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온
Carry-On, 2024
<논스톱>, <커뮤터>, <언노운>, <오펀: 천사의 비밀>을 연출한 자움 콜렛 세라 감독의 <캐리온>은 혼잡한 크리스마스이브, LA 국제공항 보안 검색 요원이 정체불명의 범죄집단으로부터 위험해 보이는 캐리어를 그대로 통과시키라는 협박을 받게 되면서 펼쳐지는 액션 스릴러 영화다.
-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스릴러
- 국가: 미국
- 러닝타임: 119분
LA 국제공항에서 일하고 있는 이든 코펙(태런 에저튼)은 국토안보부 TSA(교통안전국) 소속의 말단 보안 검색 요원이며, 공항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여자친구 노라(소피아 카슨)는 노스윈드 항공의 오퍼레이션 매니저다.
최근 두 사람에게 기쁜 소식이 전해졌는데 바로 노라가 임신을 하게 된 것, 하지만 이든은 자신이 아빠가 될 때쯤에는 좀 더 안정적인 위치에 있길 바랐으나 그렇지 못한 현실이 조금 답답하기는 했다.
노라: 나 크리스마스 선물로 원하는 게 있어. 경찰학교 다시 지원하는 거 진지하게 고민해 봤으면 좋겠어.
이든: 갑자기 웬 경찰학교?
노라: 그때가 삶에 열정이 있었던 마지막 순간이었잖아. 불합격 소식을 듣자마자 비관적으로 변했고...
이든: 그 사람이 그리워?
노라: 당신이 그리워하는 거겠지. 부탁이야. 한번 생각해 봐!
사실 이든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여전히 경찰직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어서 보안 검색 요원으로는 그동안 영혼 없이 일해왔던 것도 사실이지만, 곧 아빠가 될 것이기에 변화된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한 그는 책임자 사르코스키(딘 노리스)를 찾아가게 됐다.
이든: 시작이 조금 더디긴 했지만 앞으로 더 잘하고 싶어요.
사르코스키: 10분이나 지각해 놓고 승진시켜 달라는 거야?
이든: 노라가 임신했어요.
사르코스키: 알아. 하지만 승진은 없어. 최소한만 하는 사람은 필요 없어. 여기 있고 싶어 하는 사람이 필요한 거지.
이든은 자신의 능력을 어필하며 금속탐지기가 아닌 보안 검색대를 맡게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라서 팀장들이 검색대 담당이라고 했다. 이에 먼저 승진한 절친 제이슨(신쿠아 월스)이 나서서 자신의 자리를 맡겨보자고 했는데, 그러면 팀장 한 명이 D, E 섹션에서 일할 수 있어서 일이 수월해질 거라고...
제이슨 덕분에 드디어 보안 검색대에 앉게 된 이든은 자신감에 넘쳐 있었는데, 잠시 후 예상치 못한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분실물로 보이는 무선 이어폰을 접수받게 된 이든에게 '오른쪽 귀에 당장 꽂아'라는 문자메시지가 온 건데...
"이든, 가방 하나에 목숨 하나야. 곧 내 동료 하나가 네 라인으로 갈 거야. 넌 내 동료 가방을 통과시켜 주면 돼. 위안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넌 차선책이야. 오늘 그 자리는 원래 네 자리가 아니었잖아. 쉽지는 않겠지만 간단한 거야. 비행기가 떠나면 너와 노라는 일상으로 돌아가면 돼. 가방이 걸리거나 경찰에 신고하면 노라는 죽어!"
이든은 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뭐라도 해보려고 애썼지만 번번이 가로막히고 말았는데, CCTV를 해킹한 정체불명의 범죄자들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감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친하게 지냈던 라이어널 윌리엄(커티스 쿡) 경관이 갑자기 사망하면서 공항의 분위기는 어수선해졌고, 사르코스키는 제이슨을 원래 자리로 돌려보내고 이든에게는 다시 금속탐지기를 맡으라고 지시했다.
이에 자신을 '프리랜서 퍼실리테이터'라고 칭한 범인은 자신의 동료가 도착하기 전까지 검색대로 돌아가지 못하면 계약 위반이라면서, 어떻게 해서든 방법을 찾아내라고 했고, 그렇지 않으면 제이슨과 노라는 물론이고 공항직원 그 누구라도 위험해질 수 있다고 했는데...
과연 이든은 위험천만한 이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인지...
<캐리온>은 액션 스릴러 잘하는 자움 콜렛 세라 감독과 태런 에저튼의 만남이라 충분히 기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영화다.
물론 실시간으로 범죄자의 협박과 지시를 받는다는 설정의 영화는 이미 적지 않지만, 무대가 공항 검색대라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 될 수도...
어쩔 수 없이 식상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장점은 그 긴장감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과 거기에 태런 에저튼의 겁먹고 불안한 표정이 아주 제대로여서 보는 나 역시도 불안 초초에 시달리게 됐다는 거...
그리고 경찰관 엘레나(다니엘 데드와일러)와 국토안보부 존 알컷(로건 마샬 그린) 요원의 역동적인 자동차씬은 개인적으로 마음에 쏙 들었던 장면...
그러나 문제는 한방이 부족했다는 거다. 긴장감을 잘 유지하다가 마지막에 힘없이 끝나버렸던 게 많이 아쉬운데, 그 방법자체는 꽤 신박했다고 할 수 있어서 조금만 더 신경 썼다면 어땠을까 싶은...
하지만 그런 내 마음을 알았던 걸까... 섭섭한 내 마음을 다독다독해 준 마지막 장면은 또 나쁘지 않았고, 사르코스키 역 딘 노리스를 비롯한 조연들의 연기도 좋아서 가볍게 보기에는 충분했던... 크리스마스 영화로 시작해서 액션 스릴러 영화로 질주하다가 다시 크리스마스 영화로 수미상관을 이룬 <캐리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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