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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대로 영화 리뷰

더 에이트 쇼

by 미유네코 2024.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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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에이트 쇼
The 8 Show, 2024

 

<관상>, <비상선언>, <더 킹>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의 <더 에이트 쇼>는 웹툰작가 배진수의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8부작 드라마로 피폐해진 삶 속에서 허덕이던 8명의 인물들이 그저 시간만 보내면 돈을 준다는 '더 에이트 쇼' 참가 제안을 받고 폐쇄된 8층 건물에 모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의문투성이 예측불허의 이야기다.

<결말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The 8 Show (더 에이트 쇼)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시간
(2024-05-17~)
출연
류준열, 천우희, 박정민, 이열음, 박해준, 이주영, 문정희, 배성우
채널
Netflix

 

- 등급: 19세 이상 관람가
- 장르: 드라마, 코미디, 스릴러
- 국가: 한국
- 원작: 웹툰 머니게임, 웹툰 파이게임

 

'에이트 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 쇼는 어떤 기술이나 지식도 필요 없습니다. 이 쇼에서 필요한 건 당신이 버리려 했던 시간뿐입니다. 당신이 쇼에 참여하는 순간 숙식은 제공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금이 쌓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쇼는 주어진 시간이 끝나면 자동으로 종료되며, 참가자 중 한 사람이라도 사망할 경우에는 시간과 상관없이 그 즉시 쇼가 종료되오니, 참가자들의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참여를 원치 않으시는 분은 소정의 차비를 가지고 돌아가 주시고, 참여를 원하시는 분께서는 원하시는 카드를 한 장 고르신 뒤 커튼 안쪽으로 진입해 주시기 바랍니다!' 

1화 (3층-류준열)

* 3층: 지극히 평범한 30대 배진수는 나서지 않는 삶,  군중 가운데 숨는 삶이 평생의 모토이자 신변 안전의 비결이었을 정도로 겁이 많은 성격의 소유자다.

 

'나는 조금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 대통령, 소설가, 아이돌, 건물주까지는 아니더라도 하고 싶은 것도 해보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적어도 양화대교 위에서 몸을 던지는 30대 모 남성이 될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

 

9억 사채빚을 갚지 못해 사채업자에게 시달리게 된 진수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여 결국 한강에 투신하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몸을 던지려던 바로 그 순간 너무나도 절묘한 타이밍에 띠리링~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는데...

MG뱅킹 [입금] 1,000,000원 안녕하십니까
MG뱅킹 [입금] 1,000,000원 당신이 포기한 
MG뱅킹 [입금] 1,000,000원 당신의 시간을
MG뱅킹 [입금] 1,000,000원 사고 싶습니다
MG뱅킹 [입금] 1,000,000원 관심이 있으면 
MG뱅킹 [입금] 1,000,000원 탑승해 주세요

 

또다시 귀신같은 타이밍으로 리무진 한대가 그 앞에 멈춰 섰고, 무엇에라도 홀린 듯 얼떨결에 탑승하게 된 그가 도착한 곳은 어둡고 텅 빈 극장이었다. 
그곳에 마련된 책상 위에는 돈다발과 메시지가 적힌 카드, 그리고 숫자가 적힌 카드 8장이 놓여있었는데, 3장의 숫자카드는 이미 누군가가 가져갔는지 5개의 숫자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분명 돈에 욕심은 났지만 '사망'이라는 단어에 멈칫하게 된 진수는 정체도 알 수 없는 누군가가 준비한 도무지 예측이 불가한 이 쇼가 어쩌면 위험한 속임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미 입금된 6백만 원과 차비 2천만 원을 챙겨 그냥 되돌아가는 편이 낫겠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하지만...

 

'궁금했다. 100만 원씩을 입금하면서 말을 걸고, 차비로 2천만 원을 쏘는 놈들이 만든 쇼는 대체 얼마짜리일까?'

2화 (8층-천우희)

* 8층: 사차원인 듯 조증인 듯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는 여성으로, 사람들로부터는 '또라이', '미친X' 소리를 듣고 있다. 

 

'참가자께서는 개인소유의 옷을 비롯한 모든 용품을 반납해 주시고, 지급된 유니폼으로 환복 해주시기 바랍니다. 적립된 상금은 전광판으로 확인이 가능합니다. 숙박과 식음료는 매일 무상으로 제공되며, 각 참가자는 방에 있는 인터폰으로 식음료를 제외한 구매가 가능합니다. 단, 구매 비용은 참가자 게임의 상금에서 별도 물가에 따라 차감되며, 방에서 생성된 물품은 밖으로 가지고 나갈 수 없습니다. 
방 밖에서 사용할 물건은 광장에 있는 인터폰을 통해 구매해야 하며, 별도 물가로 차감됩니다. 매일 자정부터 오전 8시까지는 모든 참가자들이 방에 거주해야 하며, 카메라를 의도적으로 가리면 안 됩니다. 안내된 룰을 위반할 시, 개인 상금의 절반이 차감되는 페널티가 있습니다. 쇼는 자정부터 시작됩니다.'

 

극장의 커튼 안쪽에는 넓은 광장이 있었고, 광장 전광판에는 24시간이 표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8개의 층에는 방이 딱 1개씩만 있었는데, 앞서 각자가 선택한 숫자카드가 해당층의 키였고, 그렇게 자신의 층과 방이 선택된 거였다. 

 

방안에는 등번호가 적인 유니폼과 신발, 룰 북이 마련되어 있었고, 방 안 전광판에는 시간이 아닌 각자가 획득한 금액이 표시되도록 되어 있었으며, 온 사방에는 CCTV가 설치되어 모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쇼가 시작되었는데, 이상한 점이 하나 발견되었다. 당연히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던 광장 전광판의 시간이 오히려 늘어나 있었던 것!


"저렇게 계속 시간이 늘어나면, 우리 평생 여기서 못 나가는 거 아니에요?"

3화 (7층-박정민)

* 7층: 말수가 적고 이성적이며 침착한 모습의 7층은 이곳에서 '브레인'으로 통했다. 

 

"형식적은 룰 북은 있는데, 쇼의 목표라든지 이어 나가는 방식이라든지 정작 중요한 것들은 적혀 있지 않아서 뭘 해야 되는 건지 알 수가 없으니까 더 무서운 거 같습니다"

이곳에서의 시간은 곧 돈이고, 시간이 모두 소진됨과 동시에 쇼가 종료되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시간이 늘어나는지 그 숨겨진 룰을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였는데...

4화 (4층-이열음)

* 4층: 자신의 꿈과는 반대되는 고단한 삶에 치이고 있었던 청춘 4층은 이곳에서 '찡찡이'로 통하고 있었다.

 

참가자들의 목표는 가능한 한 이 쇼를 오래 지속하면서 최대 금액을 뽑아가는 거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극한상황을 연출하면서 어느 때보다 서로 뭉치고 서로 믿는 공동체 의식이 중요한 환경임을 깨닫게 했다.

 

또한, 이 쇼를 통해 원하는 만큼의 부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주최 측이 알려주지 않은 숨겨진 룰을 알아내는 것도 물론 중요했지만, 당장 또 급하게 해결해야만 하는 것이  도시락 문제와 화장실 문제였고, 더불어 평생 이 안에서만 갇혀 지낼 수는 없기에 이 쇼를 언제 끝낼 것인지에 대한 8명의 합의 도출 또한 중요한 문제 중 하나였다.

5화 (6층-박해준)

* 6층: 거칠고 폭력적인 6층은 그야말로 깡패와 다름없었으나 오직 8층에게만은 호의적이었다.

 

그러나 이곳의 극한 상황은 이들을 똘똘 뭉치게 하는 대신 서로 간의 신뢰가 오히려 흔들리게 만들면서 분열을 조장했고, 노골적인 편 가르기 상황으로까지 몰고 가더니 결국 또 하나의 계급사회를 탄생시키고 말았는데...

6화 (2층-이주영)

* 2층: 아무한테나 반말을 하면서 버릇없어 보이던 2층은 의외로 체력짱에 의리가 있는 인물이었다.

 

"너도 알잖아. 여기 시스템이 위에서 다 잡고 휘두르라고 만들어 놓았다는 거!"

 

조금씩 이곳 시스템에 지쳐가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쇼를 그만하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절대 이 쇼를 끝내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었으니...

7화 (5층-문정희)

* 5층: 마냥 친절하고 상냥한 5층 언니는 오히려 너무 착해서 믿음이 안 간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땀도 흘려보고 피도 흘려보고 때리고 지지고 찌르고 굽고 선동하고 기만하고 배반하고 강탈하고 속고 속이고 거기서 또 한 번 더 속이고 사람이 사람한테 할 수 있는 온갖 짓은 이미 다 한 것 같아. 사그라들고 있어요. 불꽃이... 자극의 끝은 뭘까요?"

"저는요, 여기서 저를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그냥 플레이어랄까? 인간은 인간성이 좋아야 되지만, 플레이어는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면 되잖아요"

 

이렇듯 사람들은 저마다 같은 듯 서로 다른 생각들을 품고 있었는데...

8화 (1층-배성우)

* 1층: 다리가 불편했던 1층 아저씨는 원치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 그냥 인간으로 나가자. 마지막 기회라고 봐. 멀쩡하게 나갈 수 있는 진짜 마지막 기회..."

 

"아무리 잘 살려고 노력한들 소용이 있을까요? 이놈의 세상..."

 

과연 참가자 모두는 원하는 만큼의 돈을 획득하고 기쁘게 이 쇼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인지...

황당무계한 이 쇼의 마지막에는 과연 어떤 엄청난 혹은 어처구니없는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 것인지...

 

<더 에이트 쇼>는 폐쇄된 공간 안에 갇히게 된 참가지들이 돈을 벌기 위한 쇼(게임)를 한다는 설정에서 <오징어 게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는데, 공간만 제공할 뿐 쇼 자체에는 그 어떤 개입도 하지 않지 않는다는 점과 게임이라는 미명하에 마구잡이로 사람을 죽이던 <오징어 게임>과는 달리 오히려 한 명이라도 사람이 죽으면 쇼가 종료된다는 점에서 굉장히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그래서 잠시 잠깐 이 쇼는 그래도 인간적인 건가 싶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그 정체를 꽁꽁 숨긴 채 CCTV를 통해 그 모든 상황을 한 편의 영화라도 감상하듯 지켜보면서 돈지X를 하는 주최 측의 의뭉스러움을 생각하면 끔찍하고 소름이 끼칠 수밖에 없었는데, 청불 등급이고 물론 잔인했으나 <오징어 게임> 보다는 훨씬 순한 맛 느낌이었고, 선정성 또한 말로만 선정적이다가 마는 느낌이었달까...

 

류준열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된 <더 에이트 쇼>는 1화부터 제대로 호기심을 유발하면서 큰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고, 중반까지만 해도 흥미진진하게 잘 끌고 가는 느낌이었으나,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참가자들이 고통받으며 지쳐갈수록 보는 나 역시도 함께 힘들어질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비극적인 상황에서조차 웃으며 즐거워하던 8층 캐릭터의 상냥한 듯 비아냥거리는 특유의 말투가 너무나도 거슬려서 참기 어려웠던 데다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불평등한 구조 속에서 가혹했던 착취의 현장을 지켜봐야 하는 건 역시 쉽지 않았던...

 

그만큼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다.

앞서 말했듯 <한공주>에서 <곡성>을 거쳐 또다시 엄청난 변신을 해낸 천우희 배우가 정말 놀라웠고, 드라마의 중심에서 너무나 든든했던 류준열, 그리고 그 내공이 여전했던 문정희, 무미건조한 듯했지만 피리 부는 사나이로 놀라움을 선사했던 박정민 등등...

 

"마지막이 신파 같기는 한데, 나쁘지는 않네..."

 

감독은 배우의 입을 통해 이렇게 말하기도 했지만, 그러나 나는 아닐세. 시작은 창대했으나 중반 이후 정체기를 거쳐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기괴한 분위기로 끌고 가다가 결국 힘없이 끝나버린 느낌... 그것은 아마도 도입부에서 기대감을 한껏 높여놓았던 게 오히려 부작용이 되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다 발전한 시즌 2를 기대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던 <더 에이트 쇼>였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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