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타트
RE-START, 2021
<A-특공대>, <더 그레이>를 연출한 조 카나한 감독의 <리스타트>는 누가 왜 자신을 죽이려고 킬러들을 보내는 건지 도무지 짐작조차도 할 수 없는 가운데, 타임루프에 갇혀 매일 죽기를 반복하고 있는 전직 델타 포스 출신의 남자가 죽음을 멈추기 위한 돌파구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SF 액션 영화다.
-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액션
- 국가: 미국
- 러닝타임: 100분
"매일 아침 어떤 미친놈이 찾아와서 칼 들고 설치는 거 상상이나 돼? 한동안은 재밌었지. 충격이 가시고 어떻게 된 일인지 알게 되고, 140번 가까이 겪다 보니 짜증이 나더라고... 그만하고 싶은데 끝나질 않아. 변하지 않는 하나는 내가 죽는다는 거야. 매일매일 내가 죽어. 솔직히 말해서 죽이려는 이유도 모르겠고 무슨 죽을 짓을 했는지도 모르겠어!"
매일 오전 7시, 자고 있는 로이(프랭크 그릴로)에게 어김없이 칼을 겨누며 등장하는 자객이 있다. 게다가 어처구니없게도 헬기까지 집으로 돌진해 들어오고, 챌린저라도 훔쳐 도망갈라치면 죽기 살기로 쫓아오는 미니밴이 등장하지를 않나 그렇게 미친 듯이 도망치다가 버스에 치여 또 급사를 하고 마는...
이렇듯 어찌 되었든 그는 매일 죽었다. 하지만 어차피 다시 살아날 것이고 이제는 그 모든 과정과 순서를 모두 꿰뚫고 있으니 더 이상 놀랄 일도 없긴 했다.
무슨 현상금 걸린 존윅도 아니고 끊임없이 덤벼드는 킬러들에 정신은 없었지만, 이제는 하도 자주 만나다 보니 각각의 킬러들에게 별명도 지어주면서 이러다 아주 정들겠다 싶기도 했는데...
하지만 어떻게 왜 같은 하루가 반복되는지도 모르겠고, 눈 뜨는 순간부터 총체적 난국이라 생각해 볼 겨를조차 없긴 했는데, 그렇다고 날마다 이렇게 죽는 것으로 끝낼 수는 없을 것 같았다. 놈들에겐 부대가 있고 자신이 가진 건 시간뿐이니 이제 계획을 세우고 복수도 해야겠다며 다짐을 하게 된 로이...
그러기 위해서는 그의 유일한 사랑이자 전처인 젬마(나오미 왓츠)를 만나야 했다. 그녀가 분명 해답을 가지고 있을 테니까...
하루를 너무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살다 보니 그에겐 이제 어제가 몇 달 전이나 마찬가지였다.
젬마의 직장 ' 다이나우 연구소'에서 직원을 채용한다고 해서 이력서를 들고 찾아갔었는데, 그때 그녀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했었다.
CCTV를 통해 두 사람을 지켜보며 대화까지 엿듣고 있던 젬마의 상사 클라이브 벤터(멜 깁슨)가 호출이 있자 그녀는 다급하게 말했었다.
"내가 보낸 생일 선물 받았어? 가서 찾아봐. 며칠 전에 보냈어. 그리고 꼭 기억해, '오시리스'"
그리고는 다시 밤에 젬마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는데, 아주 위험한 짓을 하게 됐다면서, 무슨 일이 생기면 뒤를 책임져 달라고 도와달라고 했던 것... 돌이켜보니 분명 그녀가 열쇠를 쥐고 있는 듯했던 건데...
과연 그는 해답을 찾고 이 지긋지긋한 타임루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지...
<리스타트>의 원제는 게임에서 최종 보스가 등장하는 스테이지를 뜻하는 <보스 레벨(Boss Level)>이다. 그래서 영화는 시작부터 곳곳에 게임적인 요소들을 배치하고 있었고, 이것이 과연 타임루프인가 아니면 게임 속인 건가 착각하게 만들 정도였는데, 중간에는 로이와 젬마의 아들인 조(리오 그릴로)가 좋아하는 고전게임 '스트리트 파이터'와 '갤러그'를 함께 하는 장면까지도 등장하고 있다.
차량 추격장면을 비롯해 총격씬도 물론 그 화력이 대단했지만, 이 영화에서는 검술에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킬러들 중 가장 존재감이 대단했다고 할 수 있는 검 잘 쓰는 관 옌(셀리나 로) 덕분일 텐데, 그리하여 그녀와의 대적을 위해 로이가 다이 펑(양자경)을 찾아가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던...
<리스타트>는 그 소재에 비한다면 뭔가 2% 정도 부족한 느낌이 들기는 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15세 관람가에 비해 꽤 과격한 장면들이 시원하니 좋았고, 프랭크 그릴로의 셋째 아들인 리오가 아들 조로 등장하고 있는 등 나름의 소소한 재미를 찾을 수도 있어서 나쁘지 않았던 영화였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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