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주
Escape, 2024
<도리화가>, <전국노래자랑>,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연출한 이종필 감독의 <탈주>는 10년 만기 전역을 앞두고 있는 북한군 중사 임규남이 남한으로의 귀순을 꿈꾸면서 탈주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까지의 위험천만한 사투를 다룬 액션 영화다.
-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장르: 액션
- 국가: 대한민국
- 러닝타임: 94분
- 수상내역
2024
44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음악상)
북한 청년 임규남(이제훈)은 조선인민군 민경대대 소속 중사로 곧 10년 만기 전역을 앞두고 있는 중이었는데, 요즘 그의 행동이 조금 수상쩍어 보였다.
소대원들이 모두 잠든 밤마다 자신이 만든 지도와 나침반 등을 챙겨서 몰래 막사를 빠져나갔던 규남은 사실 남한으로의 탈주를 계획하고 있었고, 몰래 비무장지대로 들어가 지뢰의 위치를 일일이 확인하고 표시하는 일들을 반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규남과 함께 경계근무를 서고 있던 분대원 동혁(홍사빈)이 갑자기 돌발질문을 던져오면서 규남은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는데...
동혁: 내일 밤에 비무장 수색 지원했다 들었습니다. 남한으로 가실 거디요?
규남: 배때기 굶다 못해 정신이 나갔어?
동혁: 예보 보다 비가 일찍 내릴 거 같으니까 바로 가실라는 거 아닙니까? 비가 내리면 지뢰 위치가 바뀌어서 못 가니 말입니다. 내 봤습니다. 두 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
규남: 네가 귀신을 본 거야. 귀신을... 어디 가서 개소리하면 목을 따 버리갔어. 알간?
동혁: 규남이 형... 나도 데려가 주십시오!
규남: 오늘 일은 없는 걸로 하갔어. 동무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고, 나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어.
그런데 그날 밤, 탈주병이 발생했다면서 부대 안에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동혁은 규남의 지도까지 훔쳐 사라져 버렸고, 규남은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동혁을 찾기 위해 소대원들을 엉뚱한 곳으로 유인한 후 철책선으로 향했는데, 그곳에서 발견한 동혁에게 오늘은 이미 틀렸으니 다음기회를 노려보자고 타이르다가 그 자리에서 함께 붙잡히고 말았다.
소대장은 평소 규남과 동혁이 친했던 것을 알고 있었기에 두 사람이 탈주 공범이라 확신했고, 지도를 누가 만들었는지 자백받기 위한 고문을 계속했는데, 동혁은 어쨌든 자신이 혼자 저지른 일이라고 생각해 책임감을 느꼈던 것인지 지도가 자신의 것이라고 거짓 진술을 했다.
한편, 탈주병에 대한 '집행 총화 및 상벌 위원회' 참석을 위해 보위부에서 리현상(구교환) 소좌가 부대를 방문했는데, 소대장 박준평(정준원) 소위는 동혁의 자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규남이 공범이라고 생각했으나 리현상 소좌의 의견은 달랐다.
동혁이 이미 자백을 했고, 임규남 중사가 지도를 작성했다는 증거가 없는 데다 최고 사령관 동지께 '탈주병이 둘이나 발생하였소' 보다는 '탈주병을 잡은 인민의 로력 영웅이 있소'라고 보고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규남은 탈주범을 잡은 영웅이 되어 총정치국장 주최로 사단 본부에서 열리는 연회까지 참석하게 되었고, 더 나아가 사단장 직속 보좌로 사단 분부에 배치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는데, 굳이 탈주가 아니더라도 만기 제대를 앞두고 있던 그에게 이것은 상이 아니라 벌이나 마찬가지였고, 무엇보다 그의 머릿속에는 지금 비가 내리기 전에 빨리 탈주를 감행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어서 시계만 자꾸 들여다보게 되었는데...
이렇듯 걸림돌이 많은 상황에서 규남은 남한으로의 탈주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그를 형처럼 믿고 따르는 동혁의 운명은 또 어떻게 될는지...
영화는 최선을 다해 달리고 또 달리는 규남의 모습과 함께 시작된다. 문득 사전 준비가 철저했던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의 마이클 스코필드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스코필드가 명석한 두뇌를 잘 활용한 반면 열심히 발로 뛰는 규남의 그 몸의 수고로움이 웃프면서 애처롭게 느껴졌었던...
그러나 탈주라는 건 역시나 쉽지 않았다. 끊임없이 복병들이 튀어나오면서 그의 탈주를 방해했고, 살얼음판을 걷듯 계속되는 긴장감이 끝까지 잘 유지된 편이었는데, 그러면서도 그 사이사이 유머 한 스푼씩을 뿌려주었던 영화는 예상치 못한 순간 클래식 선율까지 가미하여 풍성함을 더해주었다.
액션영화라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있고, 완벽하지는 않았어도 이 정도면 충분히 볼만했다고 생각되며, 굳이 거창하게 남북문제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청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건네주고 싶은 영화가 아니었나 생각되는 영화 <탈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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