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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대로 영화 리뷰

<펄> 영화 리뷰..미아 고스

by 미유네코 2024.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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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RL, 2022

 

<인 어 밸리 오브 바이얼런스>, <맥신>을 연출한 티 웨스트 감독의 <펄>은 성인이 되어 결혼을 했음에도 여전히 부모님 농장에서 집안일을 도우며 지내오던 젊은 여성 '펄'이 이곳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반드시 스타가 되고야 말겠다는 광기 어린 열망에 사로잡히게 되는 공포 영화로 X 영화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자 X(2022)의 프리퀄이다.

 
엄마의 강요로 시골 농장에 갇혀 지내다 스타가 되려는 욕망에 사로잡혀 살인을 저지르는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평점
6.0 (2022.01.01 개봉)
감독
타이 웨스트
출연
미아 고스, 데이빗 코렌스웻, 탠디 라이트, 매튜 선더랜드, 에마 젠킨스-퍼로

 

- 등급: 청소년관람불가

- 장르: 공포

- 국가: 캐나다, 미국
- 러닝타임: 103분

 

- 수상내역
2022
55회 시체스영화제(오피셜 판타스틱-최우수감독상, 오피셜 판타스틱-여우주연상)

 

1918년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한 펄(미아 고스)남편 하워드(알리스테어 스웰)가 전쟁에 나가게 되면서 외진 곳에 위치한 부모님의 농장에서 여전히 고립된 삶을 살고 있었다. 병환으로 신체가 마비된 아버지(매튜 선더랜드)의 병시중을 들고, 외양간 동물들의 밥을 챙겨주는 등 완고하다 못해 매정하기 이를 데 없는 엄마 루스(탠디 라이트)의 집안일을 돕고 있었던 건데...

 

"주님, 세상에서 제일 잘 나가는 스타가 되게 해 주세요! 이 집에서 멀리멀리 도망칠 수 있게요. 아멘!"

 

사실 그녀는 결혼만 하면 당연히 부모님 집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그게 뜻대로 되지 않자 이제는 스타가 되어 집을 떠날 수 있을 그날만을 고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엄마: 그런 바보 같은 짓은 그만하면 좋겠구나. 

펄: 그냥 춤추는 거예요.

엄마: 이기적인 행동일 뿐이야. 다들 농장을 떠났는데 나 혼자 어떻게 감당하겠니?

펄: 제가 돕잖아요...

 

엄마는 집안일을 등한시하고 헛된 꿈을 좇는 펄을 못마땅하게 여기며 질책했지만, 그래도 내일은 시내에 나가 아버지 약을 받아 오는 날이라서 엄마 몰래 잠깐 극장에 들러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기대가 컸던 그녀였다. 최고의 무용수들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서, 언젠가 그들과 나란히 춤출 수 있는 날을 꿈꿀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기에...

 

아버지 약을 받은 후 극장에서 '궁전 풍자극'을 보고 나온 펄은 극장 옆골목에서 우연히 영사 기사(데이비드 코렌스웻)를 마주치게 되었는데, 영화 리플릿을 들고 있는 그녀를 보고 영사 기사가 먼저 말을 걸어왔다.

 

영사 기사: 재미있었어요? 영화 좋아해요?

펄: 춤이 좋아서요...

영사 기사: 미래의 무용수라... 꼭 될 수 있을 거예요. 

펄: 글쎄요.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제가 돌봐야 하거든요...

영사 기사: 유감이네요. 그래도 자부심을 가져요. 본인 인생도 즐기고요. 다시 돌아오면 이 문을 두드려요. 원하는 만큼 영화를 보여 줄게요!

 

펄의 어둡고 메마른 삶에 있어 이 남자의 등장과 조언의 말 한마디는 어쩌면 그녀에게 좀 더 구체적이고 확고한 꿈을 갖게 하는 자극제가 된 듯 보이기도 했는데...

 

그러던 어느 날, 음식을 좀 가져왔다면서 시어머니와 함께 시누이 밋시(엠마 젠킨스)가 농장으로 찾아왔는데, 절대 비밀이라면서 뜻밖의 소식 하나를 전해주었다.

토요일에 교회에서 성탄 공연 코러스 라인을 뽑는 춤 오디션을 한다면서, 연말에 곳곳을 돌면서 공연할 예정인데, 무용단도 꾸려서 올해 말까지 일곱 도시나 돌 거라고 같이 오디션을 보러 가자는 것이었다. 

과연 펄은 오디션에 합격하여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을는지... 

 

<펄>은 평화로운 전원풍경과 함께 지극히 평범한 분위기로 시작되었고, 그래서 이 영화가 왜 공포 영화일까 도대체 어디가 공포스럽다는 걸까 의아하기도 했었는데, 더욱 놀라웠던 것은 1918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가 마치 실제로도 그 당시에 제작된 것처럼 영상과 음향을 비롯해 하나부터 열까지 정말 고전 영화 느낌이 물씬 풍겼던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주인공 미아 고스의 소름 끼치는 연기를 빼놓을 수가 없을 텐데, 허수아비 장면도 충격이었지만 그녀가 오디션 무대에서 춤을 출 때도 소름이었고, 특히 마지막 장면의 그 미소는 정말 뭐랄까 섬뜩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시리도록 슬픈 마음이 배어 나와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영화에는 유년기가 나오지 않아 누가 먼저였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펄과 어머니의 쉽지 않은 관계가 그녀를 여기까지 오게 만들지는 않았을까, 혹시라도 그녀가 결혼 직후 하워드와 분가하여 살았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됐다.

 

물론 어머니의 삶도 충분히 고단했으리라 생각되고, 어머니의 말처럼 분명 나쁘긴 했지만 그럼에도 어쩐지 펄을 단죄하는 것에 주저하게 되었던... 그래서 공포스럽다기보다는 마음이 아파왔던 고어물 <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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