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스카니의 태양
Under The Tuscan Sun, 2004
<베일리 어게인>, <쉘 위 댄스>의 각본을 맡았던 오드리 웰스 감독의 <투스카니의 태양>은 남편으로부터 이혼당한 베스트셀러 작가가 홀로 떠난 이탈리아 여행에서 계획에 없던 전원주택을 구입하게 되면서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코미디, 드라마, 멜로/로맨스
- 국가: 미국
- 러닝타임: 112분
베스트셀러 작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프랜시스(다이안 레인)는 제자로부터도 존경받는 인물이었으며, 남편 톰 역시도 작가로 함께 활동하고 있었다. 이렇듯 그녀의 삶에 문제 될 것이라고는 전혀 없는 듯 보였는데...
그러나 불행은 느닷없이 찾아왔다.
남편이 프랜시스에게 이혼을 요구했던 것인데, 문제는 바람을 피워 귀책사유가 있는 톰이 위자료까지 청구하고 나섰던 것이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법에서는 이혼 사유를 따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녀로서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고, 결국 남편의 요구에 따라 위자료를 제한 차액분을 돌려받는 조건으로 집까지 빼앗기고 말았던 것...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친구 패티(산드라 오)와 그레이스(케이트 월시)가 자리를 마련했다. 결혼의 시작이 케이크와 샴페인이니 끝도 같아야 한다면서 케이크와 샴페인을 준비했던 것인데, 사실 패티와 그레이스는 커플이었고, 오랜 노력 끝에 패티가 임신에 성공했다는 기쁜 소식을 함께 전하기도 했다.
"투스카니로 낭만 여행을 가기로 했었는데, 임신 초기에 비행기를 타는 게 안 좋잖아. 그래서 우리가 너를 위해 일반석 표를 업그레이드했어"
알고 보니 '게이들의 투스카니 낭만 여행' 패키지 상품이었고, 오히려 아무도 귀찮게 하지 않을 테니 편할 거라고, 그저 내면의 소리에만 귀 기울이면 되니까 이탈리아에서 새로운 소설을 구상할 기회라면서 프랜시스에게 티켓을 건넸던 것이다.
물론 고맙긴 했지만 당장 여행을 떠날 기분은 아니었던 프랜시스는 친구들의 성의를 봐서 일단 생각은 해보겠다고 했는데...
불현듯 자신의 궁상맞은 처지를 깨닫게 된 프랜시스는 결국 이탈리아로 떠나기로 결심하게 됐다. 그것도 게이 커플들과 함께...
그리고 코르토나에 장이 서던 날 골목길을 거닐다가 우연히 발견한 전원주택 매물 정보에 눈길을 주게 되었는데, 태양을 그리워한다는 뜻의 '브라마솔레(Bramasole)'라는 이름이 적혀 있던 마치 동화 속에나 나올 법한 허름하지만 낭만적인 그 집이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모양이었는데, 인연이 닿아서였던 것인지 무엇에라도 홀린 듯 덜컥 그 집을 사게 된 프랜시스...
'난 외국에 있는 집을 샀다. 집과 함께 소 2마리가 이틀에 걸쳐 경작할 수 있는 정도 크기의 땅도 샀다. 집을 사고 후회가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속에서 신물이 올라오고 눈물이 난다고 해서 실수였다는 뜻은 아니다. 오래된 주택은 하자가 있을 수밖에 없다. 300년이나 된 집이니 말해 무엇하랴'
그랬다. 겉보기엔 낭만적으로 보였어도 낡고 낡은 오래된 집이어서 수리 이상의 대대적인 공사가 필요할 지경이었다. 그리하여 중개업자가 소개해준 인부들에게 집수리를 맡겨보기로 했는데, 집을 수리하는 것인지 부수는 것인지 어쩐지 많이 불안해 보이기도 했는데...
낯선 외국땅에 여행을 갔다가 충동적으로 집을 사게 된 프랜시스는 과연 집수리를 잘 마치고 이 집에 행복하게 정착할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외로움과 향수병에 시달리다 결국 다시 돌아가게 되는 것은 아닐지...
이 집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가족을 일구고 싶다던 그녀의 바람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지...
남편으로부터 배신감을 느낀 독일의 중년 여성이 홀로 크로아티아로 떠나게 된다는 <파어웨이>를 많이 떠오르게 만들었던 <투스카니의 태양>은 다이안 레인을 비롯해 산드라 오와 케이트 월시를 함께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던 영화였다.
하지만 아름다운 이탈리아 여행을 함께 지켜보게 된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그다지 특별함을 느끼지는 못했던 영화이기도 하다. 패티와 프랜시스의 우정은 보기 좋았지만, 가족을 이루어 정착해 살고 싶어 했던 주인공이 당당하게 홀로 서지 못하고 자칫 남자에 집착하는 여성으로 비칠 수 있겠다 싶어 아쉬움이 남기도 했던...
충분히 유쾌하지도 그다지 로맨틱하지도 않았지만, 그럼에도 토스카나를 비롯한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풍경 자체만으로도 낭만은 충분했던 영화 <투스카니의 태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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