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Phantom, 2023
<독전>, <천하장사 마돈나>를 연출한 이해영 감독의 <유령>은 일제강점기의 경성을 배경으로 항일단체인 '흑색단'에 의한 총독 암살 시도를 막기 위해 조직원인 '유령'으로 의심되는 용의자 5명이 외딴 호텔에 감금되면서 펼쳐지는 스파이 액션 영화로 중국 마이자(麦家)의 소설 '풍성(風聲)'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액션
- 국가: 대한민국
- 러닝타임: 133분
- 수상내역
2023
59회 대종상 영화제(음악상)
32회 부일영화상(음악상)
유령에게 고함! 작전을 시작한다. 성공하기 전까지 멈춰서는 안 된다!
'긴급속보입니다. 어젯밤 차기 조선 총독 야마가타 육군 대장을 노린 테러가 상해 육삼정에서 발생하였습니다. 이들은 일명 '흑색단'이라 불리는 테러 단체로서 '유령'이라는 이름의 첩자를 곳곳에 심어놓고 조직적인 범죄를 공모해 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당시 격렬한 교전이 있었으나 현장에서 '유령'을 비롯한 잔당은 모두 사살됐고 생존자는 없습니다'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 통신과 암호 전문 기록담당 박차경(이하늬)은 새로운 '수신 정보 보고서'를 관리 감독관인 무라야마 쥰지(설경구)에게 올렸고, 이는 다시 암호 해독 계장 천은호(서현우)에게 전달되었는데, 암호 해독 결과 '차기 총독 경성 입성, 조선 신궁 참배 예정'이라는 내용이었다.
이후 '조선 신궁에서 신임 총독을 제거하라'는 지령을 전달받은 흑색단원 의해 조선 신궁에서 또다시 총독 야마가타(고인범)에 대한 암살 시도가 있었고, 결국 실패로 돌아가기는 했으나 경호대장인 카이토(박해수)는 총독에게 자신의 불찰이라면서 수일 내로 유령뿐만 아니라 배후까지 박멸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총독부 통신과로 좌천된 무라야마 쥰지는 경무국장을 찾아가 그동안 경무국이 주도해 왔던 조선인데 이대로 경호대에게 지휘권을 내줄 수는 없으니 '유령'을 잡고 기선을 제압해야 된다면서, 이를 위해 경무국에 복귀하고 싶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는데...
상해에서 '유령'을 잡기 위한 함정을 설계해 일망타진한 장본인이기도 한 경호대장 카이토는 총독부 내부에 '유령'이 있다는 판단하에 의심되는 용의자 5명을 바다 위 벼랑 끝에 위치한 마치 요새와도 같은 외딴 호텔로 잡아들인 후 유령 색출을 위한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하게 되는데, 과연 이 안에 정말 유령이 있을는지...
1. 무라야마 쥰지(설경구): 명문 가문 출신으로 성공 가도를 달리던 엘리트 군인이었으나 통신과로 좌천되었고, 오랜 경쟁자인 경호대장보다 먼저 유령을 잡아 경무국으로 화려하게 복귀하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음
2. 박차경(이하늬): 통신과 암호 전문 수신원으로 전임 총독에게 비행기를 선물할 정도의 재력가 집안 딸이지만, 신임 총독 암살 시도가 있던 날 행동대원인 '유령'의 죽음을 목격한 후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호텔에 잡혀오게 됨
3. 천은호(서현우): 통신과 암호 해독 계장으로 조선인이지만 일본어와 암호 체계에 능통한 암호 해독 전문가이며,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기세임
4. 이백호(김동희): 통신과 말단 직원으로 아픈 홀어머니를 모시고 있으며 박차경을 짝사랑하고 있음
5. 유리코(박소담): 도발적인 매력을 무기 삼아 조선인임에도 총독부 실세인 정무총감의 직속 비서 자리까지 차지한 야심가이자 수완가이며, 호텔에 끌려온 후 경성으로 돌아가겠다며 막무가내 상태임
'저는 약간의 사명감이 있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자꾸만 간과하시는 진리를 새삼 일깨워 드려야겠다는 사명감이죠. 아직도 조선이 독립할 거라고 믿는 여러분들의 아집, 맹목적으로 싸우고 죽는 것만이 조국을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여기는 우둔함... 조센징들, 니들이 지킬 나라라는 게 어디 있나? 망해서 사라진 지 10년이 넘은 나라 관 뚜껑 붙잡고 아직도 뭘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이제는 죽은 나라 제삿밥이나 잘 챙겨주고 눈을 뜨고 현실을 살아!'
그리고 영화는 이 말에 대한 대답을 들려주고 싶다는 듯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는데...
<유령>은 한마디로 여성들의 활약이 대단했던 영화다. 박차경과 유리코는 물론이고, 윤난영(이솜)과 극장 매표원 이영주(이주영)까지... 그중에서도 박소담의 활약이 빛나지 않았나 싶은데, 영화는 그녀들을 아름답게 담아내기도 해서 초반 클로즈업 장면은 특히 인상 깊었던...
그러나 용의자들이 감금된 이후에는 추리물로 변모하면서 혹시 이 영화가 서로가 서로를 집요하게 의심하며 호텔에서 '유령' 찾기만 하다가 그렇게 끝나버리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엄습해 오기도 했는데, 마그마처럼 뜨겁게 분출하는 느낌의 온도로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던 감독의 의도가 반영되어 영화는 액션장르로 마무리되기는 했다.
그리하여 마그마처럼 뜨거웠는지까지는 잘 모르겠으나 중반부의 불안감을 떨쳐내고, 애국을 향한 액션과 비비드 한 미장센에 스타일리시함으로 나름 선방한 스파이 액션 영화 <유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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