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데이즈
Perfect Days, 2024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에브리띵 윌 비 파인>를 연출한 빔 벤더스 감독의 <퍼펙트 데이즈>는 도쿄에서 공중화장실 청소 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히라야마'의 일상을 담아낸 영화로 제76회 칸영화제에서 남자연기상(야쿠쇼 코지)을 수상했다.
- 평점
- -
- 감독
- 빔 벤더스
- 출연
- 야쿠쇼 코지, 에모토 토키오, 아소 유미, 이시카와 사유리, 타나카 민, 미우라 토모카즈, 미즈마 론, 후카자와 아츠시, 타무라 타이지로, 코모토 마사히로, 마츠이 다이고, 타카하시 나오, 사이토 나리, 오오시타 히로토, 켄 나오코, 나가이 미지카, 마키구치 모토미, 이누야마 이누코, 모로 모로오카, 아가타 모리오, 카타기리 하이리, 세리자와 타테토, 마츠카네 요네코, 안도 타마에
-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장르: 드라마
- 국가: 일본
- 러닝타임: 124분
- 수상내역
2024
17회 아시아 필름 어워즈(남우주연상)
47회 일본 아카데미상(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남우주연상)
2023
16회 아시아 태평양 스크린 어워드(최우수작품상)
76회 칸영화제(남자연기상)
도쿄 '스카이트리'가 보이는 곳에서 혼자 살고 있는 남자는 이웃 노인의 비질 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깨어난다. 등에 'The Tokyo Toilet'이라는 문구가 커다랗게 인쇄된 작업복을 챙겨 입은 후 자판기에서 BOSS 캔커피를 뽑아 들고 차에 오른 남자의 오늘 아침 출근길 선곡은 ♬ The Animals - House Of The Rising Sun
히라야마(야쿠쇼 코지)의 직업은 도쿄 공중화장실 청소부로 자신에게 배정된 공원들을 돌며 청소를 하고 있다. 자신보다 한참 어린 동료 직원 다카시(에모토 토키오)는 어차피 더러워질 텐데 뭘 그렇게 열심히 하냐고 했지만, 히라야마는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할 뿐이다.
점심에는 근처에 있는 신사 안 벤치에 앉아 우유에 샌드위치를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필름 카메라로 나무 사진을 찍곤 한다. 일을 마친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 The Velvet Underground - Pale Blue Eyes를 들으며...
집으로 도착한 후에는 옷을 갈아입고 '전기탕'이라는 이름의 대중목욕탕에서 시원하게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고, 저녁에는 아사쿠사역(浅草駅) 지하상가에 있는 단골 음식점 '후쿠짱(福ちゃん)'에서 식사를 한다.
잠들기 전 잠깐씩 독서를 즐기는 그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윌리엄 포크너의 '야생 종려나무'
또다시 새로운 하루가 밝았고, 그의 루틴은 변함이 없다. 비질 소리에 잠에서 깨어나 화초에 물을 주고 캔커피와 함께 출근을 하는...
물론 매일매일 선곡은 달라진다. 이번에는 ♬ Otis Redding - (Sittin' On) the Dock of the Bay와 함께...
그리고 가끔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는 날도 있기는 했는데...
퇴근 시간 무렵 다카시를 찾아온 여자친구 아야(야마다 아오이) 덕분에 ♬ Patti Smith - Redondo Beach를 듣게 되었는데, 다카시는 내내 궁금했는지 히라야마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다카시: 이 일 좋아하세요? 청소 도구도 직접 만들고, 왜 이런 일에 그렇게까지 하세요?
히라야마: . . .
다카시: 딱히 대답을 바란 건 아니고... 혼잣말이에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 The Rolling Stones - (Walkin' Thru The) Sleepy City를 들었고, 다카시 덕분에 저녁은 컵라면으로 대신하게 되었던 날...
그는 가끔씩 헌책방에 들르곤 하는데, 이번에는 코다 아야 수필집 '나무'를 구입했고, 또 이따금씩은 단골 이자카야에서 감자 샐러드와 함께 술 한잔을 마시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왕래 없이 지낸 지 오래여서 몰라보게 훌쩍 자란 조카 니코(나카노 아리사)가 불쑥 그의 집으로 찾아왔는데, 조카의 방문으로 인해 혹시 그의 일상에 어떤 변화라도 생기게 되는 것은 아닐지...
<퍼펙트 데이즈>는 과묵하다 못해 대답조차도 말로는 잘 표현하지 않는 남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다 보니 초반에는 조금 답답하기도 했고, 이러다가 정말 꼼꼼하게 화장실 청소하는 모습만 보다가 끝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했었던 게 사실이다.
그렇게 물음표와 함께 시작했던 영화를 어느새 다 보고 난 후에는 어쩐 일인지 히라야마와 함께 굉장히 많은 것들을 함께 한 기분이 들었다. 정해진 루틴 속에서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인 듯 보였지만, 화초를 가꾸고 독서를 하고 순간들을 사진에 담고 거기에 음악이 곁들여지고 초록빛 영상이 덧입혀지면서 그 속에는 늘 새로운 느낌들이 새로운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오늘 하루 수고한 나를 다독다독해 주는 듯한 느낌으로 잔잔하면서도 특별한 여운을 남겨준 <퍼펙트 데이즈>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평범하지만 소중한 우리들의 매일을 응원하고 있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코모레비(こもれび)'는 흔들리는 나뭇잎 사이로 일렁이는 햇살을 뜻하는 일본어입니다. 코모레비는 바로 그 순간에만 존재합니다'
* 그 외 영화 <퍼펙트 데이즈>에 삽입곡으로 쓰인 음악들...
- 또 다른 출근곡 ♬ 金延幸子(카네노부 사치코) - 青い魚
- 목욕탕엘 다녀와 집에서 잠시 쉬며 ♬ Lou Reed - Perfect Day
- 현상소에서 찾아온 사진들을 정리하며 ♬ The Kinks - Sunny Afternoon
- 출근하는 차 안에서 조카 니코와 함께 ♬ Van Morrison - Brown Eyed Girl
- 영화 마지막 장면 출근길에는 ♬ Nina Simone - Feeling Good
* 히라야마와 함께 한 세 권의 책...
- 윌리엄 포크너의 '야생 종려나무'
- 코다 아야 수필집 '나무'
-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단편집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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