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셔스: 프렌치 레스토랑의 시작
Delicious, 2022
<비독: 파리의 황제>의 각본을 맡았고, <사랑해도 괜찮아>를 연출했던 에릭 베스나드 감독의 <딜리셔스: 프렌치 레스토랑의 시작>은 프랑스혁명이 일어나기 얼마 전인 18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프렌치 레스토랑의 탄생 비화를 담아내고 있는 요리 영화이며 <러브 미 이프 유 데어>, <이브 생 로랑> 제작진의 작품이다.
-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장르: 드라마
- 국가: 프랑스
- 러닝타임: 112분
'때는 18세기, 귀족들은 요리로 지루함을 떨쳐내고 위엄을 자랑했다. 하지만 백성들은 먹을 게 거의 없었다. 주막이나 역참에선 나그네에게 간단한 식사를 제공했으나 집 밖에서 음식을 먹는 일은 드물었다. 창작과 연회의 공간인 '레스토랑'은 아직 생겨나지 않았는데...'
공작 샹포르(벤자민 라베른헤)의 요리사로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피에르 망스롱(그레고리 가데부아)은 공작이 초대한 귀족들을 위한 만찬 준비로 분주했는데, 메뉴에 있는 요리만을 준비하는 것이 규칙이기는 했으나 불현듯 새로운 요리를 선보이고 싶었던 모양인지, 전채 요리로 특별한 파이를 준비했는데...
사실 오늘 온 손님들은 베르사유 궁전에 드나드는 귀족들로 만약 요리로 환심을 사는 데 성공한다면 샹포르 공작이 망스롱을 파리에 함께 데려가겠다고 약속했던 것이다. 그것은 곧 국왕 폐하의 요리사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어서 좀 더 특별한 요리를 선보이고 싶은 마음이 작용했을 것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공작님의 요리 평가 시간이 돌아왔는데...
"요리사가 없는 사람은 벗이 없는 사람이나 다름없습니다. 아버지께서 데려오신 우리 집 요리사는 저의 가문 땅 외딴곳에 있는 역참의 빵 장수였습니다. 수습 빵 장수는 곧 설거지꾼이 되었고 이제는 주방장이 되었죠"
출발은 아주 좋았다. 손님들은 모두 망스롱의 요리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이런 맛이라면 파리에 진출할 만하다는 얘기까지 나왔는데, 역시나 새로운 요리가 문제가 되었다. 망스롱의 파이가 자리의 수준에 맞지 않았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면서 분위기는 일순간 차갑게 식어버렸고, 모두들 태세전환하여 그 말에 동조하기 시작했는데...
결국 그날 망스롱은 손님들에게 사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고되었고, 빵 장수였던 아버지의 역참으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기근에 시달리던 마을 사람들이 집을 약탈해 간 후 폐허나 다름없던 그곳을 지키며 살고 있던 지인 자코브를 만나 아들 뱅자맹(로렌조 르페브르)과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여성이 망스롱을 찾아왔다.
루이즈: 수습생이 되고 싶어요. 전 브리앙송 백작님의 잼 요리사였어요. 진짜 요리를 배우고 싶어요.
망스롱: 미안하지만 난 요리 관뒀소.
요리에 대한 열정마저 잃어버린 망스롱은 수습생을 받을 마음이 전혀 없었으나 받아줄 때까지 한 발짝도 안 움직이겠다면서 고집이 대단했던 루이즈(이자벨 까레)에게 결국 수습기간 3년을 버틸 수 있겠냐고 했는데...
그런데 샹포르 공작 밑에서 일하는 간사 이아생트(기욤 드 통케덱)가 불쑥 망스롱을 찾아왔다. 공작님이 2주 안에 파리에서 돌아오시면 그때 음식을 맛보러 방문하실 예정이라면서 이번 기회에 공작님께 만족을 드릴 수 있다면 다시 받아 주실 거라고 했다.
사실 망스롱은 그동안 공작님이 다시 부르시기만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꼭 잡아야겠다고 생각했고, 공작님을 위한 파티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는데...
하지만 며칠 후 큰 문제가 발생하고 말았다. 샹포르 공작님께서 보내는 전갈이 왔는데, 다음 주 목요일이었던 방문일이 내일로 앞당겨졌다는 소식이었다. 너무나 당황해서 할 말을 잃은 망스롱이었는데, 그때 옆에 있던 루이즈가 대신 나서서 할 수 있다고 답변했고, 망스롱과 루이즈, 뱅자맹은 급하게 공작님을 위한 음식준비에 돌입하게 되었는데...
과연 망스롱은 너무나도 촉박한 시간 속에서 샹포르 공작을 만족시킬 요리를 완벽하게 준비해 낼 수 있을 것인지...
그리하여 공작은 망스롱을 용서하고 다시 그를 자신의 요리사로 불러들일 것인지...
또한 수습생 루이즈는 수습기간을 무사히 마치고 정식 요리사가 될 수 있을지...
그렇다면 프렌치 레스토랑은 또 어떻게 탄생하게 될는지...
<딜리셔스: 프렌치 레스토랑의 시작>은 영상미가 뛰어난 영화였는데, 동화 속에나 나올법한 아름다운 전원풍경의 사계절을 모두 보여주었고, 색색깔의 다양한 식재료와 요리 과정들로 풍성하고도 따뜻한 느낌의 미장센을 완성했다. 또한 18세기 프랑스의 풍요로움으로 넘치던 화려한 상류층과 소박하면서도 정감 있는 평민들의 대비도 함께...
한편, 요리에는 그 누구보다 진심이었으며 충직하고 의리 있던 망스롱은 퉁명스러운 듯 츤데레 느낌이었는데, 요리에 대한 열정을 잃어버리게 된 그가 수습생 루이즈를 만나면서 다시금 열정을 되찾아가고 보일 듯 말듯한 미소에 흔들리는 눈빛을 보여주기도 하면서 귀여운 캐릭터로 변모해 가는 과정도 보기 좋았다.
요리와 요리사를 중심으로 당시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는 영화는 그 영상미에 흠뻑 취해있다 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몰랐는데, 점차 숨겨진 진실이 밝혀지면서 긴장감을 가미하더니 로맨스 한 스푼을 더해주면서 마지막에는 미소 한가득을 남겨주기도 했던 <딜리셔스: 프렌치 레스토랑의 시작>은 프랑스 요리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라면 더욱 특별하고 풍성한 감흥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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