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더후드
Otherhood, 2019
<왓에버 메이크스 유 해피>를 연출한 신디 추팍 감독의 <아더후드>는 엄마 품을 떠나 독립한 아들들이 '어머니의 날' 조차도 무심한 모습에 섭섭했던 세 명의 엄마가 결국 아들의 집으로 쳐들어가기로 결심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코미디 영화로 윌리엄 서트클리프의 소설 'Whatever Makes You Happy'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코미디
- 국가: 영국
- 러닝타임: 100분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욕에 대해 모두 들어봤을 거예요. 아들이 커서 뉴욕에 간 후로 전화도 안 하는 바람에 잠들지 못하는 엄마들 이야기는요? 이 이야기는 그런 세 명의 엄마와 세 명의 아들에 대한 얘기입니다.
엄마가 되는 건 막막한 일이고, 그래서 우린 친해질 수 있었어요. 놀이터에서 아이들의 우정이 시작됐을 때 엄마들의 우정도 함께 시작된 거죠'
뉴욕주 포킵시에 살고 있는 캐롤(안젤라 바셋), 질리언(패트리샤 아퀘트), 헬렌(펠리시티 허프만)은 아이들이 독립한 후 예전처럼 자주 만나지는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한 가지 전통은 남겨두고 있었는데, 바로 '어머니의 날' 함께 모여서 미모사 마시기였다.
캐롤: 우리가 뭘 잘못한 걸까?
질리언: 자유로운 생각을 가지고 독립적으로 살도록 키워놨더니 우리를 전혀 필요로 하지 않네.
케롤: 자기 자식이 생기면 그때는 필요하다고 하겠지.
질리언: 이제는 엄마라고 느껴지지도 않아. 그냥 남이지. 하지만 어쩌겠어? 당장 차 끌고 애들 집에 쳐들어 갈 것도 아니고...
헬렌: 하지만 오늘은 어머니의 날이잖아?
어떻게 자식이 어머니의 날을 잊을 수가 있냐며, 어떻게 어머니의 날에 문자 하나 덜렁 보내냐며 신세한탄으로 시작되었던 엄마들의 모임은 결국 아들의 집으로 쳐들어 가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게 되었는데...
캐롤은 맨해튼으로 출발한 이후에도 이것이 과연 잘하고 있는 것인가, 혹시라도 아들이 반기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지만, 헬렌은 '엄마'가 명사이지만 동사이기도 하다면서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이것은 휴가가 아니라 임무이기 때문에 엄마가 된 기분이 들 때까지 머무를 것이라면서, 아들이 거절해도 절대 물러서지 말고 엄마를 사랑하게 만들어버리라고도 했다.
가장 먼저 아들의 집 입성에 성공한 사람은 오히려 걱정 많았던 캐롤이었다. 사별한 남편의 장례식 이후로 집에 온 적이 없다는 맷(신쿠아 월스)은 세 아들 중에서는 그나마 살가운 편이기는 했으나, 집안 꼴이며 사는 모습이 아직 15살짜리 같아서 엄마가 며칠 지내면서 청소라도 해줘야겠다는 말에 많이 당황하는 모습이었는데...
한편 질리언은 아들 다니엘(제이크 호프만)이 전화를 받지 않자 일단 호텔에 짐을 풀고 다음날 다시 찾아가게 됐는데, 엄마가 탐탁지 않아 했던 여자친구 에린(하이디 가드너)과 헤어진 후 마음이 안 좋은 상태여서 더 그랬는지 보다 냉담한 반응이 돌아왔다. 엄마 인생은 엄마 것이고, 내 인생은 내 것이라면서 걱정은 이제 그만하시라고 했지만 엄마 역시도 지지 않아서, 소개해 주고 싶은 아가씨가 있으니 그 아가씨한테 전화할 때까지 뉴욕에 있겠다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아들들 집으로 쳐들어가자고 주도했던 헬렌은 오히려 폴(제이크 레이시) 의 집 앞에서 망설이다가 발길을 돌려 일단 호텔에 묵기로 했는데, 아무래도 아들 혼자 살고 있는 집이 아니라서 더욱 그랬던 모양이다.
사실 헬렌은 폴이 게이라는 것을 진작 알고 있었지만, 아들이 직접 커밍아웃을 하지 않은 상태여서 계속 모른 척하고 있던 건데, 지금 폴의 집에는 게이들 4명이 함께 살고 있었던 것이다.
다음날 헬렌은 폴과 남자친구인 안드레(프랭크 드 줄리오)를 함께 만나게 되었는데...
<아더후드>는 그야말로 쟁쟁한 엄마들이 함께 하는 영화였다. 미드 '위기의 주부들'의 르네 역 펠리시티 허프만, '미디엄(고스트 앤 크라임)'의 앨리슨 드부아 역 패트리샤 아퀘트, '9-1-1'의 아테나 역 안젤라 바셋까지 그야말로 탄탄한 연기력으로 무장한 영화였던 것이다.
영화는 '어머니의 날' 조차도 무심한 아들들 때문에 섭섭했던 엄마들이 '엄마'의 존재를 다시금 각인시켜 주려는 듯 아들의 집으로 쳐들어가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지만, 엄마들은 아들의 뒤꽁무니만을 쫓아다니지는 않았고, 오랜만에 집으로부터 벗어나 나름의 작은 일탈도 시도해 보면서 오롯이 자신을 느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던 것이다.
이미 다 자라 성인이 된 아들의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면서, 또한 엄마로서도 한 단계 더 성장하고, 더 이상 엄마라는 역할에만 얽매이지 않는 모습으로 'motherhood'를 초월한 'otherhood'의 삶을 만끽하며 행복하기를 응원하게 됐던 자유롭고 유쾌한 영화 <아더후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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