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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대로 영화 리뷰

<라스트 버스> 영화 리뷰..티모시 스폴

by 미유네코 2024.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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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버스
The Last Bus, 2023

 

길리스 매키넌 감독의 <라스트 버스>는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스코틀랜드 최북단 '존 오그로츠'로부터 잉글랜드 최남단 '랜즈 엔드'까지 길고 긴 버스 여행길에 나서게 되는 한 노인에 대한 이야기로, 영국의 국토 종단이라 할 수 있는 그 거리는 무려 1,348km나 된다. 

 
라스트 버스
얼마 전 부인 메리를 먼저 떠나보낸 노인 톰.이들이 살던 마을 영국 최북단 존오그로츠부터톰의 고향이자 메리와의 추억이 깃든 곳 남서쪽 끝인 랜즈엔드까지그리운 아내와의 약속을 위해 톰은 노인 무료 교통카드를 이용해 버스로 영국의 끝에서 끝으로의 여행 계획을 세운다. 작은 가방 하나만 들고 길을 나선 톰은 기나긴 여정 중많은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런 톰의 모습은 #버스영웅 으로 SNS에 알려지게 되고 그의 여정에 많은 응원과 용기, 도움을 전하며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데..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톰의 국토 종단은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평점
9.7 (2023.02.09 개봉)
감독
질리스 맥키넌
출연
티모시 스폴, 필리스 로간, 브라이언 페티퍼, 셀린 존스, 마니 백스터

 

-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장르: 드라마
- 국가: 영국
- 러닝타임: 83분

 

"떠나자... 최대한 멀리..."

 

슬픈 듯, 화가 난 듯 아내 메리(젊은 메리:나탈리 밋슨)는 남편에게 무작정 떠나자고 말했는데,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던 것일까... 

 

이에 남편인 톰(젊은 톰:벤 유잉)은 아무 말 없이 아내의 의견에 따랐고, 그렇게 고향인 랜즈 엔드(Land's End, England)를 떠나 두 사람이 갈 수 있는 한 최대한 멀리 간 곳이 바로 존 오그로츠(John O'Groats, Schottland)였던 것이다. 

 

세월은 흘러 젊고 곱던 아내도, 멋진 훈남이던 남편도 이제는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되었지만, 아내 메리(필리스 로건)는 여전히 집 안뜰의 화단 가꾸기를 좋아했고, 남편 톰(티모시 스폴)은 창문 너머로 그런 아내를 지켜보면서 따뜻한 커피 한잔을 가져다주는 소소한 일상들이 행복했던 변함없이 금슬 좋은 부부였다.

 

하지만 이제 창문밖에는 아내 없이 쓸쓸한 화단만 덩그러니 남겨져 있을 뿐이다.

 

갑작스럽게 아내가 떠나고 홀로 남겨진 톰은 더 늦기 전에 아내와의 약속을 지켜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리하여 책상보다도 커다란 지도 한 장을 펼쳐 놓고 여행 루트를 짜기 시작했는데...

 

사실 아내의 소원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그녀가 원해서 떠나온 고향이었고, 나이가 들어 다시 돌아가지 않겠느냐고 남편이 권유했을 때조차도 원치 않는다고 했었지만, 최근에서야 그것을 후회하기 시작한 아내였던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살아생전에 꼭 고향에 데려가겠노라고 약속했건만, 끝내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아내를 떠나보낸 것이 마음 아팠던 톰... 

 

그래서 결심했다!

커다란 지도 한 장과 여행 가방 한 개, 그리고 경로우대 무료교통카드 한 장을 챙겨, 버스 여행길에 나서게 된 톰이었는데, 그가 짠 대력적인 경로는 이러했다. 

 

스코틀랜드 존 오그로츠(John O'Groats, Schottland) - 던컨스비 헤드(Duncansby Head) - 써소(Thurso) - 이스트 킬브라이드(East Kilbride) - 리버풀(Liverpool) - 코츠월드(Cotswold) - 서머싯(Somerset) - 신이 허락한다면 랜즈 엔드(Land's End, England)까지...

 

그렇게 시작된 톰의 여행은 그 먼 거리만큼이나 그야말로 파란만장이었다.

 

계속 버스를 갈아타면서 이동을 해야 하다 보니 버스 안과 버스 정류장 등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마주치게 되었는데, 기나긴 여행길에서 예기치 못한 곤경에 처하게 되었을 때는 낯선 이들로부터 도움을 받기도 했고, 때로는 도움을 나눠주기도 하면서 목적지인 랜즈 엔드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는데...

 

또한, 그 옛날 아내와 함께 고향을 떠나왔던 그 길을 다시 거슬러 돌아가면서 톰은 그때 아내와 함께 갔었던 카페에 들러 간단한 식사를 하기도 하고, 아내와 함께 묵었었던 B&B에서 홀로 잠을 청하기도 하면서, 옛 추억도 함께 더듬어 가고 있었던 건데, 그러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SNS에서 유명한 할아버지가 되어가고 있었던 톰... 

 

연로하신 톰 할아버지는 과연 무탈하게 고향인 랜즈 엔드에 도착하여, 아내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인지...

 

<라스트 버스>는 톰 할아버지 역을 맡은 티모시 스폴 배우 때문에 보게 된 영화인데, 영화 속 톰 할아버지는 80~90대의 노인이지만 실제 배우의 나이는 아직 60대여서 분장을 추가로 했던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얼굴에서부터 걸음걸이까지 정말 파파 할아버지 같은 모습이기는 했다. 

 

무표정하게 있을 때는 자칫 심술궂은 노인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아이들에게도 살가운 모습의 톰 할아버지였는데, 다만 아내를 잃고 혼자 남겨진 슬픔에 내내 과묵하고 외로운 모습이기는 해서, 이 영화가 실화가 아닌 것이 참 다행이었던... 실화였으면 많이 슬프고 마음이 아팠을 것 같아서...

 

하지만 영화는 따뜻하기도 했다.

이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 중 하나는 아마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은데, 할아버지가 고향으로 내려가면서 만나게 되는 그 다양한 사람들과의 소중한 만남이(물론 좋은 사람만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마지막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선물 같은 쿠키영상으로 돌아와서 참 좋았다는...

 

왜 젊은 부부가 고향을 떠나올 수밖에 없었는지, 할아버지는 왜 힘든 몸을 이끌고 고향으로 돌아가야 했는지를 잔잔하고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 특별한 로드 무비 <라스트 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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