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스
Klaus, 2019
스페일 출신 세르지오 파블로스 감독의 <클라우스>는 아버지의 부와 권력을 등에 업고 게으르고 방탕한 생활에 빠져 있던 왕립 우편 사관학교의 생도가 오지의 섬마을 우체부로 임명되면서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고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쓰게 되는 좌충우돌 파란만장한 스토리의 애니메이션 영화다.
- 등급: 전체 관람가
- 장르: 애니메이션, 코미디, 가족
- 국가: 스페인, 영국
- 러닝타임: 96분
- 수상내역
2020
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장편애니메이션작품상)
47회 애니어워드(최우수 장편 애니메이션, 장편 애니메이션: 캐릭터 애니메이션상, 장편 애니메이션: 캐릭터 디자인상, 장편 애니메이션: 감독상, 장편 애니메이션: 미술상, 장편 애니메이션: 스토리보딩상, 장편 애니메이션: 편집상)
'요즘 편지는 많이 안 쓰죠? 하지만 절대 잊지 못할 이야기가 있죠. 빨간 옷 입은 뚱뚱한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고 약속대로 착하게 지낸다면 대부분은 장난감을 받게 된다는 거요.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더군요. 이 이야기는 편지에 관한 겁니다. 그 시작은... 이 편지에서부터죠!'
파란색 봉투의 그 편지는 생도 한 명 때문에 왕립 우체국에서 보낸 긴급 공문이었고, 그것을 전달받은 왕립 우편 사관학교 훈련교관은 문제의 생도와 함께 왕립 우체국으로 향하게 되는데...
우체국장: 9개월 전에 너를 왕립 우편 사관학교에 집어넣으려고 내 영향력을 최대한 발휘했다. 하지만 네가 의도적으로 낙제하는 걸 그냥 보기만 하면서 아무 목적도, 의미도 없는 공허한 특권층의 삶으로 되돌아가게 놔둘 줄 알았느냐? 우체부가 된 것을 축하한다!
제스퍼: 뭐라고요?
우체국장: 네가 임시 우체국을 세우게 될 곳은 '스미어렌스버그'야. 1년을 주겠다.
제스퍼: 이게 다 무슨 말씀이신지...
우체국장: 편지 6천 통이면 충분하겠지. 네 손으로 직접 소인을 찍는 거야. 그 편지들을 처리하지 못하면 더 이상 멋진 아파트와 마차, 옷 같은 건 없어. 다 사라지는 거지. 넌 시궁창에서 살아야 할 거다.
그랬다. 제스퍼(제이슨 슈왈츠먼)는 왕립 우체국장의 아들이었고, 부자인 아버지만 믿고 게으르고 방탕한 생활을 일삼는 제스퍼를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었던 우체국장이 결단을 내리게 되었던 것이다.
제스퍼는 어쩔 수 없이 아버지의 명에 따를 수밖에 없었으나, 산 넘고 물 건너 어렵게 도착한 '스미어렌스버그'의 상황은 예상보다 훨씬 좋지 못했다.
세상과 단절된 섬 마을은 너무나 춥고 음산했으며, 게다가 크럼 가문과 엘링보 가문의 오랜 원한과 분쟁으로 인해 분노와 다툼이 가득한 곳이었고, 그 때문에 학교 선생님으로 부임했던 엘바(라시다 존스)는 원수의 자식과 함께 공부하는 것을 꺼려한 부모들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게 되면서 이제는 학교에서 생선을 팔고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너무 춥고 사람들은 심술궂게 굴고 이래저래 기분 나쁜 곳이어서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집으로 돌아갔다가 바로 길거리로 쫓겨날 것이 두려웠던 제스퍼는 어떻게 해서든지 이곳에서 편지 6,000통을 처리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으나, 문제는 이 마을의 그 누구도 편지를 보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막막하던 어느 날 제스퍼는 마을 지도 끄트머리에서 오두막 하나를 발견하고는 한번 방문해 보기로 했는데, 주인 없는 집안을 허락도 없이 둘러보다가 기골이 장대한 집주인이 커다란 도끼를 들고 다가오는 것을 보고는 놀라 도망치고 말았는데...
이후 제스퍼의 우체국으로 꼬마 손님들이 찾아왔다.
"저희 편지 보내려고 왔는데요. 우리 사촌이 그랬는데 클라우스 씨에게 편지를 쓰면 장난감을 만들어준댔어요. 그리고 아저씨한테 우푯값을 내라고요. 우표가 없으면 편지가 아니라면서요?"
이로써 희망의 불씨를 발견하게 된 제스퍼는 마을을 다니면서 새 장난감을 갖고 싶으면 클라우스 씨에게 편지를 쓰라고 아이들을 부추기기 시작하는 한편 클라우스(J.K. 시몬스) 씨에게도 찾아가 가난한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기부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과연 제스퍼는 편지 6천 통을 채우고 당당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지...
<클라우스>는 지극히 삭막했던 스미어렌스버그를 변화시킨 초보 우체부 제스퍼와 외딴 오두막에서 은둔 생활을 하던 클라우스 씨의 특별하고 소중한 이야기이며, 동시에 그 두 사람을 있게 한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들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영화였다.
그만큼 다양한 외모와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었는데, 험상궂은 인상의 어른에서부터 마냥 귀여운 아이들까지... 그중에서도 사미족 아이 마르구(네다 마르그레테 라바)는 영화 속 최고의 귀요미 그 자체였다는...
산타클로스를 소재로 한 <클라우스>는 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수상한데 이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도 오르게 됐는데, 하필이면 경쟁작이 <토이 스토리 4>였던 탓에 수상에는 실패하게 되었으나, 넷플릭스 최초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애니메이션 영화가 되었다.
그리하여 아이들에게는 물론이고 어른들에게도 의미 있는 교훈을 남겨주기에 충분했던 예쁘고 귀엽고 착한 애니메이션 <클라우스>는 크리스마스를 더욱 따뜻하게 만들어줄 어린이 가족 영화가 아닌가 싶다.
"선한 행동은 또 다른 선한 행동을 낳는 법이지 (A true selfless act always sparks another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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