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랄발광 17세
The Edge of Seventeen, 2017
<안녕하세요 저 마거릿이에요>를 연출한 켈리 프레몬 감독의 데뷔작인 <지랄발광 17세>는 좌충우돌 질풍노도의 시기를 제대로 겪고 있는 17세 소녀의 성장스토리다.
-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코미디, 드라마
- 국가: 미국
- 러닝타임: 102분
- 수상내역
2016
81회 뉴욕 비평가 협회상(신인작품상)
레이크우드 고등학교 2학년 네이딘(헤일리 스테인펠드)은 브루너(우디 해럴슨) 선생님을 찾아가 다짜고짜 이렇게 말했다.
네이딘: 시간 뺏고 싶진 않지만 저 자살할 거예요. 말은 해놔야 할 것 같아서요. 육교에서 뛰어내려서 트럭에 치일 생각이에요. 트레일러도 괜찮은데 버스는 안 돼요. 죽는 꼴 남한테 보이긴 싫거든요. 아주 커야 해요. 아주 커서 한 방에 끝나는 거죠. 안 죽고 불구 되면 다른 사람한테도 부담되잖아요. 어쨌든 누군가 어른한테 말해야 할 것 같아서요...
선생님: 굉장한 얘기구나. 뭐라고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지금 내 유서를 쓰던 참이었거든...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일까... 학생은 자살을 하겠다고 하고, 선생님은 유서를 쓰고 있다니...
'처음부터 설명하겠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깨달았는데, 세상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뭐든 자신감 넘치고 잘난 인간과 세상이 폭발해서 멸망하길 바라는 인간... 오빠 데리언(블레이크 제너)은 날 때부터 팬을 끌고 다니는 스타였고, 가장 큰 팬은 우리 엄마(카이라 세드윅)다. 엄마와 난 그렇게 찰떡궁합은 아니었고, 우릴 감당할 수 있는 건 아빠뿐이었다. 놀랍게도 아빠는 우리 둘을 감당해 냈다'
네이딘은 자신의 어린 시절이 쓰레기통 같았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의지할 수 있는 아빠가 곁에 있어서 든든했다. 하지만 4년 전 아빠가 돌아가시면서 중재할 사람이 사라져 버렸고, 가족들의 관계는 알게 모르게 조금씩 소원해져 갔는데...
그래도 네이딘에게는 소중한 친구 크리스타(헤일리 루 리차드슨)가 늘 함께였다. 친구가 없었던 7살의 네이딘에게 천사처럼 나타나 단짝 친구가 된 두 사람은 서로에게 라면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 있었고, 힘든 일도 둘이 함께라서 견딜 수 있었던 것이다. 적어도 일주일 전까지는 그랬다.
그런데... 엄마가 주말여행을 가셔서 집을 비운 사이 오빠 데리언의 방에서 크리스타가 함께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서 네이딘은 큰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물론 크리스타 역시도 당황스러운 상태로 네이딘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지만 쉽게 풀어질 것 같지는 않았는데, 그럼에도 크리스타는 둘도 없는 친구 네이딘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계속 노력했으나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런데 왜 안 좋은 일은 늘 한꺼번에 터지는 것일까... 엄마와 다투고 화가 났던 네이딘은 충동적으로 짝사랑하고 있던 3학년 닉에게 보내는 위험한 수위의 메시지를 작성했다가 정신이 번쩍 들어 다시 삭제를 한다는 것이 그만 전송 버튼을 잘못 눌러버렸던 것이다.
이거 큰일 났다 싶어 어쩔 줄 몰랐던 네이딘은 정신없이 선생님에게로 달려가 자살하겠다고 고백을 하게 되었던 것인데...
과연 17살 네이딘은 이 모든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인지...
<지랄발광 17세>는 제목이 이게 최선인가 싶은 생각이 들면서 그냥 지나쳤을 수도 있는 영화였으나, 11세 소녀가 주인공이었던 켈리 프레몬 감독의 <안녕하세요 저 마거릿이에요>를 먼저 보고 나서 이 영화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건데, 이번에는 17세 소녀다!
남편을 잃고 아버지를 잃은 가족들은 겉으로는 괜찮은 듯 보였어도 저마다 가슴속에는 상처를 품고 진정한 화합을 이루지는 못하면서 어정쩡한 상태였는데, 특히 네이딘에게는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이 친구 크리스타뿐이었지만 오빠문제로 친구까지 잃게 되면서 더욱 방황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네이딘 곁에는 브루너 선생님이 있었으니, 거침없고 통통 튀는 네이딘에게 위로하거나 가르치려 들지 않는 덤덤한 브루너 선생님의 모습이 참 든든하고 좋아서 이 영화에서는 정말 배우 우디 해럴슨이 없었으면 어쩔뻔했을까 싶을 정도였다는... 그리고 언제나 부탁을 잘 들어주던 착한 어윈(헤이든 제토)도 함께...
무엇보다 질풍노도의 17세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던 헤일리 스테인펠드의 연기가 좋았고, 가족관계, 친구관계, 사제관계까지 모두 아우르고 있는 <지랄발광 17세>는 때로는 지나치다 싶을 만큼 거침없지만 그러면서도 순수함을 간직한 귀여운 17세 소녀의 고민 가득한 성장스토리가 풋풋하고 따뜻하게 다가왔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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