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느낌대로 영화 리뷰

<올드 가드> 영화 리뷰..샤를리즈 테론

by 미유네코 2024. 6. 8.
반응형

올드 가드
The Old Guard, 2020

 
<더 우먼 킹>, <블랙버드>를 연출한 지나 프린스-바이스우드 감독의 <올드 가드>는 뛰어난 치유능력 덕분에 죽지 않고 수백 년을 살아가면서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 것을 위해 끝까지 싸우는 불멸의 전사들에 대한 이야기다.

올드 가드

 
- 등급: 청소년관람불가
- 장르: 액션, 판타지
- 국가: 미국
- 러닝타임: 124분

 
"전에도 이랬다. 반복에 반복, 매번 같은 질문을 던진다. 이건가? 때가 온 걸까? 그리고 매번 같은 답이다. 너무 지긋지긋해..."
 
수세기 동안 죽지 않고 거듭되는 삶을 살면서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 것들을 위해 끊임없이 싸워온 불멸의 전사들이 있다. 물론 그 수는 많지 않아서, 부커(마티아스 쇼에나에츠), 니키(루카 마리넬리), 조(마르완 켄자리), 그리고 이들의 보스 앤디(샤를리즈 테론)까지 현재 총 4명이 팀을 이루면서 가족 이상의 끈끈하고도 특별한 연대감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전에도 한번 이들을 고용한 적이 있었던 전직 CIA 요원 코플리(치웨텔 에지오포)가 부커를 통해 또다시 의뢰요청을 해왔다고 했다.   
 
남수단의 한 학교에 반군이 들이닥쳐 교사들을 살해하고, 학생들을 납치하는 사건이 벌어져 남수단측에서 미국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소용이 없자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판단한 CIA 옛 동료가 코플리에게로 연락을 해왔다는 설명이었다.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에 동일 의뢰인으로부터의 재의뢰는 받지 않는 것이 앤디의 원칙이었지만 가장 어린아이가 고작 8살이라는 말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인데...

 
한편, 런던에서는 제약업계 최연소 CEO인 스티븐 메릭(해리 멜링)의 사업설명회가 한창이었다. 
 
"선진국의 평균 수명은 78살입니다. 운 좋게 여성으로 태어나면 2년이 추가되죠. 이 모든 건 만인의 애증인 대형 제약 회사 덕이죠. 저희 회사의 말단 소체 연장 연구는 인간 줄기세포 염색체의 시계를 돌려놓았습니다. 조만간 코잭 박사의 클로토 호르몬 조작이 인지 저하를 완벽히 차단하게 될 겁니다. 이제 치매는 안녕이죠. 저희 연구가 세계인의 수명을 수년간 연장할 겁니다"
 
이렇듯 수년, 수십 년까지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연구에는 당연히 큰돈이 들 수밖에 없어서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결론이었다. 투자는 자신의 모험심에 불을 지피고, 이 모험은 수많은 이들의 삶을 개선할 거라면서...  

 
또 다른 곳,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미국 해병대 소속 나일 프리먼(키키 레인) 상병이 새로운 운명을 맞닥뜨리고 있었다.
 
작전 도중 분명 사망했으나 상처 하나 없이 다시 살아나게 된 나일은 스스로도 물론 당황스러웠지만, 이를 지켜본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견디는 것 역시도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
 
그리고 그런 나일의 존재를 감지한 사람들이 있었으니 바로 앤디 일행이었다. 이들은 동시에 꿈속에서 나일을 보게 됐고, 나일 역시도 이들에 대한 꿈을 꾸게 되었던 것인데, 이처럼 불멸의 사람들은 의도하지 않아도 운명처럼 서로 연결되었다. 

 
그리하여 앤디는 어리둥절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을 나일을 찾아 나섰다.
 
앤디: 아직도 뭐가 뭔지 모르겠어? 넌 이제 안 죽어.
나일: 당신은 누구죠?
앤디: 난 불멸자 조직의 리더야. 군대 같은 거지. 너처럼 군인이고, 투사야. 궁금한 게 많겠지. 답이 듣고 싶다면 차에 타!
 
자신과 같은 불멸의 존재를 마주하게 된 나일은 당연히 궁금한 것이 많을 수밖에 없었고, 앤디와 팀원들은 혼란스러울 나일에게 최선을 다해 설명해 주었으며,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심의 조언도 결코 빼놓지 않았다.
 
부커: 이제는 앞만 보고 가. 넌 언제까지나 지금처럼 어리겠지만 네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늙고 고통받으며 죽게 돼. 혹시라도 네가 그 사람들 인생에 다가갔다간 네 비밀을 들키게 될 거고, 그들은 알려달라고 애원하지만 넌 해줄 게 없지. 네 말을 믿지도 않을 거야. 그리고 이렇게 말하겠지. 자기들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사랑이 식었다고 이기적이라고.. 넌 영원히 못 잊을 거야. 증오와 절망에 젖은 그 눈빛을... 사랑했던 모든 사람을 잃는다는 게 어떤 건지 알게 될 거야.

 
그런데 앤디와 팀원들을 뒤쫓고 있는 자들이 있었다. 아무래도 죽지 않는 이들의 정체가 발각된 모양이었는데, 이어지는  함정과 배신으로 최악의 위기상황에 내몰리게 된 이들은 과연 이 모든 것을 극복해 내고, 수백 년 동안 이어진 인류를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 전진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인지...

 
불멸이라는 흥미로운 소재가 샤를리즈 테론이라는 배우를 만나면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올드 가드>는 슈퍼 히어로 영화로 분류되기는 했지만, 사실 뛰어난 치유 능력 덕분에 불멸의 삶을 산다는 것 외에는 초인적인 어떤 특별한 능력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오히려 불멸이라는 것이 이들에게 족쇄나 저주로 느껴지면서 더욱 외롭고 고통스럽게 만들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쓸쓸함이 가득했던 영화였다.
 
다만, 신입 나일이 등장하면서 그녀에게 모든 것을 설명해야 하고, 납득시켜야 했던 과정들 때문에 버스가 제때 출발하지 못하고 지체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되었고, 그러면서 나일이라는 캐릭터가 이 영화에 꼭 필요했나 싶기도 했었지만 결론적으로는 꼭 필요했더군...ㅎㅎㅎ
 
청불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액션의 수위가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니긴 했지만, 짙고도 깊은 한과 슬픔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던 분노의 도끼질은 꽤 통쾌했었고, 마지막 떡밥으로 인해 우마 서먼이 캐스팅 됐다는 2편 역시도 기대해 볼 만하겠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됐던 <올드 가드>였다.
 
"끝이 언제인지 우리에겐 결정권이 없어. 하지만 사는 방식은 우리가 정해!"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