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스턴스
THE SUBSTANCE, 2024
<리벤지>, <리얼리티+>를 연출한 프랑스 출신 코랄리 파르쟈 감독의 <서브스턴스>는 한때 대스타로 큰 인기를 누렸던 여배우 엘리자베스가 50대를 넘기면서 진행하던 TV 에어로빅 쇼에서 마저 퇴출되고 연예계 은퇴 위기에 놓였을 때, 놀라운 유혹이 그녀의 마음을 뒤흔들기 시작하면서 펼쳐지는 바디 호러 스릴러 영화다.
* 서브스턴스 뜻: 물질, 내용, 알맹이, 본질 / 영화 속에서는 한 번의 주사로 DNA가 활성화되어 세포 분열이 시작되고 새로운 내가 탄생되는 것을 서브스턴스라 칭하고 있다.
< 영화의 앞부분만 좀 더 자세히 언급하게 될 것이며, 결말이나 결정적인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
- 평점
- -
- 감독
- 코랄리 파르쟈
- 출연
- 데미 무어, 마가렛 퀄리, 데니스 퀘이드
-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장르: 스릴러
- 국가: 영국
- 러닝타임: 141분
- 수상내역
2025
9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분장상)
31회 미국 배우 조합상(영화부문 여우주연상)
78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분장상)
30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여우주연상, 각본상, 분장상)
40회 산타바바라 국제영화제(버라이어티상, 아웃스탠딩 감독상)
82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여우주연상-뮤지컬,코미디)
2024
37회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시각효과상)
37회 유럽영화상(촬영상, 시각효과상)
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미드나잇 매드니스 관객상)
77회 칸영화제(각본상)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이름을 올렸을 만큼 젊을 시절 대스타로 활약했던 영화배우 엘리자베스 스파클(데미 무어)은 50세를 넘긴 지금 TV 프로그램 에어로빅 쇼를 진행하며 연예계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프로그램 녹화를 마치고 화장실에 가려던 그녀는 하필 여자 화장실이 고장으로 사용할 수 없자 살짝 주변을 살핀 뒤 남자 화장실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뒤 이어 들어온 프로그램 제작자 하비(데니스 퀘이드)는 화장실 안에 엘리자베스가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볼일을 보면서 누군가와 통화를 하기 시작했는데...
"짧게 말할게. 어려야 하고, 섹시해야 해. 그리고 당장 필요해. 그 늙은 여자가 여태껏 버티고 있었던 게 미스터리야. 우리가 그 여자한테 뭘 약속했건 상관없어. 이건 자선 행사가 아니라 방송이라고.."
하필 오늘은 그녀의 생일날이었으나 그렇게 엘리자베스는 씁쓸한 마음으로 방송에서 하차하게 되었다.
충격이 너무 컸던 탓일까... 복잡한 심경으로 운전을 하던 엘리자베스는 교통사고를 당하고 말았는데, 다행히 다친 곳 없으니 바로 귀가해도 된다는 의사 소견이 있었지만, 마음의 상처가 컸던 그녀는 결국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응급 콜을 받은 의사가 먼저 자리를 뜬 이후 옆에 있던 젊은 남자 간호사(로빈 그리어)는 검사 하나가 더 남았다면서 일어서려는 그녀를 붙잡아 세웠는데, 청진과 촉진을 한 간호사 역시도 전혀 문제가 없으니 이제 가도 좋다면서, 잘되길 바란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렇게 병원을 나선 엘리자베스는 코트 주머니 안에서 간호사가 넣어 놓은 듯한 USB를 발견했는데, 거기에는 전화번호와 함께 'THE SUBSTANCE'라고 적혀 있었고, USB를 감싸고 있던 종이에는 '그것이 내 인생을 바꿔놨어요'라고 쓰여있었다. 집에 도착한 그녀는 USB의 담긴 내용이 도대체 무엇인지 확인해 보게 되었는데...
'더 나은 나를 꿈꿔 본 적이 있는가? 더 어리고, 더 아름답고, 보다 완벽한 나!
한 번의 주사로 DNA가 활성화되어 새로운 세포 분열이 시작되고 새로운 내가 탄생한다. 이것이 바로 '서브스턴스'다.
당신은 원형(원본)이다. 모든 것은 당신으로부터 나오며 모든 것이 당신이다. 간단히 말해 더 나은 당신이다.
시간은 함께 나눈다. 일주일은 나, 일주일은 다른 나로 각자 7일씩 균형을 유지한다.
명심해야 할 한 가지, 당신은 하나다. 분리될 수 없다!'
하지만 도무지 이게 뭔가 싶었던 엘리자베스는 고민 없이 USB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쓰레기통을 다시 뒤져 USB에 적힌 연락처로 전화를 걸게 되었고, 이후 우편으로 배달된 '503'이라고 적힌 출입 카드를 가지고 전화를 통해 전달받은 주소지로 찾아가게 되었는데, 허름한 창고 안 하얀 방에는 여러 개의 보관함들이 설치되어 있었으며, 503번 보관함 속에는 그녀를 위한 박스 하나가 들어 있었다.
503 박스 안에는 엘리자베스를 위한 '서브스턴스 패키지'가 들어 있었는데, 구성은 이랬다.
- ACTIVATOR(활성제): 1회 사용 후 폐기
- STABILIZER(안정제): 다른 나를 위한
- SWITCH(교체 키트)
- FOOD MATRIX(영양 푸드팩)
- 실과 바늘
활성화는 최초 1회만, 안정화는 1일 1회, 교체는 7일 간격으로 예외 없음.
반드시 기억할 것! 당신은 하나다!
엘리자베스는 결국 활성제를 자신에게 주사했는데, 아무런 변화도 없자 실망스러워하던 그때 갑작스럽게 밀려드는 고통에 몸부림치기 시작하더니 잠시 후 충격적이고도 믿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졌다.
그렇게 엘리자베스의 또 다른 자아인 젊고 아름다운 수(마가렛 퀄리)가 탄생했던 것인데...
앞으로 엘리자베스와 수에게는 또 얼마나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게 될는지...
<서브스턴스>는 설정 자체도 신선했고, 폭발적인 마지막 엔딩이 충격적이었던 영화다.
<사랑과 영혼, 1990>을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모았던 청순 미모의 데미 무어도 어느새 60세를 넘겼고, 그간 전신 성형설이 돌기도 했어서, 어쩌면 자신의 온 마음을 갈아 넣어 연기했을지 모를 그녀의 모습이 남의 일 같지 않으면서 각별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9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하기도 했으나, <아노라>의 마이키 매디슨이 수상을 하면서 내가 다 섭섭한 마음이었는데, <아노라>를 보지 못해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하필 20대의 젊은 배우가 수상을 하게 되니 뭔가 또 기분이 묘하기도 했던...
영화 얘기로 다시 돌아가 보면, 날계란 노른자로부터 시작된 <서브스턴스>는 강렬한 색감이나 카메라 구도를 비롯한 미장센이 꽤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익스트림 클로즈업이나 슬로 모션, 그리고 한층 과장된 asmr 등의 사운드 또한 돋보이면서, 추한 것은 더욱 추하게, 아름다운 것은 더욱 아름답게 담아냈다고 생각된다.
또한, 초반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의 엘리자베스 스파클의 이름이 새겨진 스타 명판을 통해 덧없는 세월의 흐름을 표현한 부분도 인상적이었고, 지뢰밭처럼 곳곳에 숨겨놓은 중년 여배우의 현실에 대한 암시적 요소들 또한 섬세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중반부에는 살짝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는데, 어쩐지 스크린 안에 데미 무어가 있어야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기도...
그리고 젊은 여성들에 대한 상품화 장면들이 내내 나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기도 했는데, 심리적 내적 묘사에 보다 치중하다 보니 외적 갈등은 가차 없이 무시하고 지나친 느낌이 없지 않아 아쉬움은 있었고, 피칠갑으로 격하게 폭발한 마지막 장면은 기괴함마저 느껴지기는 해서 보다 현실적인 바디 호러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끝도 없는 욕망과 이기심으로 어리석은 선택을 하기 쉬운 사람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엘리자베스'도 '수'도 모두 하나의 자아라는 것인데...
그리하여, <서브스턴스>는 누구보다 내가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야 하며, 스스로 의미 있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말자는 보편적인 교훈을 너무나도 뼈아프게 일깨워준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늙지 않으려 발버둥 치느라 스트레스받을 것이 아니라 세월의 흐름을 인정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잘 늙어가자는 생각을 다시금 해보며...
* 서브스턴스 쿠키 영상은 없습니다.
'★느낌대로 영화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타로:죽음의 카드> 넷플릭스 Tarot 2024 영화 (1) | 2025.03.12 |
---|---|
아노라 영화 후기 (32) | 2025.03.08 |
<원정빌라> 영화 리뷰..문정희,이현우 (48) | 2025.03.03 |
미키 17 (53) | 2025.03.01 |
<코펜하겐 러브 스토리> 추천 영화 리뷰 (30) | 2025.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