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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대로 영화 리뷰

<봄이 사라진 세계> 영화 리뷰..나가세 렌,데구치 나츠키

by 미유네코 2024.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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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사라진 세계
余命一年の僕が、余命半年の君と出会った話。, Drawing Closer, 2024
(여명 1년의 내가, 여명 반년의 그대와 만났던 이야기)

 

미키 타카히로 감독의 <봄이 사라진 세계>는 일본어 원제 그대로 살아갈 날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17세 소년이 불치병으로 6개월 정도의 삶을 남겨둔 17세 소녀를 만나게 되는 우연 같지만 운명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모리타 아오의 소설 '余命一年と宣告された僕が、余命半年の君と出会った話(여명 1년을 선고받은 내가, 여명 반년인 그대와 만났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봄이 사라진 세계
살날이 1년밖에 남지 않은 열일곱 살 소년 아키토와 반년밖에 수명이 남지 않은 불치병 소녀. 소년은 소녀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며 미처 몰랐던 삶의 의미를 알아간다.
평점
-
감독
미키 타카히로
출연
나가세 렌, 데구치 나츠키, 요코다 마유, 시바타 쿄카, 아키야 이쿠호, 오오토모 카즈키, 츠키시마 루이, 노마구치 토오루, 미즈하시 켄지, 슈쿠가와 아토무, 키무라 후미노, 오오츠카 네네, 나카무라 토오루, 마츠유키 야스코

 

-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장르: 드라마

- 국가: 일본
- 러닝타임: 118분

 

대학병원 옥상에 서서 먼 곳을 하염없이 응시하고 있는 17세 하야사카 아키토(나가세 렌)는 인터넷에 질문을 하나 올렸었다.

질문: 쉽게 죽는 방법이 있나요?

답변: 고층 빌딩에서 투신?

 

정말 투신이라도 할 생각인 걸까? 왜지?

그렇게 생각이 많아 보였던 아키토는 갑자기 들려온 달그락 소리에 옥상에 다른 사람이 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는데...

 

소리가 들렸던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아키토는 자신과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소녀가 벤치에 앉아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고, 조심스럽게 그곳으로 다가가 보았는데...

 

소년: 뭘 그리는 거야?

소녀: 천국, 내가 곧 갈 곳이지. 넌 여기 왜 왔어? 저기서 멋지게 날아가려고?

소년: 아니, 난 그냥...

소녀: 농담이야. 병문안 왔어?

소년: 응, 친구가 입원했어. 근데 왜 천국에 간다는 농담을 하고 그래?

소녀: 그건 진짜야. 얼마 뒤에 난 죽을 거야. 반년 뒤에... 수십만 명 중에서 한 명이 걸리는 희귀병을 타고났거든...

소년: 그랬구나. 근데... 무섭지 않아?

소녀: 뭐가? 

소년: 죽어가는 거... 전혀 무서워 보이지 않네. 

소녀: 무섭지 않아. 얼마 안 남았다는 얘기를 오래전부터 들어왔고, 병원에서 계속 지내느니 저쪽(천국)에 가면 경치도 훨씬 좋을 거야. 천국에 가는 게... 기대가 된달까?

 

미술부 선생님이 재능을 인정했을 정도로 그림에 소질이 있어서 '니카 미술 전시회'에 출품을 준비하면서 한껏 기대감에 부풀어 있던 아키토는 하필 이 중요한 시기에 심장에 악성 종양이 발견되면서 시한부 1년을 선고받게 되었고, 그렇게 절망하고 있던 그때 만나게 된 사람이 바로 그 소녀였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이고, 분명히 아픈 아이일 텐데, 너무나 밝고 천진한 모습으로 정말 죽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듯 보였는데, 그 아이에게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무척 신기하면서도 의아했던 아키토였었다.    

 

'알고 싶었다. 어째서 기대가 된다는 걸까? 다시 만나서 물어보면 마음이 조금은 편해질 것 같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내가 죽음을 기대하는 소녀를 만나는 이야기...'

 

그렇게 그 소녀를 다시 만나기 위해 병원 곳곳을 두리번거리며 찾아다니다가 결국 그녀를 다시 만났고, 병문안 올 친구가 한 명도 없다면서 모델이 필요했는데 마침 잘 됐다며 오히려 반가워했던 소녀는 알고 보니 자신과 같은 17살에 이름은 사쿠라이 하루나(데구치 나츠키)라고 했다. 

 

아키토: 또 와도 돼? 네 그림을 또 보고 싶거든...

하루나: 좋아. 면회를 허락할게. 대신 작은 선물을 갖다 줘. 

아키토: 선물?

하루나: 보고 그리려고, 똑같은 것만 그려서 질렸거든...

 

하루나에게 무슨 선물을 가지고 갈까 고민하던 아키토는 꽃집에 들러 꽃을 사기로 했다. 꽃집 누나의 추천으로 무려 2천 종이 넘는다는 그림물감처럼 색깔이 곱고 다양한 거베라 다섯 송이를 사서 하루나를 만나러 갔는데...

 

생각해 보면 꽤 공통점이 많은 두 사람이었다. 

17세 동갑에 병명은 다르고 남아 있는 시간은 달랐어도 모두 불치병을 앓고 있었는데, 제일 중요한 공통점은 바로 두 사람이 모두 그림을 그린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잘 통했던 것일까... 가을에 태어난 소년 아키토와 봄에 태어난 소녀 하루나의 이야기가 이렇게 시작된 것인데...

 

사실 나는 출생의 비밀이니 불치병이니 시한부니 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봄이 사라진 세계> 역시도 크게 관심을 두지는 않았었고, 앞부분만 살짝 한번 보자 했던 것이 결국 끝까지 다 보게 되었던... 그것도 잘...ㅎㅎㅎ

 

물론 크게 특별할 것은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릇푸릇 청량한 영상 속에서 아키토와 하루나의 풋풋하고 순수한 모습이 참 예쁘게 빛났던 영화였고, 맑고 투명한 느낌의 수채화를 본 듯 잔잔하면서도 따사로운 여운을 남긴 영화이기도 했던 <봄이 사라진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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