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느낌대로 영화 리뷰

윤희에게 영화

by 미유네코 2024. 9. 28.
반응형

윤희에게
Moonlit Winter, 2019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만일의 세계>를 연출한 임대형 감독의 <윤희에게>는 엄마 윤희에게 온 편지를 몰래 읽어보게 된 딸 새봄이 편지의 발신지인 일본 오타루로 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우면서 시작되는 멜로 로맨스 영화로 41회 청룡영화상에서 감독상과 각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윤희에게
다시 날 가슴 뛰게 만든 그 말 "윤희에게, 잘 지내니?"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윤희' 앞으로 도착한 한 통의 편지. 편지를 몰래 읽어본 딸 '새봄'은 편지의 내용을 숨긴 채 발신인이 살고 있는 곳으로 여행을 제안하고, '윤희'는 비밀스러웠던 첫사랑의 기억으로 가슴이 뛴다. '새봄'과 함께 여행을 떠난 ‘윤희’는 끝없이 눈이 내리는 그곳에서 첫사랑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는데…
평점
8.1 (2019.11.14 개봉)
감독
임대형
출연
김희애, 나카무라 유코, 김소혜, 성유빈, 키노 하나, 타키우치 쿠미, 야쿠마루 쇼, 김학선, 한송희, 유재명, 윤태희, 정은경

 
-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장르: 멜로/로맨스
- 국가: 대한민국
- 러닝타임: 105분
 
- 수상내역
2021
40회 황금촬영상 시상식(신인여우상)
41회 청룡영화상(감독상, 각본상)
2020
21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신인여우상)
40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감독상, 각본상, 음악상, 영평10선)
18회 피렌체 한국영화제(비평가상)
7회 들꽃영화상(프로듀서상)

 
어느 날 집으로 돌아오던 고등학생 새봄(김소혜)은 우편함에 꽂힌 우편물들을 챙기다가 그 속에서 일본으로부터 온 편지 한 통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엄마 앞으로 온 편지였고, 게다가 국제우편이라 호기심이 발동하게 된 새봄은 엄마 몰래 편지를 먼저 읽어보게 되었는데...   
 
'윤희에게... 
잘 지내니? 오랫동안 이렇게 묻고 싶었어. 너는 나를 잊었을 수도 있겠지. 벌써 20년이 지났으니까... 갑자기 너한테 내 소식을 전하고 싶었나 봐. 살다 보면 그럴 때가 있지 않니? 뭐든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질 때가...' 

 
외삼촌(김학선)이 운영하는 사진관에 들러 엄마에 대한 재미있는 얘기가 있으면 들려 달라고 하고, 다시 아빠에게 찾아가 엄마와 왜 헤어졌는지를 물었던 새봄은 집으로 돌아와 엄마에게도 질문 하나를 던졌다.
 
새봄: 엄마는 뭐 때문에 살아? 
엄마: 뭐 때문에 살긴 자식 때문에 살지...
새봄: 알았어. 근데 엄마 이제 나 때문에 안 살아도 돼. 나 서울로 대학 가면 여기 자주 안 올 거야. 
엄마: 너는 무슨 말을 그렇게 섭섭하게 해?
새봄: 나 자꾸 신세 지게 만들지 마. 그거 다 빚이야. 
 
외삼촌에게 신세 지지 말라고 당부했던 말을 그대로 되돌려주며 엄마를 당황하게 만든 새봄은 친구들은 다들 대학 가기 전에 엄마랑 여행을 간다면서, 갑자기 해외여행을 가자고 했다. 그것도 눈이 많이 내리는 곳으로...

 
'우리 고모 알지? 내가 너한테 자주 말하곤 했던 마사코 고모... 나는 고모와 함께 오타루에 살고 있어. 고모는 나랑 비슷한 사람인 것 같아. 큰 소리로 말하는 사람을 싫어하는 것과 북적거리는 곳을 싫어하는 것, 사람들이 모두 잠든 밤을 좋아하는 것까지... 고모는 겨울의 오타루와 어울리는 사람이야. 겨울의 오타루엔 눈과 달, 밤과 고요뿐이거든... 가끔 그런 생각을 해. 이곳은 너와도 잘 어울리는 곳이라고... 너도 마사코 고모와 나처럼 분명 이곳을 좋아할 거라고...'
 
한편, 어릴 시절을 한국에서 지냈던 쥰(나카무라 유코)은 지금은 수의사가 되어 오타루에서 마사코(키노 하나) 고모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쥰이 차마 부치지 못했던 편지를 윤희에게 보냈던 사람이 바로 마사코 고모였고,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줄곧 함께 살았으니 쥰에게 고모는 엄마와도 같은 분이셨던 것이다. 

 
남편 인호(유재명)와 이혼하고 사내식당에서 조리사로 일하면서 딸 새봄을 키우고 있었던 윤희(김희애)에게 자신이 엄마에게는 그저 짐일 뿐이었던 것 같다는 딸의 말이 못내 마음에 걸렸던 것인지, 아니면 갑작스럽게 날아든 쥰의 편지가 그녀의 마음을 움직이게 되었던 것인지...
그리하여 결국 눈이 많이 내리는 오타루 여행길에 오르게 된 윤희와 새봄 모녀였는데... 

 
엄마인 윤희 몰래 새봄의 여행길에 따라나선 남자친구 경수(성유빈)가 쥰의 편지에 적힌 주소지를 미리 알아보았던 모양이다. 
 
새봄: 알아봤어?
경수: 그 주소 그냥 가정집이야, 2층집...
새봄: 가봤어?
경수: 응. 어떤 할머니 한 분이랑, 어떤 아줌마 한 분이랑, 고양이 한 마리 이렇게 사는 거 같던데... 근데 이 집 뭐야? 여기 사는 분들은 누구고?
새봄: 엄마 친구분들이야.
경수: 그럼 그냥 어머님한테 물어보면 됐던 거 아니야?
새봄: 그런 게 있어...
 
그리하여 새봄은 마사코 고모가 운영하는 카페 오버로드에 찾아가게 되는데...

 
<윤희에게>는 많은 상을 수상하면서 인정을 받았고, 무엇보다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도 호평을 받은 작품이기는 하지만, 소신발언을 해보자면 나에게는 특별한 감흥을 남겨주지는 못했던 영화였다. 
 
눈 쌓인 오타루 풍경과 함께 윤희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어 내려가던 쥰의 내레이션은 잠시 <러브레터>를 떠올리게 만들며 낭만적인 감성에 젖어들게 했지만, 그에 대비되는 한국의 윤희는 현실적인 삶 그 자체를 보여주고 있었고, 나에게는 오히려 윤희와 쥰의 스토리 이전에 이혼한 부모를 둔 두 딸의 모습이 눈에 밟혔다.
아직 어린 새봄과 이미 중년을 넘긴 쥰은 물론 각기 다른 상황이기는 했지만, 새봄이 왜 엄마와 살고자 했는지, 쥰은 왜 아버지와 살겠다고 했는지에 대해 서로 다르게 표현하기는 했어도 결국 같은 이유였을 그 마음들이 가슴에 남았던 것이다.
 
영화는 흰 눈이 조용히 내리듯 잔잔하게 흘러갔고, 새봄과 마사코 고모의 장면에서는 두 사람이 모두 너무 귀여운 모습이라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지만, 앞서 말했듯 내가 큰 감흥을 받지 못했던 이유는 짧은 영화평을 보다가 그 마지막 '한 줄'에 대한 걸 미리 알아버려서 그것도 이유가 될 수 있겠고, 또 하나는 아직 미혼인 쥰과 달리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이혼까지 한 윤희의 감정이 좀 더 복잡하리라는 걸 모르지는 않지만, 1~2년도 아니고, 그렇다고 10년도 아니고, 무려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으면 이보다는 좀 더 담담해질 때도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돼서...
 
그리하여 사랑보다는 오히려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던 영화 <윤희에게>였다.

반응형

'★느낌대로 영화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스터 트러블 영화  (42) 2024.10.09
유령 영화  (67) 2024.09.30
밤낚시 영화  (47) 2024.09.26
카오스 워킹 영화  (40) 2024.09.25
페르시아어 수업 추천 영화  (97) 2024.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