께 보기에 참 좋은 영화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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