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퍼지:거리의 반란
The Purge: Anarchy, 2014
<네고시에이터>, <잭>의 각본을 맡았었고, <더 퍼지> 시리즈를 비롯하여 <스테이튼 아일랜드>를 연출한 제임스 드모나코 감독의 <더 퍼지:거리의 반란>은 2013년 개봉한 <더 퍼지>의 2편으로 1년 후 다시 돌아온 더 끔찍하고 참혹해진 퍼지 데이의 무대를 집안에서 거리로 확장시켜 놓은 공포 스릴러 영화다.
-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장르: 공포, 스릴러
- 국가: 미국
- 러닝타임: 103분
'2023년 미국, 실업률은 여전히 5% 미만에, 범죄는 사라지고 빈곤층의 수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그걸 가능케 한 것이 바로 더 퍼지(숙청의 날)!'
3월 21일 오후 4시 34분, 제6회 연례 퍼지 행사 시작 2시간 26분 전...
뉴스에서는 곧 시작될 연례 퍼지 행사에 대한 소식을 분주하게 전하고 있었다.
- 퍼지에 불참하실 분은 속히 귀가하시기 바랍니다. 거리는 곧 전쟁터가 될 겁니다'
- 퍼지 행사 중엔 4등급 이하의 무기만 쓸 수 있으며 그 외엔 허용되지 않습니다.
- 고위 공무원은 퍼지 대상에서 제외되며, 경찰, 소방, 구급 등의 대민 업무는 일체 중단 됐다가 내일 아침 7시에 다시 재개됩니다.
- 사이렌과 함께 살인을 포함한 모든 범죄는 12시간 동안 허용됩니다. 새 건국의 아버지들과 새로운 미국에 축복을! 모두에게 신의 가호를!
식당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고 있는 에바(카르멘 에조고)는 마지막 손님을 보낸 후 직원들과 내일 무사히 다시 만나자는 인사를 나누고 아버지와 딸이 기다리는 집으로 출발했다.
"퍼지는 범죄를 하룻밤 동안 허용하고 영혼을 정화는 게 그 목적이 아닙니다. 진짜 목적은 하나 돈이죠. 오늘 밤에 죽는 건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사람들 말입니다"
손녀딸 칼리(조이 소울)가 퍼지에 반대하는 카멜로(마이클 K. 윌리엄즈)의 영상에 심취에 있는 모습을 지켜본 할아버지(존 비즐리)는 이 자도 행동은 없고 말 뿐이라면서 똑같은 위선자일 뿐이라고 했고, 마침 집에 도착한 에바는 문을 잘 잠가놓고 퍼지가 시작되면 함께 식사를 하자고 했는데, 아버지는 이 망할 밤이 지날 때까지 잠이나 잘 테니 깨우지 말라고 했다.
한편, 마트에 들러 함께 장을 본 셰인(자크 길포드)과 리즈(키엘 산체즈) 부부 사이에는 현재 별거에 대한 얘기가 오가고 있는 중이었다. 아내 리즈는 별거를 원했지만 셰인은 아직 동의할 수가 없는 상태여서, 주변에 별거 사실을 알리자고 재촉하는 아내와 계속 옥신각신하고 있었는데, 그러던 중 갑자기 차가 도로 한복판에 멈춰 서버렸다.
퍼지 시간이 임박했는데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아무래도 마트 주차장에서 부부에게 위협을 가했던 가면을 쓴 일당들의 소행인 듯싶다고 생각이 미친 순간 아까 그 자들이 또다시 부부 앞에 나타나 있었고, 이제 살기 위해서는 무조건 도망쳐야 했는데...
꼼꼼하게 무기들을 점검한 레오(프랭크 그릴로)는 방탄조끼까지 챙겨 입고 밖으로 나갈 모양이었다. 혹시 퍼지에 참여라도 하려는 것일까? 결국 어둡고도 비장한 표정으로 차를 몰고 집을 나섰는데...
"본 비상 실황 방송국은 미 정부가 승인한 연례 퍼지의 시작을 공식 선언합니다!"
그리고... 일반 서민들에게는 공포스럽기 그지없는 연례 퍼지 행사가 사이렌 소리와 함께 결국 시작되었다.
문단속을 철저히 하고 식사 준비를 마친 에바의 집에서는 혹시라도 드실까 싶어 할아버지가 잠드셨는지 확인하기 위에 방에 들어가 보았던 손녀 칼리가 쪽지 한 장을 발견하고 다급하게 엄마를 불렀다. 편찮으신 아버지가 그렇게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에바는 망연자실했다.
하필 충격에 휩싸여 정신이 없던 그때 잠금장치를 부수고 침입자가 집안으로 들어와서는 모녀를 집밖으로 끌어내 트럭에 태우려고 했고, 에바와 칼리는 있는 힘을 다해 저항하기 시작했는데...
마침 그곳을 지나던 레이가 우연히 이 모습을 보게 됐다. 속으로는 '그냥 가, 상관 말고 그냥 가'라고 되뇌고 있었지만, 칼리의 모습에서 아들 생각이 났는지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던 그는 결국 차에서 내려 그들을 구해 차에 태우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또 무슨 상황이람... 레이의 차 안에 웬 낯선 남녀가 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알고 보니 셰인과 리즈 부부가 도망을 다니다가 문이 열려 있는 차 안에 우연히 숨어들게 되었다고 했는데...
오늘 분명 뭔가 할 일이 있는 듯 보였던 레이는 갑자기 혹(?)을 넷이나 달고 이제 어떻게 할 작정인 건지...
이 무고한 사람들은 과연 이 무시무시한 퍼지 데이를 버텨내고 내일 아침까지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지...
<더 퍼지:거리의 반란>은 한 가족이 퍼지데이를 겪게 되는 1편에 비하면, 그야말로 전쟁터와도 같은 거리로 무대를 옮겨 놓다 보니 한층 규모가 커진 느낌이었고, 그만큼 긴장감 또한 배가 되었으며, 좀 더 정치,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고자 한 듯 보이기도 했다.
결국 무서운 건 귀신이 아니라 사람이다 보니 리얼하게 전해지는 공포감이 예사롭지 않았고, 생각보다 살해 장면 자체가 잔혹하게 연출되지는 않았지만, 상황 자체가 워낙 어처구니없고 끔찍하다 보니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하며 숨이 멎을듯한 불안, 초조가 극에 달하는 듯해서, 공포와 스릴러 장르를 즐기시는 분들에게는 짜릿한 쾌감을 전해주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했다.
영화의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정말 냉정하게 보자면, 자신의 몸 하나도 건사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그것도 위험에 바로 노출되는 망망대해 같은 거리에서 호의를 베풀었다가 도대체 이게 무슨 낭패인지...
자신들을 지켜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 계속 지켜줄 게 아니면 애초에 왜 도와준 거냐고 따질 때는 정말 어이가 없었던... 그래 영화니까 참는다...ㅎㅎㅎ
1편에서도 이미 경험하긴 했지만, 아무리 영화라고 해도 살인이 허용되는 퍼지 데이라니... 이건 제대로 미친 세상이지. 백번 양보해서 퍼지 데이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고 어쩔 수 없이 필요하다고 친다면, 적어도 원하는 사람들끼리 죽이던지 살리던지 해야지, 원치 않는 무고한 사람들은 건드리지 않는 게 맞는 것이 아닐까... 어쩔 수 없이 또 욱하게 되기도 했던 <더 퍼지:거리의 반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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