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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대로 영화 리뷰

<더 썬> 영화 리뷰

by 미유네코 2023.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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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썬
The Son, 2023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더 파더>를 연출한 플로리안 젤러 감독의 <더 썬>은 '아버지'를 소재로 한 또 하나의 심도 있는 영화였고, <더 파더>에서 아버지였던 배우 안소니 홉킨스가 이번에는 '아버지의 아버지'로, 배우 휴 잭맨이 '아버지'로 등장하고 있어서 더욱 기대가 되는 영화였는데...

 
더 썬
“그 무엇보다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었어…”  성공한 변호사로 뉴욕에서 행복한 새 가정을 이룬 피터는어느 날, 전처에게 아들 니콜라스가 학교를 나가지 않는다는 소식을 듣는다.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었던 피터는 아들을 집으로 데려오지만애를 쓸수록 두 사람의 사이는 어긋나기만 하는데…
평점
9.2 (2023.07.19 개봉)
감독
플로리앙 젤러
출연
휴 잭맨, 로라 던, 바네사 커비, 젠 맥그라스, 안소니 홉킨스, 휴 콰시

- 등급: 15세 관람가
- 장르: 드라마
- 국가: 영국
- 러닝타임: 122분
 
이미 재혼해서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있는 변호사 피터(휴 잭맨)의 집에 미리 연락도 없이 불쑥 전처 케이티(로라 던)가 찾아왔다. 집에는 아내 베스(바네사 커비)와 갓난아이도 함께 있던 터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는데, 전화를 안 받아서 어쩔 수 없이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는 전처는 아들 니콜라스(젠 맥그라스) 일이라며 다급하게 말을 이어갔는데...
 
"니콜라스가 거의 한 달간 학교에 안 나왔대. 계속 등교하는 척한 거지. 뭘 물어보면 대답도 안 해. 증오심 가득한 얼굴로 쳐다보는데 난 이제 걔가 무서워."
 
니콜라스한테는 지금 아빠가 필요하다며 아들과 만나서 대화를 좀 나눠봐 달라고 부탁을 하러 왔던 것이다.

퇴근 후 아들을 찾아갔지만 니콜라스는 좀처럼 말을 하려고 하지 않았는데, 계속되는 설득 끝에 아이가 입을 열었다.
 
아들: 인생이... 너무 버거워.
아빠: 어떤 점이 힘든데?
아들: 모르겠어. 뭔가 바꾸고 싶은데 뭔지 모르겠어. 아빠랑 살고 싶어. 
 
그리고 아이는 불쑥 아빠와 살고 싶다고 한다. 엄마는 이제 자신을 감당하지 못한다며, 이 집에 있으면 나쁜 생각만 떠오르고 가끔은 자신이 미친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울면서 말하는 니콜라스를 보며 아빠는 큰 고민에 휩싸이게 되는데...
 

아들을 집으로 데려오는 일은 당연히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아내 베스의 동의가 꼭 필요한 문제였지만 갓난아이 육아하기도 벅찬 아내의 입장에서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니었을 테지만, 아들을 걱정하는 남편의 마음을 이해한 베스도 결국 동의를 하게 된다.
그리하여 아빠집에서 살게 된 니콜라스는 학교도 전학을 하고 쉽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조금씩 적응해 가면서 모든 게 제 자리를 찾아가는 듯 보였다.
그런데...

 
 
아직은 서먹하지만 잘 지내기 위해 노력하던 베스에서 불쑥 질문을 하는 니콜라스...
니콜라스: 질문 하나 해도 돼요?
베스: 그럼 당연하지.
니콜라스: 우리 아빠가 유부남인 거 알았어요?
베스: 그래. 근데 네 아빠 말로는...
니콜라스: 뭐랬는데요?
베스: 아빠하고 직접 얘기하는 게 좋겠다.
 
이제야 니콜라스의 속마음을 조금을 알 것 같았다.
너무도 막연하게 인생이 버겁다고 했던 아이였으나 부모의 이혼이 너무나 큰 충격이었고 상처가 되었던 모양인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문제가 터지고 말았다.
 

니콜라스가 자해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데 이어, 새로운 학교에도 전학 첫날 이후로는 전혀 등교를 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된 아빠는 너무나 당황스러웠는데...
 
니콜라스: 이 삶을 못 견디겠어. 다 아빠 때문이야! 
아빠: 뭐라고?
니콜라스: 아빠 때문에 이렇게 됐어.
아빠: 내가 뭘 잘못했는데?
니콜라스: 아빠가 역겨워.
아빠: 지금 뭐라고 했어?
니콜라스: 인생과 일에 대해서 대단한 듯 떠들더니 우릴 쓰레기처럼 버렸잖아.
 
이렇게 계속된 두 사람의 언쟁은 최고조에 다다랐고 아빠 역시도 분노가 폭발하게 됐는데...
앞으로 니콜라스는 아버지와 화해하고 마음의 안정을 되찾아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지...
어린 시절 너무나 권위적이고 일밖에  몰랐던 아버지(안소니 홉킨스)를 보면서 자신은 그런 아버지가 되지는 않겠노라고 다짐했으나 어느새 자신의 아버지를 닮아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 아버지 피터 역시 마음을 다잡고 아이와의 관계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내성적이고 소심한 17살 니콜라스, 정확한 이유도 모른 채 막연하게 삶이 힘들다고 말하는 아이를 바라보는 건 나에게도 적잖이 힘든 일이었는데, 만약 니콜라스의 부모였다면 그 마음이 도대체 어떠했을까...
더 답답했던 것은 왜 엄마와 아빠는 아이의 문제가 자신들의 이혼에서 비롯되었을 거라는 짐작을 전혀 하지 못했던 건지...
버림받은 엄마는 자신의 상처로 아이의 마음까지 헤아릴 여력이 없었을 테고, 아빠 역시 새 가정을 꾸리고 떨어져 살게 되면서 아이에게 제대로 된 관심을 기울일 수 없었을 테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직 10대인 아들의 속으로 곪아가는 상처를 누구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고 방치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계속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아서 숨죽이며 지켜보게 됐던, 너무나도 안타깝고 또 안타까운 영화 <더 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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