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퍼
The Beekeeper, 2024
<수어사이드 스쿼드>, <퓨리>, <스트리트 킹>을 연출한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의 <비키퍼>는 '비키퍼 프로그램'의 비밀 요원이었으나 은퇴 후 진짜 양봉업을 하며 조용히 지내던 남자가 뜻하지 않게 복수의 화신이 되어 컴백하게 되는 범죄 액션 영화다.
* 비키퍼 뜻: 기본적인 뜻은 '양봉업자(양봉가)'이지만, 영화 속에서는 중의적인 의미로 국가 체제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키퍼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비키퍼들은 조직체계가 아닌 단독 활동을 하면서 필요한 모든 자원을 지원받고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행동할 권리를 지니는 초법적인 무력집단이라 할 수 있으며, 그들이 수호하는 국민은 '꿀벌'에, 악의 세력은 '말벌'에 비유된다.
-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장르: 액션, 스릴러
- 국가: 미국
- 러닝타임: 105분
한적한 시골에서 소규모의 양봉업을 하며 조용하게 살아가고 있는 애덤 클레이(제이슨 스타뎀)에게는 따뜻한 이웃이 한 명 있었다. 바로 양봉업을 위한 헛간을 임대해 준 집주인 엘로이즈(필리샤 라샤드) 아주머니였는데, 교사였던 그녀 역시 은퇴 이후 시골집에서 조용하게 노년을 보내고 있는 중이었고, 클레이를 아들처럼 따뜻하게 챙겨주신 분이었다.
콜센터: '유나이티드 데이터 그룹'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엘로이즈: 방금 컴퓨터에 경고가 떠서요...
콜센터: 저희 백신 프로그램에서 보내드린 메시지예요. 컴퓨터 구입하실 때 사전 설치된 제품이죠. 구버전을 삭제하시고 최신 버전을 설치하세요.
엘로이즈: 전 그런 건 몰라요. 딸이 다 설치해 줘서...
콜센터: 그럼 말씀드리는 프로그램을 설치하세요. 제가 원격으로 재설치해드릴게요.
그러던 어느 날 노트북을 사용하려다 하드 드라이브가 감염됐다는 경고 메시지가 뜨는 것을 보고 놀란 엘로이즈는 바로 콜센터로 전화를 걸게 되었던 것인데, 이것은 너무나 커다란 불행의 씨앗이 되고 말았는데...
한편, 엄마 엘로이즈의 집에 들렀던 딸 베로나(에미 레이버 램프먼)는 집안을 서성이는 낯선 남자를 보고 침입자인 줄 알았으나 알고 보니 저녁 식사 초대를 받고 온 클레이였고, 두 사람은 이날 소중한 사람을 잃게 된 사실을 깨닫고 충격과 슬픔에 휩싸이게 되었는데, FBI 요원인 베로나는 혹시라도 타살은 아닌지, 또한 클레이가 범인은 아닌지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지만 결국 엄마의 사인은 슬프게도 피싱 사기피해로 인한 자살로 결론이 내려지게 되었다.
베로나의 말에 따르면 사이버 범죄반에 물어봤지만 2년째 활동하는 놈들임에도 아직 이름도 모르는 데다, 잡아서 기소를 한다고 해도 법정에서 기각될게 뻔하다고 했는데, 그러면서도 자신은 끈질기다고 이놈들을 꼭 잡아넣을 거라고 했다. 이에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클레이는 은밀하게 어딘가로 연락을 취하게 되었는데...
요원: 어쩐 일이에요? 은퇴한 줄 알았는데...
클레이: 맞아. 부탁 좀 하지.
요원: 어떤 부탁이요?
클레이: 이름이랑 주소 하나...
요원: 쉽죠.
클레이: 쉽지 않아. FBI에서도 못 찾은 놈들이야.
요원: 우린 FBI가 아니잖아요? 세부 사항 주고 대기하세요!
그랬다. 클레이는 FBI도 CIA도 아닌 전직 '비키퍼' 요원이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클레이는 '유나이티드 데이터 그룹' 콜센터를 직접 찾아갔다.
"모두 주목하고 나를 따라 한다. 다시는 약자들의 돈을 훔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그 약속을 꼭 지킬 수 있도록!"
제대로 본때를 보여주기는 했지만 이곳은 그저 피싱 사기를 치는 수많은 콜센터 중 하나였을 뿐이다. 그는 이제 이 모든 콜센터를 관리 감독하는 '댄포스 엔터프라이즈'가 있는 보스턴의 나인 스타 유나이티드 센터로 향하게 되는데...
한편, 콜센터의 가넷(데이비드 위츠)으로부터 상황을 보고 받은 데릭 댄포스(조쉬 허처슨)는 사내 보안업무를 맡고 있는 전직 CIA국장 월리스(제레미 아이언스)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되었고, FBI 베로나 역시도 파트너 와일리(바비 나데리)와 함께 어머니 사건과 무관하지 않은 콜센터 화재 이후 연이어 터지는 의문의 사건들을 예의주시하며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사태는 아주 복잡하면서도 긴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악행을 일삼는 거대 피싱 사기조직을 놓고서 비키퍼, FBI, CIA, 사조직까지 얽히고설켜 앞으로의 향방을 쉽게 예측하기란 쉽지 않아 보였는데...
<비키퍼>는 한마디로 시간 순삭 화끈한 재미를 선사하는 제이슨 스타뎀표 액션 영화였다. 살짝 <존윅>이 떠오르는 순간도 있었는데, 슬로 모션 등의 특수 장치는 없었어도 찰진 타격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해 주면서 상쾌 통쾌함을 배가시켜 준 액션이 아주 시원했다.
또한 전직 특수요원하면 의례 떠오르는 식상한 그것이 아니라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비키퍼'라는 존재는 꽤나 신선했는데, '우린 FBI가 아니잖아요?' 했을 때 그 자신감에 와우~ 그렇단 말이지 하며 감탄하게 됐었던...ㅎㅎㅎ
굳이 억지스러운 개그를 끼워 넣지 않아도 이렇게 충분히 흥미진진 재미있는 액션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준 시원하고 짜릿하게 속이 뻥 뚫리는 <비키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