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PROJECT SILENCE, 2024
<굿바이 싱글>을 연출한 김태곤 감독의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짙은 안개로 인해 연쇄추돌사고가 발생하면서 붕괴위험에 놓인 공항대교 위에 고립된 사람들이 이송 중이던 정체불명 맹견들의 위협까지 받게 되면서 극한의 사투를 벌이게 되는 재난 스릴러 영화로 제76회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 초청작이기도 하다.
-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스릴러
- 국가: 대한민국
- 러닝타임: 96분
청와대 국가안보실 행정관 차정원(이선균)은 차기 대선후보이기도 한 정현백(김태우) 국가안보실장의 최측근으로 정현백 대통령 만들기는 요즘 그의 최대 관심사이자 중요한 과제이기도 했다.
"너희 집 래퍼 오늘 유학 간다며? 혼자 애 키우느라 고생 많았다"
오늘은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홀로 키워온 하나뿐인 딸 경민(김수안)이 유학길에 오르는 날이었고, 안보실장 역시도 관심을 표하며 유학자금에 보태라고 봉투를 쥐어주기도 했다.
'오늘 대기 정체로 인해 일부 내륙과 해안 곳곳에서 안개 주의보가 발표됐는데요, 서해안 일대는 특히 짙은 안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안개 지역을 지나는 운전자들은 운전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퇴근 후 딸을 태우고 공항으로 출발한 정원은 공항 방향에 있는 마지막 주유소에 들러 주유를 하게 되었는데, 계산을 하는 과정에서 직원과 약간의 실랑이를 벌이게 됐다. 직원은 신용카드 대신 현금을 요구했으나 아무래도 레커차 기사가 직원행세를 하는 것 같다고 생각한 정원은 주유비 64,400원은 공항에 갔다가 나오는 길에 사장한테 직접 전해주겠다고 하고는 주유소를 떠나버렸던 것이다.
한편, 여권 문제로 비행기를 타지 못한 프로골퍼 심유라(박주현)와 그녀의 언니이자 매니저인 심미란(박희본)은 허탈한 심정으로 공항을 빠져나오고 있었는데, 유라를 아는 사람으로 착각한 순옥(예수정)을 마주치게 되면서 그녀의 남편 병학(문성근)과도 짧게 인사를 나눈 뒤 유라 일행은 승용차로, 노부부 일행은 공항버스를 타기 위해 이동했는데...
그 시간 주유소에서는 정원의 주유비 64,400원 때문에 꽤나 시끄러웠다. 사장은 당장 돈을 내놓으라며 호통을 치고 있었는데, 마침 공항대교에 연쇄추돌이 발생했다는 무전을 듣게 된 조박(주지훈)은 그놈도 분명 거기에 있을 테니 가서 돈을 받아 오겠다고 큰소리를 치며 반려견 조디와 함께 현장으로 빠르게 출동했다.
짙은 안개로 인해 발생된 연쇄추돌사고로 인해 다리 위는 이미 아수라장이었는데, 그중에는 조금 수상해 보이는 차량이 한대 있었다. 해당 차량의 관계자인 듯한 양 박사(김희원)라는 인물이 군인들에게 뭔가를 지시를 내리고 있었는데...
"에코 빨리 확인해 봐!"
이에 중대장(하도권)이 바로 확인을 하러 갔을 때는 모든 에코들이 이미 탈출한 상태여서 즉시 다리 위 전파를 차단하도록 지시한 후 다시 양 박사에게 상황 보고를 했다.
"에코가 전부 탈출했고, 상부에서 프로그램을 작동시켜 에코들을 전부 수습해 놓으라고 합니다. 헬기가 곧 도착합니다. 바로 시작하시죠"
근처에서 이들의 알 수 없는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되었던 정원은 자신의 신분을 밝힌 뒤 이게 다 무슨 상황인지 알아야겠다고 했지만, 군인들은 비상상황이니 협조해 달라고만 했고, 양 박사는 오히려 청와대 윗사람에게 '사일런스 프로젝트'에 대해 물어보면 알 거라고 했다.
그런 와중에 정원을 발견한 조박이 주유비를 내놓으라며 소리치고 있었는데, 문제는 양 박사가 실행한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다리 위에는 이제 금방이라도 공격해 올 것만 같은 위협적인 모습의 맹견들까지 돌아다니고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사일런스 프로젝트'는 도대체 무엇이며, 전파까지 차단된 상황에서 폭발과 화재로 붕괴 위험에 놓인 공항대교 위에서 공포에 휩싸인 사람들은 과연 무사히 그곳을 탈출할 수 있을 것인지...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영화평이 그다지 좋지는 않아서 내심 걱정이 되었으나 그로 인해 기대치가 낮았던 덕분인지 생각만큼 나쁘지는 않았던 영화다.
사실 영화에 대해 잘 몰랐을 때는 일반적인 재난영화인줄로만 알았었는데, 인간의 이기심으로 만들어진 군사용 실험견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영화 <괴물>에서는 양궁선수 배두나가 활약을 했다면, 이 영화에서는 골프선수 박주현이 활약하고 있다는 점이 또 다른 특징이 될 수 있겠다.
스토리나 전개방식은 다분히 전형적이다라는 느낌을 받게 되었지만, 연쇄 추돌 장면이라든가 재난 현장에 대한 연출은 꽤 실감 나게 볼만했고, 단정한 양복에 원리원칙 준수하는 공무원 김태우나 이선균의 모습과 개성 넘치고 코믹한 연기를 보여준 김희원과 주지훈의 대비는 나름 재미있는 감상 포인트가 아니었나 싶은데, 무엇보다 영화의 결말을 지켜보면서 '에코 9'의 통쾌한 복수극을 보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게 됐던 재난 스릴러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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