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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대로 영화 리뷰

한국이 싫어서

by 미유네코 2024.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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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Because I Hate Korea, 2024

 
장건재 감독의 <한국이 싫어서>는 20대 후반의 젊은 여성이 직장과 가정에 치이다가 결국 한국에서는 더 이상 못 살겠다면서 뉴질랜드로 떠나게 되는 이야기로 <댓글부대>의 작가이기도 한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 '한국이 싫어서'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한국이 싫어서
“행복을 찾아 새롭게 시작하기로 했다”. 내가 왜 한국을 떠나느냐고? 두 마디로 요약하자면 ‘한국이 싫어서’. 세 마디로 줄이면 ‘여기서는 못 살겠어서’. 계나는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좇아 떠나기로 했다.
평점
10.0 (2024.08.28 개봉)
감독
장건재
출연
고아성, 주종혁, 김우겸, 김뜻돌, 이현송, 오민애, 이상희, 박승현, 에이몬드

 
-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장르: 드라마
- 국가: 대한민국
- 러닝타임: 107분
 
'내가 왜 한국을 떠나느냐고? 두 마디로 요약하면 한국이 싫어서... 세 마디로 줄이면 여기선 못 살겠어서... 무턱대고 욕하진 말아 줘. 내가 태어난 나라여도 싫어할 수 있는 거잖아'

 
금융 회사의 IT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20대 후반의 직장인 주계나(고아성)는 더 이상 한국에서는 못 살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인천인 집에서 마을버스로 열두 정거장을 가서 지하철 1호선을 탄 후 신도림역에서 다시 2호선으로 갈아타야 하는 두 시간가량의 출퇴근 시간은 지옥 그 자체였고, 회사에서 또한 자신이 무슨 일을 왜 하는지도 모르겠는 시간의 연속이었을 뿐이다. 

 
대학교 1학년에 만나서 7년간 한 번도 헤어진 적이 없는 남자친구 지명(김우겸)은 기자시험을 준비하고 있었고, 예의 바르고 허세 부리는 거 없고 책임감이 강했으며, 취직하면 결혼하자고도 했다. 문제는 그런 지명이 계나의 이민을 가장 강력히 반대한 사람이라는 것... 
 
계나: 좀 버텨 보다가 안 되면 진짜 그만둘 거야.
지명: 그만 두면?
계나: 이참에 한국 떠야지. 지금 내 결론은 한국에서는 비전이 없다는 거야. 
지명: 한국이 아무리 불평등하다 하더라도 열심히 사는 사람한테 대한민국만큼 기회의 땅도 없어. 구매력으로만 따져도 1인당 GDP 20위권 안에 있는 나라라고... 
계나: 그렇게 살기 좋은 나라면 OECD 국가 중에 자살률 1위인 건 어떻게 설명할 건데? 나는 그냥 '좀 인간답게 살 수 없나?' 그런 걸 고민하는 중이야. 

 
자신은 잘못한 게 없는데 인생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고, 한국에서는 스스로가 경쟁력 없는 인간으로 느껴졌던 계나는 어려운 집안 형편과 가족이라는 굴레, 그리고 사회의 부조리에 지쳐가던 어느 날 결국 한국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추위를 많이 타는 자신에게 딱 맞을 것 같은 따뜻한 뉴질랜드로...
 
그리고 뉴질랜드로 떠나는 날 지명이 공항까지 태워주었고 기다리겠다고도 했지만, 그날 두 사람은 공식적으로 헤어지게 됐다.

 
유학원 원장인 태은(김지영)은 뉴질랜드 생활을 시작하게 된 계나에게 이런 조언의 말을 해주었다.
 
"뉴질랜드는 영주권이 목표죠? 뉴질랜드 오시는 분들 중에 한국에서 잘 나갔던 분들이 많이 있어요. 근데 한국에서 살 때를 생각하면 안 돼.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한다' 이런 마음으로... 그래야 영어도 빨리 배울 수 있어요"
 
그리고 태은으로부터 앞으로 학원에 같이 다니게 될 재인(주종혁)을 소개받게 되었으나, 어쩐지 너무 다른 두 사람이 그리 잘 맞을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는데...
 
뉴질랜드에 가서 성공하고 싶다고, 성공하면 행복해질 것 같다고 했던 계나는 과연 그곳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을는지...

 
<한국이 싫어서>는 일단 극단적인 제목에서부터 시작해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누군가는 용기 있는 도전이라며 계나에게 응원을 보낼 것이고, 또 누군가는 그저 나약하고 이기적인 모습의 현실도피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미련을 끌어안고 사는 것보다는 실패하더라도 해 보고 깨끗하게 털어내는 편이 깔끔하리라 생각되고, 그로 인해 조금이라도 깨닫는 바가 있다면 또 완전한 실패는 아닐 것이니... 하지만 그럼에도 계나의 상황이 고단했던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진정한 공감은 쉽지 않았던...
 
아무래도 시작부터 분위기가 많이 다운되어 있다 보니 뉴질랜드에서 만나게 된 재인과 앨리는 그저 단비 같은 존재였다. 특히 재인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분위기 전환에 일조했던...
조금은 투박하게 느껴지긴 했지만 크게 지루함 없이 지켜볼 수 있었던 <한국이 싫어서>는 같은 또래임에도 공감이 어려웠다는 영화평이 보이긴 했어도 그럼에도 비슷한 세대에게 좀 더 어필할 수 있을 청춘을 위한 영화가 아닐까 생각된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딱 하나야. 뚜렷한 목표 같은 게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괜찮아. 아무도 쫓아오지 않으니까 도망갈 필요 없어.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질 거야. 그래도 불안하면 위험을 감수해. 모험은 위험할수록 좋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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