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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대로 영화 리뷰

페르시아어 수업 추천 영화

by 미유네코 2024.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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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어 수업
Persian Lessons, 2022

 

<인 블룸>, <모래와 안개의 집>, <바이 미>를 연출한 우크라이나 출신 바딤 피얼먼 감독의 <페르시아어 수업>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군의 포로가 되어 죽음을 목전에 둔 유대인 남성이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페르시아인이라고 거짓말을 하게 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로 독일의 각본가 볼프강 콜하세 (Wolfgang Kohlhaase)가 쓴 실화 바탕의 단편 소설 'Erfindung einer Sprache(언어의 발명)'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페르시아어 수업
페르시아어를 배우기 원하는 독일군 장교 ‘코흐’ 살기 위해 페르시아인이라고 거짓말을 한 유대인 ‘질’ ‘질’은 살아남기 위해 '코흐'에게 가짜 페르시아어를 가르치고 매일 밤 거짓으로 단어를 만드는데··· 깊어져가는 의심 속페르시아어 수업의 비밀을 지켜야 한다!
평점
8.9 (2022.12.15 개봉)
감독
바딤 페렐먼
출연
나우엘 페레즈 비스카야트, 라르스 아이딩어, 요나스 나이, 레오니 베네스치, 알렉산더 보이어

 

-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드라마, 전쟁
- 국가: 러시아 연방, 독일, 벨라루스
- 러닝타임: 128분

 

1942년 프랑스

독일 나치군에 붙잡힌 많은 유대인들이 포로 수송 트럭에 실려 어디론가 끌려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중 한 명이 랍비 아버지를 둔 질(나우엘 페레즈 비스카야트)이였는데, 옆자리에 있던 남자가 혹시 먹을 것이 있으면 나눠줄 수 있겠냐며 대신 자신이 가지고 있던 책을 주겠다고 했고, 먹을 것이 귀한 상황에서 책은 필요하지도 않았지만 차마 거절하기가 어려웠던 질은 초판본이라 나름 귀하다는 그 책을 받고는 자신의 샌드위치를 나눠주었다.

 

그런데 당연히 포로수용소로 끌려가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수용소가 아닌 처참한 총살형이었다. 나치군은 유대인 포로들을 차에서 내리게 한 뒤 순서대로 처형을 시작했고, 이를 지켜본 질은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에 자신은 유대인이 아니라 페르시아인이라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질: 전 유대인이 아니에요. 페르시아인이에요.

파울: 뭐라는 거야?

막스: 페르시아인이라는데?

파울: 일단 쏘지 말아 봐. 코흐 대위님이 페르시아 사람을 찾으셔. 찾으면 상도 주신대.

막스: 대충 둘러댄 거짓말이 분명해.

질: 정말이에요. 이거 보세요.

파울: 네 책이야? 그럼 따라와.

막스: 페르시아인이 아니면 괜히 골치 아파져!

 

막스(요나스 나이)는 질이 의심스러웠으나 파울(다비드 슈터)은 페르시아어 책을 가지고 있는 질을 믿고 코흐 대위에게 데려가겠다고 했는데... 

 

페르시아인이라는 걸 어떻게 믿느냐며 코흐(라르스 아이딩어) 대위는 이것저것 돌발 질문을 하기 시작했고, 목숨이 경각에 달린 상황에서 질은 순발력을 발휘해 대답을 이어 나갔는데, 자신의 아버지가 페르시아인이며 어머니는 벨기에인으로 페르시아어는 집에서 대화할 때만 사용했었기 때문에 읽고 쓰는 것은 하지 못한다고 했다. 

 

"난 세상에서 거짓말쟁이랑 도둑을 제일 싫어해. 거짓말하는 거면 나중에 후회할 거야. 하지만 네 말이 사실이라면 그야말로 행운인 거지. 내일부터 주방에서 일하면서 수감자들 배식을 도와주고, 매일 일과가 끝나면 나한테 페르시아어를 가르쳐 주도록 해!" 

 

그리하여 이제 질은 '페르시아 신화' 안쪽 표지에 적혀있던 '레자 준'이라는 이름의 페르시아인이 되었던 것인데...

 

질: 페르시아어는 복잡한 언어예요. 

코흐: 그래서 내가 계획을 세워 봤어. 하루에 네 단어씩 배울 경우 전쟁이 최소한 2년은 더 갈 테니까 전쟁이 끝날 때쯤엔 2천 개 이상을 알게 되겠더군... 읽기나 쓰기는 관심 없고 말만 할 수 있으면 돼. 그리고 보다시피 난 아주 친절한 사람이야. 그렇다고 절대 바보는 아니지. 네가 정체를 속인 거면 넌 나한테 죽어!

 

다시 한번 엄포를 놓은 코흐는 일단 음식과 관련된 기본적인 단어들부터 배워보자고 했고, 두 사람의 페르시아어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코흐 대위는 무슨 이유로 하필 페르시아어를 배우려고 하는 것일까...

2천 개 이상의 가짜 단어를 새로 만들어내고 그것들을 모두 기억하고 가르치는 일을 실수 없이 해낸다는 것이 가능하기나 한 일인지...

게다가 막스 병사가 여전히 질을 유대인으로 의심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질은 과연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지...

 

<페르시아어 수업>은 한마디로 기막힌 이야기가 담긴 영화였고, 실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니 그 감동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페르시아인으로 가장한 유대인 질과 독일군 장교 코흐의 특별한 관계 속에서 살짝궁 <피아니스트>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영화는 유대인 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도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아 재미와 감동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지 않았나 싶다.

 

설정 자체도 특별했지만 배우들의 연기 또한 훌륭했으며, 전투장면 하나 없이 전쟁의 참상을 전하면서도 원작 단편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언어의 발명'을 통해 언어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도 함께 담아내며 짙은 여운은 남긴 <페르시아어 수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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