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복순
Kill Boksoon, 2023
<킹메이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을 연출한 변성현 감독의 <길복순>은 10대의 딸을 둔 싱글맘으로 겉으로는 평범한 엄마처럼 보이지만 청부살인업계에서는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킬러 길복순에 대한 이야기다.
-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장르: 액션
- 국가: 대한민국
- 러닝타임: 137분
"그러게 편하게 자연사하시려면 착하게 사셨어야죠, 손님!"
한 남자가 동호대교 한복판에 잠들어 있었다. 요나 이불은 없이 달랑 베개만 베고서 그것도 팬티 바람으로...
그러더니 아무래도 추웠던 모양... 춥다고 투덜거리며 깨어난 이 남자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 이름도 무시무시한 암살자 길복순(전도연)이었고, 이번 그녀 작품의 대상이 바로 일본 고베를 본거지로 한 야쿠자 조직 신이치로파의 보스인 재일 교포 2세 오다 신이치로(황정민)였던 것이다.
"사람이 벽을 쌓는 데는 다 이유가 있더라. 모르는 척 기다려주는 것도 방법이야. 스스로 문 열어 줄 때까지..."
대외적으로는 이벤트 회사에서 일하면서 혼자서 딸 재영(김시아)을 키우고 있는 싱글맘이지만 길복순의 진짜 직업은 청부살인을 하는 최고의 킬러였다.
하지만 애 키우는 것에 비하면 사람 죽이는 건 심플하다고 말할 만큼 아이를 키우는 일은 쉽지 않았고 특히나 사춘기를 지나면서 점점 벽을 쌓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딸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대표 차민규(설경구)와 그의 동생 차민희(이솜) 이사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 전문청부살인업체 MK ent. 의 소속이었던 길복순이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차 대표는 새로운 작품에 대한 논의를 위해 그녀를 회사로 불러들였고, 서울과 블라디보스토크의 A급 두 가지 작품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다.
민규: 재계약 조건은 생각 좀 해봤어? 애가 15살 됐지? 너 15년 전에 나랑 분명히 약속했어
복순: 애 때문 아니라니까요...
대답은 그렇게 했지만 아이 때문에 서울 작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복순이었고, 재계약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데 복순은 차 대표에게 어떤 약속을 했던 것일까...
"내가 처음 살인을 한 게 열일곱이었어. 그때 대표님을 처음 만났는데 나한테 타고났다고 하더라. 그럴 만하지. 나는 폭력이랑 같이 자랐으니까. 그래서 하나부터 열까지 나랑은 반대로 키우고 싶었어. 그런데 걔를 보면 가끔 어린 시절 내가 생각나. 그게 섬뜩해"
한편, 딸에게 문제가 좀 생겼다며서 학교로부터 연락이 왔고 복순은 놀라서 학교로 달려가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재영이가 쉬는 시간에 남학생과 얘기를 하다가 가위로 찔렀는데,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은 물론이고 유일한 목격자인 재영이의 친구 소라까지도 이유를 얘기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도대체 이 아이들에게는 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나도 이기적인 게 애 때문에 일을 포기하기는 싫은 거야. 내가 엄마로서 자격이 없나? 참 모순이야. 이런 일 하면서 엄마라는 게..."
MK의 규칙
첫째, 미성년자는 죽이지 않을 것
둘째, 회사가 허가한 작품만 할 것
셋째, 회사가 허가한 작품은 반드시 트라이할 것
킬러들 사이에서는 MK가 만든 그 규칙이라는 게 결국 MK의 독과점을 위한 수단이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고, 조직에서는 또다시 무허가 작품들이 나돌고 있는 것에 대해 혹시라도 규칙을 위반하고 있는 내부 직원의 소행은 아닌지 파악 중에 있었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복순은 과연 새로운 서울 작품을 제대로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인지...
또한 엄마로서 아이의 문제도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
과연 MK ent. 와는 재계약을 하게 될지, 아니면 이번 기회에 은퇴라도 하게 될는지...
<길복순>은 배우 황정민이 등장하는 첫 장면부터 굉장히 강렬했던 영화다. 누가 봐도 평범한 엄마의 모습인 여성이 그것도 웃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야쿠자 보스와 대적을 하는 모습이라니...
이처럼 수위 높은 잔인한 액션 장면들은 딱 내 취향이었는데, 단순히 액션을 위한 액션에서 그치지 않았으면서 어쩔 수 없이 킬러도 인간이라는 듯 진한 가족 드라마에 성장 드라마까지 함께 버무려 놓은 영화였다.
어찌 보면 영화 속 가장 악한 인물은 복순의 아버지가 아닐까 싶은데, 그만큼 자신의 아버지와는 다르게 좋은 엄마가 되어 딸을 잘 키우고 싶었던 복순의 마음이 너무나 절절하게 와닿아서 마음이 짠하기도 했다.
다만, 마지막 끝장 액션씬에서는 상대의 수 읽기를 위한 상상의 나래로 멋진 그림은 만들어졌으나 현실로 돌아와서는 너무나 허무하게 끝나버려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던 <길복순>이었는데, 휴가를 갔다는 사마귀(임시완)와 은퇴했다는 독고(조우진) 할배가 등장하는 스핀오프 영화 <사마귀>의 제작 확정 소식이 들려와서 기대가 많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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