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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대로 영화 리뷰

<왓 데이 해드> 영화 리뷰

by 미유네코 2023.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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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데이 해드

What They Had. 2019

 
엘리자베스 촘코 감독의 <왓 데이 해드>는 결코 아름다울 수만은 없는 치매가정의 일상이 배우들의 연기력에 섬세한 연출이 더해지면서 가슴 아프지만 따뜻하게 그러면서도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으로 그려져서 더욱 마음에 와닿았던 영화다.
 

 
왓 데이 해드
“가족이란 뭘까요?” 저마다의 삶을 살다가 아픈 엄마로 하여금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였다. 날카로운 신경전과 서로 상처 되는 말이 오가지만, 바로 지금이 우리가 대화하기 가장 좋을 때. 서로 사랑하고 있음을 표현할 완벽한 타이밍-
평점
8.2 (2019.11.07 개봉)
감독
엘리자베스 좀코
출연
힐러리 스웽크, 마이클 섀넌, 로버트 포스터, 블리드 대너, 테이사 파미가, 조쉬 루카스, 사라 서덜랜드, 마릴린 돕스 프랭크, 에이미 가르시아, 윌리엄 스밀리, 제니퍼 로비도, 제이 몬테페어, 라이언 W. 가르시아, 앤 휘트니

- 등급: 12세 관람가
- 장르: 드라마
- 국가: 미국
- 러닝타임: 101분
 
- 등장인물:
할머니 루스 - 블리드 대너
할아버지 버트 - 로버트 포스터
아들 니키 - 마이클 섀넌
딸 비티 - 힐러리 스웽크
손녀딸 엠마 - 타이사 파미가 (비티의 딸)
 

 
한밤중인지 이른 새벽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아직은 깜깜한 눈 내리던 날...
여전히 곱고 단아한 모습의 한 할머니가 출근이라도 하는 듯 제대로 옷을 갖춰 입고 집을 나선다.
소복소복 쌓인 눈길을 걸어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이 여성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애잔한 음악과 함께 쓸쓸하면서도 낭만적으로 보이기까지 했던 장면...
 
그러나...
할머니는 치매 환자였던 것이다.
자신이 잠든 사이 아내가 없어진 걸 발견한 할아버지는 근처에 살고 있는 아들에게 어머니의 실종 사실을 알렸고, 어머니의 병세가 날로 심각해 짐을 느낀 아들은 멀리 살고 있어 자주 왕래하지 못했던 여동생 비티에게도 연락을 취하게 되는데...
 

 
그리하여 할머니의 거취를 의논하기 위해 가족들이 모두 모이게 된 것인데...
아들 니키는 적극적으로 어머니를 요양원(기억 관리 센터)으로 모셔야 한다고 주장했고, 할아버지는 절대 그럴 수는 없다는 입장이고, 딸 비티는 애매모호한 중립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중이다.
 
"네 엄마가 커피를 어떻게 마시는지, 스카치에 얼음을 몇 개 넣는지 난 다 알아. 
그러니까 내가 최고의 엄마 기억 관리자야.
씻기고 입히고 약 먹이고 심지어 뒤도 닦아 줬어.
나보다 네 엄마를 잘 보살필 사람은 없어. 생판 남한테 어떻게 맡기란 거냐?
모든 걸 다 잊어도 그래도 내 여자다. 내 여자를 빼앗아 가지 마!"
 

 
그리고 또 하나의 가족이 있다.
비티와 남편 에디 그리고 두 딸들...
비티의 큰딸 메리는 성인이 되자마자 자신이 레즈비언이라고 고백하더니, 까칠한 둘째 딸 엠마는 이제 엄마와는 말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무엇보다 소원해진 남편과의 관계 속에서 외롭기만 한 비티는 어쩌면 그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외로움을 잊기 위해 매일 그렇게 열심히 조깅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남편과 아내, 엄마와 딸, 아버지와 딸, 아버지와 아들, 엄마와 아들, 그리고 남매...
서로 풀어야 할 것들이 켜켜이 쌓여 있었던 가족들...
마음속의 말들을 서로에게 쏟아내며 상처와 상처가 뒤엉키는 사이에도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었던 것인데...
 

 
운명적인 사랑이란 없다고, 사랑은 헌신이기에 노력해야 한다고 늘 주장하던 할아버지...
그러면서도 60년을 함께한 아내를 사랑했고 아내를 지키고 싶었고 끝까지 아내와 함께 하고 싶었던 할아버지...
 
바를 운영하고 있는 사장이지만 여전히 아버지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니키...
근처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위급한 일이 생기면 한밤중에도 비상전화를 받아가며 집으로 병원으로 동분서주 혼자서 버거웠을 아들 니키...
 
남편과의 관계도 딸들과의 관계도 쉽지 않았던 데다 멀리 살고 있다는 이유로 부모님을 많이 신경 쓰지 못했던 것이 못내 미안했던 비티...
 
그리고 자꾸만 기억을 잃어가는 할머니...
 
어쩌면 가깝기에 더 어려울 수 있는 가족이라는 관계...
욕을 퍼붓고 싸워도 또 끊어낼 수 없는 끈끈한 그 존재들...
그리고 국가가 함께 보살펴야 할 치매 환자와 그 가족의 문제까지...

<왓 데이 해드>는 치매 문제를 제외하더라도 너무나 현실적인 가족 간의 이야기들이 참 많이 공감되고 마음에 와닿아서 누구라도 한 번쯤 보면 좋을 영화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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